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12) ///////
2003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 윤석정
그녀의 둥근 방 / 윤석정
둥근 방엔 뿌리의 기억으로 술렁댄다
그녀의 어금니를 악문다 뿌리에서
헐거운 유년이 자맥질하며 올라와
혼자 놀기 좋은 골목에 닿는다
이윽고 노란 꽃술이 뜨겁다
봄눈 속에서 눈꽃이 뿌리를 내렸던가
생의 진통은 냉기처럼 뿌리로 옮겨오는데
견딤이란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향해 오래 겨냥하는 것
그리하여 힘 줄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전봇대와 고무줄 놀이를 하던 아이가 떠난 골목
푸른 등줄기로 당긴 햇살이 탯줄처럼 팽팽하다
그녀는 급하던 호흡을 가다듬고
에누리없는 기억을 시위에 맞춰 끼운다
봄눈이 녹아 뿌리 없는 돌에 핀 이끼 마냥 두드러기가
그녀의 진통을 복돋는다
춘분이 지나고 태기가 오더니
매일 한치씩 부피를 키운 활시위
외롭던 유년에서부터 노후까지의 궤적을 겨냥한다
골목 어귀에 기억의 양수가 흥건하게 터지자
그녀의 어금니가 저려 온다
둥근 방엔 옹골진 태아가 수런거린다
■ 당선소감 - 윤석정: 이제 시작…뼈 깎는 심정으로 정진
겨울이 되어 찾아간 고향, 길가로 펼쳐진 전답들은 한해동안 애쓴 대가로 편히 휴식을 취 하고 있었다.
나도 저만큼 애썼던가 자문해보니 할말이 없어진다.
그런데 나는 대학을 구실 삼아 애쓴 것 하나 없이 오래 놀고먹지 않았던가.
식충이처럼.
내 발길은 산발치 방죽에 닿는다.
방죽에 서서 오랜만에 갈대들의 재잘거림을 들어주며 가을 수면 끝을 박차고 날아 간 물새들의 안부도 묻는다.
그러면서 미풍에 이는 물결을 보 니 바람과 물의 조화 속에 내가 낄 자리가 없어 보인다.
그 조화는 내가 함부로 근접할 수 없는 묘한 간격 혹은 낯선 언어 같다.
그간 느슨해진 정신에 때처럼 묻어온 알량한 고집들,
내가 세상과 조화를 이루고 언어와 조화를 이루는 게 서툴도록 만들었다.
더군다나 버리기만 하면 금방 삶과 시의 본질이 보인
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버리지 못한 내가 부끄럽다.
항시 정교한 끌로 내 시정신을 깎아 주시는 안도현 선생님께 좋은 시로 보답하고 싶다.
또한 더욱 정진하라고 부족한 시에 손을 들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겨울 방죽에서 다짐해본다.
이제 시작이므로 앞으로 더 많이 애써야 한다는 것.
고마운 이들이 많다. 식충이를 너무도 믿고 사랑해주는 부모님,
형과 누나, 군대간 아우. 그리고 원광문학회 식구들, 태건 형, 유억 형 등등.
끝으로 동거를 하며 시심을 북돋아 준
성철 형과 내 발길을 시에게로 재촉하는 민영에게 모든 기쁨을 돌린다.
■ 심사평 - 이용숙(시인ㆍ전주교대 총장): 패기ㆍ언어적 표현 돋보여
월드컵의 붉은 흥분이 지나고 대통령 선거의 노란 물결이 지난 12월의 끝자락에서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의 심사가 있었다.
올 한해의 노작을 점검하는 자리인 만큼 작품을 대하는 자세부터 신중함을 보여야 했다.
우리 지역은 물론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등 전국 각지와 함께 해외동포의 작품까지
모두 ○○편의 응모작을 대하면서, 하나같이 진실하고 순수한 시심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시의 새로운 희망이 보여 기뻤다.
몇 번의 숙고 끝에
조세라씨의 `달'과
최일걸씨의 `재개발의 봄',
김성철씨의 `물풀들의 수런거림',
윤석정씨의 `그녀의 둥근방'등 이상 네 편의 작품들이 언급할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조세라씨의 `달'은
"달은 거대한 무덤이 되어 건물 옥상/이곳 저곳을 옮겨다녔다"는 표현들이 돋보엿으나
다른 작품들에서는 이런 성과가 아쉬웠다.
최일걸씨의 작품은
잘된 시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텍스트의 힘이 있었다.
그러나 작품들에서 간간이 눈에 띄는 `불굴의 몸을 던져 절망의 심연 속으로 자맥질한다'라든가
`경멸 가득한 눈망울'등 절제되지 않은 주관과 감정이 못미더웠다.
김성철씨의 작품은
하나의 견고한 건축물을 보는 듯하다.
치밀한 구성과 잘 조정된 긴장감은 오랜 습작의 흔적을 보이지만,
그러면서도 의도된 호흡조절은 오히려 읽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은 시인이 될 것이다.
윤석정씨의 `그녀의 둥근방'을 당선작으로 뽑느다.
씨에게는 신춘문예가 요구하는 진정한 패기가 있다.
시인의 인생관과 언어적 표현 사이가 구체적인 것도 강점으로 부각되었으며,
대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어눌한 말투를 믿음직스럽게 한다.
완성도에서는 아직도 미흡하지만 시인의 장점을 잘 나타내는 `멸치'에도 애정이 간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대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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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ilot
웹
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시는 윤석정 시인의 "그녀의 둥근 방"이라는 작품이네요.
시 속에서 시인은 기억과 유년 시절, 그리고 생의 진통을 뿌리와 활시위에 비유하며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의 분위기와 이미지가 매우 강렬하고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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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이 시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Copilot
보낸 사람 Copilot:
윤석정 시인의 "그녀의 둥근 방"은 기억, 유년 시절, 그리고 생의 진통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뿌리와 활시위 같은 자연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삶의 고통과 그로 인한 성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년 시절의 기억과 그로부터 이어지는 생의 궤적을 통해,
인간의 내면적 성찰과 견딤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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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이 시의 구체적 내용을 좀 더 설명해 주세요.
Copilot
보낸 사람 Copilot:
윤석정 시인의 "그녀의 둥근 방"은 기억과 유년 시절, 그리고 생의 진통을 주제로 한 시입니다.
시인은 다양한 자연적 이미지를 통해 이러한 주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의 각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둥근 방과 뿌리의 기억:
시의 시작 부분에서 둥근 방은 뿌리의 기억으로 술렁입니다.
이는 유년 시절의 기억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유년 시절과 골목:
유년 시절의 기억이 자맥질하며 올라와 혼자 놀기 좋은 골목에 닿는다는 표현은,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순간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생의 진통과 견딤:
생의 진통을 냉기처럼 뿌리로 옮겨오는데,
견딤이란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향해 오래 겨냥하는 것이라는 표현은,
삶의 고통을 견디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기억의 양수와 태아: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기억의 양수가 터지자 그녀의 어금니가 저려 온다는 표현은,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둥근 방 안에서 옹골진 태아가 수런거린다는 표현은, 새로운 생명과 가능성이 그 안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기억과 고통, 그리고 그로 인한 성장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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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둥근 방엔 뿌리의 기억으로 술렁댄다 그녀의 어금니를 악문다 뿌리에서 헐거운 유년이 자맥질하며 올라와 혼자 놀기 좋은 골목에 닿는다 이윽고 노란 꽃술이 뜨겁다 봄눈 속에서 눈꽃이 뿌리를 내렸던가 생의 진통은 냉기처럼 뿌리로 옮겨오는데 견딤이란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향해 오래 겨냥하는 것 그리하여 힘 줄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전봇대와 고무줄 놀이를 하던 아이가 떠난 골목 푸른 등줄기로 당긴 햇살이 탯줄처럼 팽팽하다
Copilot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에서는 시인이 유년 시절의 기억과 현재의 고통을 연결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둥근 방엔 뿌리의 기억으로 술렁댄다”:
둥근 방은 과거의 기억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뿌리의 기억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녀의 어금니를 악문다”:
이는 고통이나 긴장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합니다.
“뿌리에서 헐거운 유년이 자맥질하며 올라와 혼자 놀기 좋은 골목에 닿는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며, 그 시절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순간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봄눈 속에서 눈꽃이 뿌리를 내렸던가 생의 진통은 냉기처럼 뿌리로 옮겨오는데”:
생의 고통이 뿌리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봄눈 속에서 피어난 눈꽃처럼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견딤이란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향해 오래 겨냥하는 것”:
견딤은 고통을 견디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전봇대와 고무줄 놀이를 하던 아이가 떠난 골목 푸른 등줄기로 당긴 햇살이 탯줄처럼 팽팽하다”:
유년 시절의 놀이와 그 시절의 기억이 현재의 삶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 시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고통, 그리고 그로 인한 성장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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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그녀는 급하던 호흡을 가다듬고 에누리없는 기억을 시위에 맞춰 끼운다 봄눈이 녹아 뿌리 없는 돌에 핀 이끼 마냥 두드러기가 그녀의 진통을 복돋는다 춘분이 지나고 태기가 오더니 매일 한치씩 부피를 키운 활시위 외롭던 유년에서부터 노후까지의 궤적을 겨냥한다 골목 어귀에 기억의 양수가 흥건하게 터지자 그녀의 어금니가 저려 온다 둥근 방엔 옹골진 태아가 수런거린다
Copi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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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에서는 시인이 기억과 고통, 그리고 생명의 탄생을 연결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녀는 급하던 호흡을 가다듬고 에누리없는 기억을 시위에 맞춰 끼운다”:
시인은 기억을 활시위에 맞추어 끼우는 것으로,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삶에 적용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봄눈이 녹아 뿌리 없는 돌에 핀 이끼 마냥 두드러기가 그녀의 진통을 복돋는다”:
봄눈이 녹아 이끼가 피는 모습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며,
두드러기는 그녀의 고통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춘분이 지나고 태기가 오더니 매일 한치씩 부피를 키운 활시위 외롭던 유년에서부터 노후까지의 궤적을 겨냥한다”:
태아가 자라나는 과정과 함께,
유년 시절부터 노후까지의 삶의 궤적을 겨냥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합니다.
“골목 어귀에 기억의 양수가 흥건하게 터지자 그녀의 어금니가 저려 온다”:
기억의 양수가 터지는 것은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고통과 연결되는 순간을 나타내며,
어금니가 저려 오는 것은 그 고통을 상징합니다.
“둥근 방엔 옹골진 태아가 수런거린다”:
둥근 방 안에서 태아가 수런거리는 모습은 새로운 생명과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이 시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고통, 그리고 그로 인한 성장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