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 김영랑,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이번에 다룰 시 '거문고'에서는 암울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이를 견디고 있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켜지 못하는
'거문고'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 속의 상황과 화자의 바램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면서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響宴)에 높이 앉았으려니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바깥은 거친 들 이리떼만 몰려다니고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들 쏘다다니어
내 기린은 맘 둘 곳 몸 둘 곳 없어지다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노호 울들 못한다.
-김영랑, 「거문고」
시의 처음에서 시의 상황이 제시됩니다.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를 볼 때 암울한 혈실이 20년이나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러한 현실에서 기린은 울지 못한다라고 되어 있는데요.
여기서 기린은 상상 속의 동물이지만 실상은 우리 민족이나 거문고를 뜻합니다.
현실이 암울해서 소리를 낼 수 없는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는 것이죠.
2연에서
화자가 기다리는 존재가 드러납니다.
바로 노인인데요.
거문고를 퉁-흔들며 소리를 낼 수 있던 노인은 어느 끝없는 항연에 높이 앉았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이죠.
그러한 희망적 존재는 저 높은 곳에서 보이지 않으니 화자는 땅 우의 기린이 잊힌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하게 됩니다.
3연에서는
암울한 상황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는데요,
이리떼, 잔나비떼들의 위협에 기린은 맘둘 곳이 없이 억압받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마지막에 화자는 문을 굳이 닫고 벽에 기댑니다.
이 밤은 계속되고 기린은 울지 못하는 것이죠.
이때 주의할 점은 이 시에서는 마지막까지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기린은 맘놓고 울들 못한다로 끝나는 것으로 부정적 현실이 지속됨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 시는 현실의 억압에 의해 소리를 내지 못하는 거문고를 통해 당시의 암울한 현실을 표현하는데요.
상징적 시어와 대조적 소재를 통해 시적의미를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시와 소설 수능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