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총무원으로 대표되는 조계종단은 1994년과 다름없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야합한 부정부패 및 정체성 왜곡이라는 점에서 1910년대로 퇴행한 것으로 보인다. 용성 스님의 결단과 입장이 송담 스님의 결정과 중첩되어 보이는 이유이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현재 조계종을 대표하는 총무원의 행태가 1910년대 원종이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체성을 훼손한 때로 퇴행했다고 평가했다.
우희종 교수는 19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 열린 제1차 종단자정을 위한 세미나에서 ‘송담 스님의 탈종, 그리고 조계종단과 총무원’ 주제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세미나는 종단 자정을 위한 불자모임(가칭)이 주최하고 서울대교수불자회 불이회가 주관했다.
종단자정을 위한 불교모임은 송담 스님의 조계종단 탈종 이후 종단 청정성 회복 등을 위한 재가불자들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구성된 청정한 바른불교를 희망하는 재가불자모임이 태동이다. 재가불자모임은 1차 선언문과 16대 중앙종회 촉구문을 발표한 데 이어 재가불자 대중공사를 통해 조직화와 활동방향을 논의했고 이날 첫 세미나를 가졌다. 서울대학교 교수불자회 불이회 회장 윤여창 교수가 격려사를 했다.
윤 회장은 “종단에는 우리를 이끄는 훌륭한 스님들이 많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사리사욕에 사로 잡혀 신도들의 보시재물을 잘못 사용하고 권한을 개인권욕을 연장하는 데 사용하는 소식들이 전해져 안타깝다”고 했다.
“부처님 법 따르는 수행자 설 자리 없어 우려”
윤 회장은 “권승들의 잘못된 일처리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종단의 미비한 체제는 일신되고 개선되어야 한다”며 “부처님의 법을 따르는 사람들이, 종단에 몸담아 깨달음을 추구하는 스님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우려되고, 신도들의 스님에 대한 신뢰가 얇아지고 왜소해 져 전국적으로 와해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 회장은 “종단 문제에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사부대중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세미나가 종단을 돕고 사부대중공동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격려했다.
세미나에는 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송담 스님은 왜 탈종했을까?’, 김형남 변호사가 ‘조계종단은 왜 자정에 실패하나?’, 김경호 지지협동조합 이사장이 ‘조계종 어떻게 바꿔야할까?’를 주제로 발제하고 참석자들의 질의응답과 토론이 세 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우희종 교수는 “원종 종정인 이회광 스님이 이처럼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체성을 훼손하자 용성 스님은 조선원종으로부터 새로운 ‘조선 임제종’을 만들어 한국 불교의 전통을 이어온 역사를 기억한다”며 “당시 용성스님은 그런 스님 집단을 향하여 “저 승려들은 그 종교의 정신을 잃고서 세속의 이익과 흐름만을 따라 무종(無宗)의 상태에 빠졌다”라고 질타했다“고 했다. (우희종-송담스님의 탈종, 그리고 조계종단과 총무원)
“조계종은 무종의 상태에 빠졌다”
그는 “비구니 종회의원과 연관되어 표출된 열린 비구니 모임에서도 볼 수 있지만, 단지 종단의 정체가 아니라 왜곡된 종교집단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 우희종 서울대 교수ⓒ2014 불교닷컴
이어 “1962년에 출범한 조계종단이 1994년 종단개혁불사를 거치면서 우리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현 총무원으로 대표되는 조계종단은 1994년과 다름없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야합한 부정부패 및 정체성 왜곡이라는 점에서 1910년대로 퇴행한 것으로 보인다. 용성스님의 결단과 입장이 송담 스님의 결정과 중첩되어 보이는 이유이다”고 했다.
우 교수는 이날 발제는 ‘종교집단으로서의 조계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고민이 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이 종정 진제 스님에게 공개질의한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도법 스님은 종교평화선언 논란이 한창인 2011년 12월 7일 종정예경실에 공개질의했다.
우 교수는 도법 스님의 질의 내용을 다시 소개하고 “도법 스님은 ‘총무원장을 위시로 한 모든 종도들이 종지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겸허히 배우고 토론하고 대화하도록 파사현정의 죽비로 내려치십시오.’라고 청했다”며 “이제 4년이 지난 지금 이 질문을 다시 던지고자 한다. 한국의 대표적 불교 종단이자 살불살조의 선종을 표방하고 있는 조계종단에서 위에 던진 날선 정신은 실천되고, 또 그 파사현정의 죽비는 살아있는가?”라고 물었다.
“도법 스님 질문에 송담 스님 탈종 뜻 있다”
그는 도법 스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송담 스님이 탈종을 선언하며 밝힌 뜻에 담겨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이에 대한 대답은 최근 발생한 한국불교의 상징적 수행승인 송담 스님의 ‘수행가풍이 다르기에 서로 가는 길이 다르다’는 조계종 탈종 선언에서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또 “왜 송담 스님은 조계종 탈종이라는 처방 외엔 희망이 없다고 한 것일까.”라며 “연주암, 수원사, 신륵사 등등의 들리는 이야기는 굳이 언급할 필요 없지만, 그 이면에서 작동한 총무원 실세의 모습은 4년전 도법 스님이 종정스님에게 던진 질문과 결코 다르지 않고, 오히려 당시보다 더욱 악화되었음을 말해준다”고 보았다.
우 교수는 송담 스님의 탈종에 대응한 총무원과 일부 스님들의 행태가 ‘전형적인 조폭 논리’라고 비판했다. 송담 스님의 탈종에 수준 낮은 프레임 씌우기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총무원 일부 스님들이 법인법이나 주지직 때문에 저런다고 몰아가는 매우 수준 낮은 프레임 씌우기를 자행하고, 심지어 총무원의 한 유명스님은 송담 스님에 대하여 부적절하고 망신스럽다면서 ‘주지 선거는 자신의 상좌들을 시켜 지도력을 발휘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낮은 수준 프레임 덧씌우기…조폭집단 논리”
이어 “선거에 있어서는 문중의 전통에 따르라고 간략히 뜻을 밝힌 송담 스님에 대한 비판이기에 이는 현 종단이 어떻게 주지나 종회의원 선거 등에 임하고 있는 지 잘 보여주는 발언이다”며 “심지어 그동안 조계종 밥을 먹었는데 탈종이라니 하면서 전형적인 조폭 집단의 논리도 들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조계종이 어떤 집단인지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우 교수는 “종단권력이 총무원장에 집중되고 총무원 권력에 의한 돈에 집착, 축재, 권력의 재생산구조가 현재 총무원의 구조”라며 “사찰에 들어오는 수십 억의 보시가 어떻게 사용되는 지 알 수 없고, 분담금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권은 주지임명과 문중간 이해관계에서 제멋대로 진행된다”며 “국가보조금과 총무원 권력가의 문제는 인적쇄신의 문제가 아닌 거버넌스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그는 “문수 스님 소신공양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보인 생명생태 파괴사업인 4대강 사업 중단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 달라는 유지는 한국불교사에서 한 획을 그은 사건이지만 총무원장은 정부의 전화 한 통에 영결식을 조계사에서 하지 않고 지역에서 마무리하도록 했다”고 지적하고, “조계종단은 사회에 사표가 되는 집단이 아닌 권력과 돈으로 무장된 집단이다”고 평가했다.
우 교수는 조계종 중앙종회 200회 정기회에서 일부 종회의원들이 재가불자모임과 자신에 대해 종단을 폄훼하고 비방하는 인물로 평가하고 종단적인 대응을 요구한 것을 언급하며, “총무원에 속한 분들은 우리가 종단을 폄훼하는 집단으로 여기지만 한국불교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총무원이 문제이며 조계종이 불교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정계파 뭉쳐도 힘없는 것은 부패 때문”
우 교수는 종단이 특정계파 스님들로 뭉치고 돈과 권력을 행사하지만 이웃종교와 달리 힘이 없는 것은 부패했기 때문이다“고 보았다.
그는 “돈 많은 스님들을 눈치보고 국고보조금을 적당히 쓰는 맞물린 고리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해야 한다”며 “특정집단의 자정은 내부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권력이 집중된 총무원장의 힘에 수좌회 조차 반응이 없다”고 했다
그는 “1910년대로 돌아간 조계종단의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송담 스님의 탈종과 같이 나와 대중들도 조계종이라는 집단에서 떠나야 한다”고 했다.
“봉은사 사태는 94년 개혁의 弔鐘”
법무법인 신아 김형남 변호사(교단자정센터)는 조계종 자정이 실패한 이유를 사법제도에서 찾았다.
▲ 김형남 변호사ⓒ2014 불교닷컴
그는 송담 스님의 탈종에 대해 “간화선을 내세우는 조계종에 법맥을 표방하는 송담 스님이 탈종한 것은 현재의 정치권력과 물질이라는 잣대에서 탈종해 자기를 부정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며 “종단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분들이 많고, 우리를 불교를 폄훼하는 데 앞장서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불교를 욕하고 망신을 주려는 이교도라고 치부하는 것은 스스로 아픈 것도 모르고 무감각하고 정체성마저 잃었기 때문이다”고 보았다. (김형남-조계종단 자정기능과 사법질서에 대하여)
김 변호사는 “반장 선거에 나가서도 떨어질 만한 도덕성과 사회법으로 처벌받은 분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하고, 혼인신고하고 성매수가 확정돼도 문서견책으로 끝나고, 떵떵거리던 힘있는 스님이 묏자리를 팔아먹고 도망가는 현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이들이 더 문제”라고 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한 것을 ‘94종단개혁의 조종(弔鐘)“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94년 개혁의 의지에 조종을 울린 것이 봉은사 사태이다”며 “강남포교벨트를 구성한다던 봉은사에 불국사에 골프장을 지어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책임을 지고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분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도법 스님은 자정 에너지 잡아먹고 중음신 말들어”
김 변호사는 “일부에서 종단의 문제는 권력승의 문제이고, 다수의 스님이 열심히 수행하고 포교한다고 말하고 정화 시절 손쉽게 출가한 스님들이 떠나고 단일계단에서 교육을 받은 스님들이자리 잡으면 종단이 달라진다고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이 더 문제이다”고 했다.
도법 스님에 대해 더 혹평했다. 그는 “도법 스님에게 돌아오라고 해서는 안 된다. 그는 이미 자정을 원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잡아먹고 ‘중음신’을 만들어버린다”며 “이는 착오가 아니라 그분의 모습이 원래 그런 것이다. 돌아올 확률이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도법 스님은 내부 자정은 제쳐두고 전국을 다니며 ‘화쟁’하라고 가르친다”며 “중생의 아픔을 이해하고 중생을 배우기 위한 전제가 탁마(琢磨)인데, 스스로 탁마를 하지 않는 데 무슨 일을 잘하겠냐”고 했다.
또 “운동과 결사는 지도부가 성과를 가지는 일이 아니다. 도법 스님이 잘 나서도 안 되고, 대중이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며 “본인이 잘난 듯한 운동은 운동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봉은사는 사찰의 공공화라는 관점에서 중요하며, 직영사찰 지정의 명분 보다 화쟁위가 나서 주지를 누구로 할 것이냐는 논점으로 후퇴한 것이다”며 “의식개혁에 치중하지 않고 자정하지 않아 개혁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활동성 있는 재가불자들마저 종횡으로 스님들과의 관계 속에서 변했고 편 가르기는 더 심해졌다”며 “재가자모임의 활동을 옥석을 가려 책임을 미루지 말고 검증할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비상종단 당시 사부대중을 이끈 성문 장윤 중원 스님 등은 개혁의 총아로 평가됐다. 하지만 스스로 변한 것을 모르고 있다. 신밧드 사건은 당시 출가자들의 문화를 뜻한다”며 “개혁적인 인사들도 이젠 그럴만한 지위가 됐다. 하지만 스스로 변했다고 느끼지 않는다. 결국 욕망의 덩어리가 커지는 데에 조정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94개혁 20년, 얼마나 달라졌나”
김경호 이사장은 ‘조계종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어떻게’ 보다 ‘누가’ 할 것인가가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경호-조계종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그는 “원장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의 부정과 부패, 총무원 청사와 조계사에서 벌어진 폭력사태. 언론을 통해 온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불교의 수치스런 현실.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스님들과 불자들은 용맹정진하여 94년 개혁을 이끌었다”며 “그렇지만 20년이 지난 오늘 한국불교는 얼마나 달라졌냐”고 물었다.
그는 백범 김구가 마곡사에서 출가한 인연을 설명하고 백범일지에 나타난 당시 불교상을 소개했다.
그는 “백범일지를 보면 구한말의 불교 풍경이 보인다. 스님의 은사 하은당, 은사의 은사 보경당 두 분의 재산이 연간 수 백석 추수라고 했다”며 “천석군 부자에서 약간 빠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스님들도 사유재산을 가졌다. 그 개인재산은 상좌에게 물려줄 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마곡사 해탈문이나 법당에 걸린 편액을 보면 불사 시주명단에 사중질이라고 해서 사중 스님들이 보시한 내용이 많다”며 “보경 스님, 하은당 스님 다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개인재산은 다 이렇게 좋은 일에 쓰셨다. 백범선생이 유산 상속자였는데, 연락이 안 닿아서 사중재산이 되었다”고 했다.
▲ 김경호 이사장ⓒ2014 불교닷컴
또 “백범 선생이 마곡사 공부를 마치고 금강산에 가려다가 도중에 방향을 틀어 평양에 부모님을 모시고 갔을 때 북방 경비대인 평양 진위대 전효순 영반의 자제가 공부하는 절에서 공부를 돌보라며 관에서 주지 임명장을 내어준다”며 “그래서 부모님 봉양하면서 주지를 산다. 조선조 말까지도 주지 임명을 관청에서 했던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완벽한 원리가 구현되는 불교는 부처님 당시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한국불교의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제의 사찰령을 대신해 제정된 전통사찰보존법 시절에는 스님들이 종단에서 주지 임명장을 받아도 관할 관청에 신고하러 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법을 개정하여 요즘은 그런 꼴을 안당하지만 보조금이나 문화재 보수 등에 있어서 여전히 국가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 그러니까 자주화를 이야기해도 아주 관계를 끊으라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비구독신, 조계종 기본원칙은 지켜야”
그는 “완벽한 적이 없다고 해서 부족한대로 그냥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근본정신을 되새기며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이 불자의 모습이고 불교의 모습이어야 한다”며 “250계 다 지키려면 숨 막힌다. 재가자도 오계를 다 못 지키는데. 그렇지만 최소한 종교인으로써 성찰하고 반성하며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또 “무엇보다도 비구독신으로 청정해야 한다는 조계종단의 기본원칙은 지켜야 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 한국불교를 계승한다는 현전승가 ‘조계종’의 종도들은 뚜렷하게 ‘나는 승가의 일원이다.’라고 자각하고 있느냐”며 “출가 이부중은 동등하게 주인인가, 재가이부중은 어떤가, 주인이 되고자 해도 온갖 구실로 가로막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망하는 것은 조계종이라는 껍데기”
그는 “현응 스님 말처럼 5년 안에 망한다. 하지만 불교와 종단을 혼동하면 안 된다”며 “망하는 것은 조계종단이라는 껍데기이다”고 보았다.
그는 “‘망해버려라’ 하고 저주받는 대상이라면 차라리 망하는 것이 옳다”면서도 “‘망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는 걱정이 깔린 말이라면 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아직까지는 걱정하는 입장이 강하지만 그것이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그는 “해법에 대해서는 백인백색이지만, 그것이 ‘어떻게’라는 방법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누가’ 할 것이냐는 주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종단은 종단대로, 스님은 스님대로, 그리고 재가자는 재가자대로 자기 자리에서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고 보았다.
▲ 종단 자정을 위한 세미나는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발제자들은 대중들의 질의에 1시간 30분여 동안 답하고 의견을 청취했다.ⓒ2014 불교닷컴
그는 “승단이 바로 서지 못한다고 손가락질 하는 것을 넘어서서 재가 스스로가 불교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조계종단이 바르지 못하면, 스님들이 스스로 고치지 못하면, 사부승가의 두 축인 우바새 우바이가 고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출가중에서도 고민하는 분들 많다. 평생을 몸담은 종단을 탈종하시는 분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냐”며 “바른 수행자로 살고자 하는 분들이 외롭지 않도록 편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고산 스님의 책에 나온 이야기를 소개했다.
“원로의원이며 전계대화상인 고산스님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60년대에 김천포교당의 스님이 신도들 많이 오게 하려고 사주보고 점을 쳐준 모양이다. 김천의 거사들이 포교당에 몰려가 ‘어디 무당이 스님행세하고 절에 있느냐’며 쫓아냈다고 한다.”
“가짜중 쫓아내고, 도박한 자들 공개참회시켜야”
그는 “ 재가불자들도 이런 기개를 가져야 한다. 결혼한 가짜중 쫓아내고, 도박한 놈들 공개참회시키고 얼굴을 들고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송담 스님의 탈종과 관련하여 재가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종단 정치그룹에서는 아무 일도 없던 것인 양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을 것이다”며 “아직도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을 보면 명약관화하다”고 했다.
그는 “재가가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진실을 널리 알리고 숨기는 잘못을 폭로해서 잘못을 저지르는 이들이 조금은 망설이고 부끄러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