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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일컬어 ‘인권’이라고 한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정당한 자기 몫을 누릴 수 있을 때, 인권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고, 때로는 그러한 차별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인 양상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이 책은 “인간의 존엄은 취약함 속에 깃들어 있다”는 명제를 내세우고, 저자가 인권의 기본적인 항목들을 설정하여 그 의미를 자세히 짚어주고 있다. 인권의 기본적인 자세가 바로 제목에서 드러내고 있는 바 <사람을 옹호하라>라는 구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인권의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인 소중한 가치들에 대하여’ 모두 12개의 단어를 통해서, 각각의 의미를 규정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항목들을 설명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그러한 가치들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의미와 행동 양삭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덕목이라고 할지라도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때, 오해가 발생하고 그릇된 인식과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소수자들의 입장에서 함께 외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권 의식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고양시킬 수 있는 태도라 할 것이다.
1장에서는 ‘인권 -가치들의 나침반’이란 제목으로, 인권에 대한 정의와 그 가치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어지는 내용들에서는 인권을 위한 가치들에 대한 설명과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오해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바람직한 우리의 태도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이제 그 덕목들을 하나씩 짚어보자면 ‘존엄 -평가가 아니라 존중이다’(2장), ‘권리 -권리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3장), ‘상호성 -차이를 이해하는 방법’(4장), 그리고 ‘자유 -서로를 만나는 힘’(5장) 등 각각의 항목들이 지니는 핵심적인 사항들을 제목에 병기하고 있다. 그리고 각 항목의 앞부분에서 그러한 가치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 ‘평등 -차이를 고려하는 세심한 힘’(6장), ‘연대 -인권의 동력’(7장), ‘반인권적 가치 -누가, 왜 인권의 진전을 허물려고 하는가’(8장), 그리고 ‘안전 - 가만있으라는 사회가 위험하다’(9장) 등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를 통해 어린 학생들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희생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선장을 비롯한 기성 세대는 어린 학생들에게 ‘가만있으라’는 방송을 했고, 그 결과 구할 수도 있었던 아이들이 희생되어야만 했더 것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통제와 제약에 길들여진 사회는 ‘반인권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태도 역시 공동체의 유지를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인권의식을 키우고 그 가치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권의 마음 -인권은 왜 마음을 중요하게 다루는가’(10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발동되어 ‘인권 감수성’(11장)이 생겨날 수 있으며,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자유의 다른 이름’인 ‘책임’(12장)이 함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인권을 구성하는 이러한 가치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그 의미를 짚어내고,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할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덕목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한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인해서 오해하고 있는 내용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나와 타인의 위치를 한번쯤 바꾸어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인권의 의미를 깊이 고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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