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의 차를 타기 전에 전 꼭 챙기는 게
있습니다.
건전지를 충전하고
시디 플레이에 알맞는 시디를 고르고
시디는
계절이나 날씨 , 또는 기분에 따라 종류가 많이 달라집니다.
가을에는 성악곡을 많이 듣는데
또 빼놓을 수 없는 컨츄리 싱어 존덴버를
잊지 않고 챙기는 건 버릇입니다.
그가 도밍고와 퍼헵스 러브를 불러
클래식과 팝의 접목이라는
경이롭고 신선한 충격을 우리들에게 선물했고
그래서 아마도 특권층의 전유물이던 클래식을
대중화 시키는 데 약간의 중간 역활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용감한 도밍고가 허물어뜨린 벽을 짚고 넘어가야 하겠지만...
암튼 존덴버를 무척 좋아하는데
몇 해 전 그가 경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던 날,
시월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저는 충격을 받았답니다.
그 다음날 제부도 가는 길에서 네 시간 쯤 존덴버의 시디를 듣고
또 들었군요.
그의 노래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94년도 이던가요?
'그린콘서트'란 타이틀로
올림픽 잔디 광장에서 그의 내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저는 표를 예매해 놓고 그 날
네시간 전에 공연장에서 입장을 기다렸습니다 .
덕분에 맨 앞쪽에 앉아 그렇도록
큰 그의 모습을 맘껏 눈으로 즐길 수 있었는데 암캐도 제 박수 소리가
엄청 요란을 떨었을 게 분명합니다.
후에, 그 실황 시디를 구 입했는데요,
저는 그 시디를 들을 때 마다 제 소리를 함께 듣는 듯 감개가 깊습니다.
4시에 시작했던가, 암튼 오후 공연이었는데
그의 등뒤에 붉은 노을이 걸려
퍽 애잔한 정경을 연출해 내고 있었습니다.
그의 노래
선샤인 온 마이 솔져스 메이스 미 해피를 부를 때
색소폰 이 어쩌면 그렇게도 구슬피 울던지....
전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데(선샤인이라는 영화에도 삽입되었죠?)
이 노래를 부를 때나, 들을 때
올림픽 잔디 마당을 애잔하게 돌아나가던
그 색소폰 소리 때문에 가슴이 저려옵니다.
엊그제 충주에 내려가면서
올라오면서
그를 추도하며 내내 존덴버의 노래만 들었군요.
그의 아내 애니를 사랑해
애니스 송을 만들었지만 이혼을 했고
결국 그는 애니의 집에서 멀지 않은 바다에 묻히고 말았군요.
선샤인....의 노랫말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행여 우리 보배님이 올려주실 것 같아
이렇게 넌지시
애기를 꺼내어 봅니다.
이 좋은 볕,
정말 수출을 하면 봉수님도 돈을 벌수 있을지 모르는,
우리나라 만의 특별한 가을 볕이
사방 곳곳에
내려비치는 가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