중고등학교 다닐 때 난 항상 명절을 손꼽아기다렸다. 그리도 좋아하던 친척오빠를 볼 수 있었으니까......
아빠 사촌 여동생의 아들, 나와는 육촌관계이다.. 나보다 한살 많은 오빠..당고모의 시댁이 할머니댁 바로 옆집이라 육촌임에도 불구하고 명절날은 항상 만날 수 있었다.
물론 한 다리 건너서였긴했지만(가까운 친척이 아닌..) 1년에 두번(설, 추석)얼굴본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행복거리였다. 후후후
지금 생각하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지만....-_-;;
이 오빤 공부를 참 잘했었다..중학교 전체 1등 졸업에, 고등학교가서도 곧잘 했었다. 시골가면 온통 그 얘기였다..어린 내눈엔 어찌나 멋져 보이던지..
오빠와 난 서로 대화가 없었지만, 내가 중1때 어쩌다 말을 트게 되었다. 난 항상 공부 잘 하고 키크고 잘 생긴..또 시골오면 인정받는 오빠가 좋았고 오빤 당고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내가 이뻐보였나보다.
(아니, 사실 이쁜 얼굴은 아닌데 다들 이뿌게 봐 준다..음 그나마 인상이 좋아서 그런가..--> 인상좋단 소리 듣기도 함ㅋㅋ)
서로 나이도 비슷한지라 대화도 잘 통했고 그 때부터 우린 참 친해졌다.
그러나 육촌인지라, 오빤 시골오면 오빠의 큰집에 가있어야했고 난 나대로 울 할머니 댁에 머물러야 했다.. 어른들이 다 함께 모이거나 누군가가 동행해서 날 이끌고 오빠한테 갈 때만 오빨 볼 수 있었다.
(아니면 오빠가 혼자서라도 울 할머니댁으로 오거나....-.-;)
길어야 3,4일..짧으면 하루이틀..그 기간 동안 우린 참,,좋았던 것 같다..
음~!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라..오빠가 날 정말 좋아해줬다. 하하하
그 당시 오빠두 사춘기 때라서 그랬는지 몰라도..난 오빠가 어느정도 이성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울 부모님은 내가 오빠를 잘 따르고, 오빠두 날 참 이뻐한다고 생각하셨지만..우리 사촌 언니랑 오빠들은..그 이상으로 생각하기도 했따..
그래서였는지 매번 오빠네 할머니댁에 날 데려가던 언니두 어느날부터인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렇다고 내가 가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ㅜㅜ
중학교 때만 오빨 자주 볼 수 있었지, 고등학생 때는 명절이라고 오빨 볼 수 있는게 아니었다. 주위의 눈도 있었고 날 오빠네루 델꾸 갈..언니도
이미 시집가고 없었다. 게다가 오빠네와의 왕래는 거의 없었다.
오빠네 부모님 사이가 안 좋아져서..시골에서도 안 좋은 이미지로 비춰졌고
한분만 오시거나, 잠깐 오셨다 가시는..그런 상황이었다.
난 첨에 원하는 대학에 못 들어가게 되어서 재수를 하여서 어느정도 맘에 드는 학교를 가게 되었다.
오빤 집도 설이고, 학교도 설.. 난 집도 지방이고 학교도 지방이었다-_-;;
비록 학교가 지방이긴 하여도..졸업하면 비젼있고 어디가서 기죽지 않을꺼라 생각했는데..또..
설에 있는 학교는 등록금이 비싸길래(사립)..지방 국립대를 택했건만..오빤 나를 나무랐따...
설로 오지 그랬냐면서...ㅡㅡ;;그럼 자주 볼 수 있지 않냔다..하핫
핸드폰 시대가 와서 서로의 핸폰 번호도 알고..가끔씩 서로의 소식만 주고받았따...
그러다 오빠가 울학교에 놀러온단다..어찌나 설레던지..시골에서만 볼수 있던 오빠를..
울 학교에서 본다니..정말 믿기지 않았따...
오빤 금새 학교에 놀러왔고 우린 밤을 세워 놀려고했다..(정말 건전하게-.-;;)
피씨방에 있다가 커피숍을 가게 되었다.
가서 얘기를 하는데..오빤 의미심장한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였따..
나참,,당황스럽게시리..
날 참 많이 좋아했다고..부모님의 불화에도 어린시절 버텨냈던 게 다 내 덕이란다..
어릴 때부터 날 보면 참 좋았다나..? 그러면서 자신의 버팀목이란다..-_-;;;;;
난 단지 오빠가 공부 잘하고 키크고 잘생겨서(그당시 내눈엔..ㅋㅋ)좋아했던 건데..오빠가 이런 말을 하니까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난 그냥 나 혼자 "쑈"하고 마는 걸루 생각하는게 편한데..그런 말 부담스러웠고..
사실......
난..대학에 들어오고 3학년이 되면서 서서히 오빠의 존재를 잊어갔고.. 어릴 때의 설레임은 풋풋한 추억거리로 남겨졌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고 이 문제로 친구랑 머리싸매고 고민하던 걸 생각하면..우습기까지 한데...ㅋㅋ
아니, 그 동안은 오빠와 항상 잠깐씩 부딪히기만 해서..난 아쉬움이 컸던 모양이다. 오빠랑 저녁두 같이 먹고 새벽3시까지 같이 있다보니..환상이 깨지면서..
피곤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 날 난 맘정리가 다 됐던 것이다ㅡㅡ으..///
난 빨리 들어가서 자고 싶고 낼수업도 가야하는데..오빤 갈 생각두안쿠..
자신의 어린시절 얘기도 하고 날 생각해주는 맘을 표현하는데...어찌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물론 오빠가 울학교에 놀러온건 모든 식구들한텐 급비였다..
사시를 볼 오빠였기에, 당고모 감시도 심했던 것 같다. 음...당고모부와의 불화로 인해..모든 기대는 오빠에게루 갔었기에..
난 오빠의 얘기를 듣고,,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버리고..(사실 너무피곤해따..ㅠㅠ)
기숙사로 들어와버렸따..오빤..그때 다행이 과 친구가 씨씨였기에 그 씨씨네 방에루 들여보냈따..정말 다행이다..
와서 난 푹자고..아침 수업 부랴부랴 들어갔다가 수업 마치고 나와서 오빠랑 점심 먹고 간식 먹고..나 숙제많다고 하고 설로 보냈따..
어케..한순간에 내 감정이 이리도 쉽게 정리될 수가 있을까..??
나도 놀랬따..
난 정말 심각했었다. 중고등학교 때..근데..이젠 오히려 날 걱정해주는 맘을 표현하는 오빠가 부담스럽다..
그렇게 오빠를 보낸 후 왠지 찝찝해서 오빠한테 멜을 보냈따..(피씨방에서 놀면서 멜주소도 알았기에..)
내 어린시절 어린눈에 오빠가 참 멋쪄보였다. 하지만..다 어릴 적 추억이더라..뭐이런식으로..쿠쿠 속이 시원했다..
난...몸이 자주 아파서..병원신세를 자주 지게 되었다.
가끔씩 오빠는 전화해주고, 멜두 보내주고..그랬다..정말이지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었다..그치만..왠지 부담으로 느껴지고..으!~
방학 때 설에 있는 친구네 놀러가따..설 갔다가 오빠를 만나게 되었는데 친구가 그러더라..오빠랑 통화하는 거며, 오빠가 나한테 대하는 거며..
무슨 연인사이같다나..?? 뜨끔해따.........ㅡ.ㅡ;;;
가끔씩 오빤,, 내가 사는 곳에 친구랑 내려오기도 했고, 심지어 교생실습 나가는 학교근처까지 오기도 했었다.
물론 날 보러위해서가 아닌 뭐..볼 일이 있었다지만...그래두..좀 당황스럽기두해따..
오빠,,참 착하고 똑똑하고 신앙심 좋고..진실된 사람이다...참 좋은 사람이다.
항상 느끼는 건데 정말 이런 남자 있음 좋겠단 생각을 한다..이런 사람이라면 내가 어떤 상황이라도 이해하고 지켜주고 감싸줄 것 같단 느낌이 든다.
하지만..육촌 오빠일 뿐이다.....
아까도 전화가 왔었다. 요즘은 안 아푸냐고..뭐하며 지내냐고..
재밌는 일은 있냐길래..없다고 했더니 자신이 즐겁게 해주고 싶단다..
그러면서 고속철도 얘기도하면서..신기하지 않냔다.. 이제..설에서 얼마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뭐..원래 금방이었지만..)
앤은 생겼냔다..아니라고 하니까..넌 좋은 사람 만나야 된다고..다른 사람도 아닌 난..정말 좋은 남자 만나야 된다고 몇번을 강조한다..
전화 받을 때 오빠 이름이 뜬 걸 보구선,,나도 모르게 방문을 닫아 버렸고 조용하게 통화하고 금방 끊어따........휴..
난 참 소심하고 겁많은 아이다..
오빠가 법대에 다녀서인지 예전에 법이 바뀌기 전 뭐 어쩌구저쩌구 얘기한적이 있었다..
난 오빠랑 나랑 이렇게 연락하는 것이 이젠 불편하다...당고모도 알고, 울부모님도 다 알고..그랬음 좋게따..
오빠가 나한테만 연락하지말고..내동생한테도 다른 사촌 동생한테도 연락했음 좋게따..
물론 친척 중에서도 친한 사람이 있긴 마련이지만..왠지 부담스럽다..
이 오빠두..이젠..날 단지 육촌 동생으로만 생각할텐데..그래도 난 너무 불편하다..으!!!
친척 오빠가 아닌..다른 사람이 날 이렇게 생각해주면 얼마나 좋을까....ㅋㅋㅋ 참 엉뚱한 생각이네..ㅡㅡ;;
그리 좋던 오빠가 어케 이렇게 한순간에 깨질수가 있을까..? 정말 신기하다..
그래도..한때 복잡하던 내 맘이 깨끗히 정리되서 참 좋긴하다..쿠쿠
첫댓글 오빠,,참 착하고 똑똑하고 신앙심 좋고..진실된 사람이다...참 좋은 사람이다.->진짜.. 조타..
있죠,,참 예쁘고 순결하고 운명적 이고..진실된 사랑이며...참 안타깝지만요,-> 진짜..Taboo...
제가 그오빠의 아픈 부분을 다감싸줄께요-_- 철없는 생각이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