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08) ///////
2021년 전라매일 신춘문예 / 김해리
모션현혹이론 / 김해리
어쩌다가 얼룩을 들여놨군요
온순하게 풀을 뜯던 계절을 지나면
어슬렁거리는 야생의 냄새를 맡게 되죠
치료는 단순합니다
얼룩이 어디서 왔는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되짚어 보세요
눈을 감고 동물원에서 보았던 얼룩무늬를 불러보세요
처음 본 무늬는 어댔는지 언제 가슴이 뛰었는지
흰색과 검정 중 어느 것이 먼저였는지
서로 먼저라고 우기는 모습이 회색으로 보일 대는
그냥 웃어주면 됩니다
우울한 날에는 얼룩무늬를 걸치고 외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줄무늬는 날시에 민감하니까
굵거나 선명하게 혹은 가늘고 희미하게 바뀌는
마치 시각을 교란하기 위한 모션현혹이론처럼
온기란 누구를 만나냐에 따라 달라지죠
검은색은 흰색보다 온도가 높다고 합니다
죽으면 더 깊어지는 사람처럼 말이죠
선생님, 그런데 이 말은 언제 멈추죠
말에게도 먹이와 휴식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제야 정신과 의사는 말을 멈추었다
검은 바지에 하얀 가운을 걸친 얼룩말
거침없이 달려와 표류 중인 보호색
갈기를 세운 열기가 주춤거리다가 숨을 고른다
[당선소감]
터널을 건너는 중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이 미끄러졌다.
함께 가던 그가 있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번엔 타박타박 말없이 앞서가던 그가 허방에 빠졌다.
손을 내밀었지만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직감했다.
빛 한 줌 들지 않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헛손질뿐이었다.
지쳐 눕고 싶을 때 병상에 있던 그가 멀거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든 일어서야 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허방 깊숙이 들어갔다.
그제야 그의 고른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절망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때,
옆에서 나를 꼭 잡아주던 시는 희망이고 구원이었다.
시가 있어 숨을 쉴 수 있었고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손짓하며 다가오는 빛 한줄기, 천천히 일어선다.
제 마음을 읽어주시고 부족한 작품을 선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넘어져 훌쩍거릴 때마다 마음 잡아주신 이경림 교수님 감사합니다.
가르침대로 시의 바른길로 걷겠습니다.
자상한 마음으로 이끌어주신 이종섶 선생님 감사합니다.
흐트러지지 않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심사평]
올해 전라매일 신춘문예 시부문 응모작은 총 174명의 750편이었다.
신춘문예라는 성격을 고려해 작품의 완성도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내밀한 인식과
도전적 문체에 관심을 갖기로 하고 심사에 임했다.
예년에 비해 응모작 수준은 높았으나 개성적인 목소리가 없어 선뜻 만족스러운 작품 찾기가 쉽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거론된 작품은
장윤덕의 「그늘의 역사」,
김종태의 「소행성 STGR」,
방미영의「고드름」,
김해리의「모션현혹이론」등 4편이었다.
먼저 장윤덕의 「그늘의 역사」는
제한된 공간에 갇혀있는 ‘그늘의 역사’를 고즈넉한 산문체에 담담하게 엮어내는 화법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시대적 풍경들을 묘사하면서 전제된 사유의 진술과 서사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김종태의 「소행성 STGR」은
시적 발상에 있어 독특함을 보여줬지만 후반부에서 평이한 낯익은 문법들로 인해
문장의 탄성이 떨어져 아쉬움이 컸다.
방미영의「고드름」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밀도 있는 접근으로 작품의 안정감과 완성도가 돋보였으나
소재면에서 새롭지 않고 문학적 상투성을 극복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김해리의「모션현혹이론」은
얼핏 시공을 뛰어넘는 사유가 난조를 보이는 듯하나 시적 압축과 끝까지 놓치지 않고 끌고 가는
주제의식이 돋보였다.
곧 치열한 생존의 현장에서 끝내 떨칠 수 없는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리가
사유의 세계로 튼튼하게 구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또 다른 응모작들도 선명한 이미지로 고른 수준을 보여 앞으로의 가능성을 믿고 당선작으로 선했다.
- 심사위원 김동수, 김기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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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글은 김해리 작가의 "모션현혹이론"이라는 작품의 일부인 것 같네요.
이 작품은 얼룩무늬와 관련된 다양한 상징과 비유를 통해 감정과 경험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얼룩무늬를 통해 우울함과 혼란스러움을 묘사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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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어쩌다가 얼룩을 들여놨군요 온순하게 풀을 뜯던 계절을 지나면 어슬렁거리는 야생의 냄새를 맡게 되죠 치료는 단순합니다 얼룩이 어디서 왔는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되짚어 보세요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작품의 배경은 얼룩무늬를 통해 감정과 경험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얼룩무늬는 주인공의 내면 상태를 상징하며,
온순한 시절에서 야생의 냄새를 맡게 되는 변화 과정을 묘사합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그 얼룩이 어디서 왔는지, 언제 시작되었는지를 되짚어보는 것이 제시됩니다.
이는 자기 성찰과 치유의 과정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어떤 점이 가장 흥미로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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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눈을 감고 동물원에서 보았던 얼룩무늬를 불러보세요 처음 본 무늬는 어댔는지 언제 가슴이 뛰었는지 흰색과 검정 중 어느 것이 먼저였는지 서로 먼저라고 우기는 모습이 회색으로 보일 대는 그냥 웃어주면 됩니다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얼룩무늬를 통해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동물원에서 처음 본 얼룩무늬를 떠올리며,
그때의 감정과 인상을 되새기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흰색과 검정이 서로 먼저라고 주장하는 모습이 회색으로 보일 때,
그저 웃어주면 된다는 표현은 갈등이나 혼란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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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우울한 날에는 얼룩무늬를 걸치고 외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줄무늬는 날시에 민감하니까 굵거나 선명하게 혹은 가늘고 희미하게 바귀는 마치 시각을 교란하기 위한 모션현혹이론처럼 온기란 누구를 만나냐에 따라 달라지죠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우울한 날에 얼룩무늬를 걸치고 외출하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줄무늬가 날씨에 따라 굵거나 선명하게,
혹은 가늘고 희미하게 변하는 모습은 마치 시각을 교란하기 위한 모션현혹이론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기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감정 상태가 외부 환경과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어떤 점이 가장 공감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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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검은색은 흰색보다 온도가 높다고 합니다 죽으면 더 깊어지는 사람처럼 말이죠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검은색과 흰색의 온도 차이를 통해 감정의 깊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검은색이 흰색보다 온도가 높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더 깊고 강렬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죽으면 더 깊어지는 사람처럼"이라는 표현은,
사람이 죽음을 맞이할 때 감정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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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선생님, 그런데 이 말은 언제 멈추죠 말에게도 먹이와 휴식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제야 정신과 의사는 말을 멈추었다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주인공이 정신과 의사와의 대화에서 느끼는 피로감과 지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말에게도 먹이와 휴식이 필요하지 않겠어요"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부담감을 나타냅니다.
결국, 이 질문을 통해 정신과 의사는 말을 멈추게 됩니다.
이는 대화의 중요성과 함께,
때로는 휴식과 침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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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검은 바지에 하야 ㄴ가운을 걸친 얼룩말 거침없이 달려와 표류 중인 보호색 갈기를 세운 열기가 주춤거리다가 숨을 고른다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구절은 매우 시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네요!
얼룩말의 모습과 움직임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혹시 이 구절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직접 작성하신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