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 - 박목월,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오늘 다룰 시 "하관"은 "시체를 묻을 때 관을 광중에 내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뜻에서 유추할 수 있 듯 "하관"은 누군가의 죽음의 상황에서 느끼는 화자의 정서를 노래한 작품입니다.
화자가 누구의 죽음에서 어떠한 정서를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그 정서는 어떻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하도록 합시다.
관(棺)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박목월, 「하관」
시를 읽다보면 죽음을 맞이한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화자의 친 동생이지요.
동생이 죽었고 이에 대한 슬픔의 정서를 노래한 시가 바로 '하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용자체는 간단합니다.
동생이 죽은 후 관을 내렸고 나는 기도하며 슬퍼합니다.
그후 꿈속에서 동생을 보고 동생은 나를 부릅니다.
그리고 나도 전신으로 동생을 부릅니다.
그러나 화자가 전신으로 부른 그 소리는 동생에게 닿지 않습니다. 화자는 인식합니다.
이 소리가 닿지 않을 만큼 이승과 저승의 거리는 멀다고 날 부르는 동생의 소리는 들리지만
내(화자)의 목소리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시는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슬픈 상황이지만 이 시에서 화자는 오히려 담담한 어조로 감정을 절제합니다.
흙’, ‘눈’, ‘비’의 하강의 이미지 등을 활용하고,
2연과 3연에서 이승과 저승의 거리감을 암시하는 표현을 통해 아우와의 단절감을 나타내어
화자의 서러움과 슬픔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간접적 표현이 아우가 없는 이승에서 느끼는 슬픔과 허무감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시와 소설 수능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