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죽도 시장 근처의 모텔에서 잠을 잤다ㆍ
여행을 하며 언제부턴 가는 숙소는 다음날 일정에 가까운 모텔을 이용한다ㆍ
숙박료도 비싸지 않고 가볍게 움직이는데 좋다ㆍ
모텔은 평범했는데 비데가 설치되어 있어 좋았다ㆍ
밤새 에어컨을 켰는데도 잠자리가 이상하게 불편했다ㆍ
고단하게 온몸을 움직여 돌아다녔음에도 말이다ㆍ
밤이 유독 덥고 습하고 낯선 때문일까?
아침으로 가볍게 먹었다ㆍ구운 달걀과 쩌 온 옥수수를 먹었다ㆍ
그이가 타 준 커피를 마시니 몸이 거뜬했다ㆍ
보냉백에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면
신나게 쏘다니다 간식으로 먹기에 그만이다ㆍ
오늘은 포항에서 하루종일 노는 날이다ㆍ신나게 걸어야지!
솔밭. 공중에서 걷기 그리고 경상남도 수목원!
포항의 송도 솔밭 도시숲은 정말 근사했다ㆍ
소나무가 빼곡한 길, 심심하지 않을 만큼의 놀이시설 ㆍㆍ
아침부터 시민들이 참 많이 걷는다ㆍ일부러 황토를 깔아 놓은 것은 아니었다ㆍ
그냥 솔밭 자체에 고운 모래가 깔려 있었다ㆍ
발바닥이 간지럽다고 웃는다
바닷가 해수욕장을 마주하고 있는 긴 솔밭길이 근사해서 두 바퀴나 돌았다ㆍ
이곳 시민들이 은근히 부럽다
소나무 숲이 제공하는 시원한 기온은 아스팔트 길의 뜨거운 열기와 대조적이었다ㆍ
자연이 우리에게 무한대로 공짜로 제공하는 초록의 그늘과 공기에 감사를 느낀다ㆍ
자전거를 대여해서 타고 달리기 🏃♀️ 에 정오의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자전거 투어 일정은 패스를 했다ㆍ
GS 편의점 아가씨가 추천해 준 집에 들러 점심으로 소머리 해장국을 먹었다ㆍ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에 공기밥은 무한리필이란다ㆍ
달게 먹었다ㆍ
적당하게 무친 김치 겉절이가 특히 맛있었다ㆍ
쫀득한 머릿 고기도 뚝배기 가득했다ㆍ근래에 먹어 본 국밥 중에 으뜸이었다ㆍ
여행을 디니며 먹는 한 끼의 식사가 소홀했을 때, 참 속상한 데,
이번 여름 여행에서는 그런 적이 없었다ㆍ
나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그이의 여행 계획이 역시 신뢰가 간다.
하늘 높이 계단을 설치한 아찔한 조형물인 '스페이스 워크'를 아슬아슬 걸었다ㆍ
360도 도는 계단은 금지가 되어 있었다ㆍ
여기저기서 으으 하는 비명소리, 조심하라는 외침, 오르지 않는다, 괜찮다, 실랑이가 들려온다ㆍ
내려오는 길에 궁금해서 안내인에게
"스페이스 워크 설치 이래, 진입금지 구역인 360도 코스를 걸었던 사람이 혹시 있나요?"
개장 이래 단 한 번도 없단다ㆍ
그냥 아찔함을 주기 위한 것인가?
그래도 공짜라니! 행여 다람쥐는 사람이 없는 어둔 밤에 올랐을 지도 모른다ㆍ
바다와 시내를 굽어보며 아슬아슬함으로 걷는 무서운 긴장감을 느끼게 해 준 포항시에 감사하는 마음이다ㆍ
특히 꼭대기에서 우리 사진을 찍어 준 낯선 그녀에게 감사했다 ㆍ
얼굴이 벌개져 조심조심 걷는 중에 선뜻 폰을 받아서 가로. 세로 사선으로 많이도 찍어주었다ㆍ
'복 많이 받으라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예쁘다
이런 것이 바로 여행의 맛이다ㆍ
작년 여름에는 광주 무등산을 오르며 삶을 용감하게 사는 분을 만난 일도 인상적였다ㆍ
여행의 즐거움 중의 하나다.
근처의 미술관에서 더위를 식혔다ㆍ
미술관의 멋진 공간에 도대체 알 수 없는 조형물ㆍㆍㆍ둘이 마주보며 웃었다ㆍ우린 예술을 너무 몰라
마지막 여행지
경상북도 수목원!
빼곡한 단풍나무가 반긴다ㆍ
수목원 깊숙한 벤치에 누워 한참을 잤다ㆍ
어찌나 시원하던지!
지난 번에 갔던 경남수목원 보다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였다ㆍ
사람을 위한 편의 시절이 없어서 일 것이다ㆍ
나무가 내주는 그늘을 따라 걷고
놀고 양팔 벌려 춤을 추니 우리도 나무가 된 느낌이다ㆍ
자연에 이입해서 욕심껏 지낸 이번 여행이었다ㆍ
낯선 사람들 ㆍ먹거리 ㆍ신비한 역사. ...
구미. 포항 여행에서 조금 안타까운 점은 문학관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또 어디를 갈까?
계획하며 집을 향해 달린다ㆍ
우리나라는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틈틈이 여행을 다녀도 안 가 본 곳이 천지다.
요즘은 아주 오래전에 아들 형제와 다니던 곳을 다시 가보는 데, 그것은 더 즐겁다.
낯설지 않지만, 변화를 느끼기 때문이다.
죽도 시장에서 구입한 쥐포와 문어다리를
맥주를 좋아하는 둘째에게 선물해야지!
2024.7.31
저녁 7시 집도착, 콩나물 국밥을 간단히 끓여 먹었다ㆍ
도리사 가는 느티나무 가로수 길!
아름다워서 차를 세우고 찰칵!!
첫댓글 무더운 폭염에 하늘을 걸었으니, 가을에는 여유 있게 걸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