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버지'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은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을 각색한 작품인
‘아버지’를 10월 24~25일 오후7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렸습니다. 25일 저녁 7시에 올린 무대를 관람했는데 문예회관 대극장이 만석을 이루었습니다. 내용이 좋으면 사람들은 저절로 찾아가게 되는가 봅니다.
연출가 김명곤은 ‘세일즈맨의 죽음’을 동시대 감성에 맞게 재창작, 우리 시대의 아버지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자식을 가진 아버지의 자긍심과 자식에 대한 부성애의 심정을 부각시켰습니다. 연극에는 배우 전무송과 차유경, 정선아, 문영수씨 등이 출연했습니다.
1930년대의 미국의 대공황이라는 원작 배경을 오늘날의 한국 상황으로 접근한 연출 의도가 관객에게 보다 쉽게 공감대를 이끌어내었지 싶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아버지의 우직한 셀러리맨의 비애, 노년의 실직, 성장한 자녀의 실업 문제 등 우리 시대의 아버지, 그 이름의 무게를 생각하게 합니다.
집으로 걸어오면서 이 시대의 '아버지 상'을 곱씹어 보았습니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단물 쓴물 다 빼고 나면 버려지는 멸치, 그게 이 시대의 '아버지 상'이라는 주제 의식이 발걸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산업화 시대,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흘리며 희생적으로 봉사했던 우리 세대의 '아버지 상', 이제 늙어서 쓸모가 없어지니 버리려고 하는 멸치 같은 존재….
어찌보면 지금 개혁하려는 공무원연금법도, 그러한 아버지 상을 연상케 합니다. 국민연금과 형평성을 논할 때 쉬운 방편으로 하향 평준화에 골몰하지 말고 어려울지라도 상향평준화를 꾀하고 그러한 길을 찾아가는 고민을 함께 하는 길을 목표로 했으면 합니다. 사실 지금의 국민연금은 노후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것을 수익자가 더 내면서 복지선진국처럼 노후를 빈곤층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복지국가의 긍극적 목표가 아닐까요?
가정에서나 국가에서나 이 시대의 아버지를 '다시 멸치' 처럼 국물 우려내고 버려지는 멸치 취급을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 무대 장면의 잔상에 오버럽 되어 되살아나더이다.
허허, 우려내고 버려지는 이 시대의 아버지들….
동네 카페에서 생맥주 한잔으로 목을 추겼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인사 장면 한컷 찰각~~
첫댓글 출연진이나 연출진들이 굵직굵직하군요~~~
거기다가 '아서 밀러'의 작품이라니 신뢰가 갑니다~~~
우리들의 현재와 접목시킨 점이 압권이겠군요..
좋은 소식 감사드려요~~~ ^^
그 '아버지'들도 한 때는 은빛으로 푸른 바다를 헤치며 꿈을 펼쳤는데...우려내고 버려지는 이 시대의 아버지상이 아닌 당당한 아버지상을 꿈꾼다면 간큰 남자인가요?ㅋㅋ
찬찬히 읽는 것은 다음으로 미뤄 놓고, 두 연극인이 주는 아우라로 대신 느껴봅니다.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