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31) ///////
2023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 함종대
가장 낮은 곳의 말言 / 함종대
발톱은 발의 말이다
발은 한순간도 표현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나는 낮은 곳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짓눌리거나 압박받는 곳에서 나오는 언어는 어감이 딱딱하다
그렇다고 낮은 곳 아우성이 다 각질은 아니어서
옥죈 것을 벗겨 어루만지면 이내 호응한다
늦은 퇴근 후 양말을 벗으면
탈진하여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발가락들이 하는 말을 더럽다고 외면한 날이 많았다
안으로 삼킨 말이 발등으로 통통 부어오른 날도 있었다
어둠 속에서 나에게 내미는 말을
나는 야멸차게 잘라내며 살았구나
오늘은 발을 개울에 데려간다
물은 지금 머무는 곳이 가장 높은 곳이라
말하지 않아도 속내를 아는 양
같은 족을 만난 듯 온몸으로 감싸 안는다
발이 내어놓는 울음인지 물의 손길인지
분간할 수 없는 감정이 봄나무에 물오르듯 올라온다
머리를 낮게 숙여 두 손으로 발을 잡아본다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는지 볼까지 흠뻑 젖었다
개울이 발의 울음소리까지 보듬는 걸 보면
오래전부터 산의 발등이나
나무들의 발가락을 어루만져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개울도 울컥거릴 때가 있어 강에 발을 담근다
바다는 말 안 해도 다 안다는 듯 하구를 보듬는다
장사가 어려워 가게를 폐업하던 날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뭍의 등을 철썩철썩 쓸어내린다
[당선소감]
농작물을 해치는 유해조수 퇴치용 울타리 지원사업이 있어
읍사무소에 밭 울타리 신청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당선 전화를 받았다.
낙선한 줄 알았는데 늦게 받은 소식이라 더욱 기뻤다.
부족한 글에 손 내밀어 주신 심사위원님, 전북도민일보에
더욱 노력하는 참신한 글쟁이 모습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읽고 감동 받을 수 있는 눈높이 낮은 시에 큰 울림을 새기고 싶다.
위에서 ‘유해조수有害鳥獸’ 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그 들은 내 글의 뿌리이며 줄기다.
지게 지고 아버지 뒤를 따라다닐 때나 7km 정도 산길을 걸어서 등하교하던 시절 보았던
산토끼 고라니 멧돼지들은 지금까지 내 습작 노트 속을 뛰어다닌다.
무엇엔가 쫓기던 고라니가 건너편 산등성이까지 치달아 문득 멈춰 서서 뒤돌아보듯
마흔을 넘기며 책을 다시 잡았다.
새벽에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호사는 바라지도 않는다.
새벽 2시에 일어나 도매시장엘 다닌 지 30년 가까이 되었다.
상인들이 가게 문을 열기 전에 물건을 납품하고 4시에 우리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
현실 탓을 하며 주저앉고 싶기도 했다.
글을 포기한 날보다 한 줄 글이라고 쓴 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글감을 마음에 품고 일했다.
그러다 보니 원가 이하로 물건을 팔아 아내에게 핀잔을 듣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부족한 남편을 반듯한 아비로 남편으로 포장해 준 아내 박경혜에게 당선의 공을 돌린다.
[심사평] “낮은 곳에서 서로 힘이 되는 것들의 속내를 미려하게 묘사”
‘시인은 ‘시’를 매개로 사람과 사물의 본질을 구현하고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파장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준으로 2023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한 작품 673편을 읽는 동안 여러 번 행복하였다.
너무 많은 비유가 오히려 흠집을 내는 경우가 더러 있기는 했지만,
사물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역량껏 드러낸 좋은 작품들은 시간을 두고 찬찬히 새겨읽고 싶었다.
여러 번 정성 들여 읽는 단계를 거쳐 1차로 선정한 일곱 작품은
「서폐」, 「눈과 발」, 「가장 낮은 곳의 말」, 「동백낭 아래」, 「회색 늑대」, 「유성」, 「마두금」이었다.
일곱 개의 시를 되풀이하여 읽고 난 후
「서폐」와 「눈과 발」, 「가장 낮은 곳의 말」을 2차로 선정하였다.
박승균 님의 「눈과 발」은
적절한 수사와 시적 장치들이 좋았고, 차분하게 주제를 끌고 가는 능력이 돋보였다.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읽을 맛도 있었다.
그러나 어디에선가 있을 법한,
그리고 어느 작품에선가 본 듯한 결말이 마음 한구석을 서운하게 했다.
노수옥의 님의 「서폐」는
‘책허파’라는 독특한 소재를 온전히 형상화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능숙한 언어의 운용이 돋보이고 작품의 분위기를 책임지는
시적 화자의 시선 처리와 묘사도 정연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당선작과 경합했으나 매우 아쉽게 되었다.
2023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함종대 님의 「가장 낮은 곳의 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가장 낮은 곳의 말」은 시상을 무리하게 전개하지 않으면서,
청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매끄럽게 써 내려간 작품이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도 시의적절하였다.
‘발톱’이라는 오브제에서 시작한 시적인 사유를 거침없이 확장해내는 활달함도 돋보였다.
낮은 곳에서 서로 힘이 되는 것들의 ‘속내’를 미려하게 묘사해내는 점도 작가의 가능성을 짐작하게 했다.
대한민국 시단에 무르익은 기량을 맘껏 펼치시기를 바란다.
- 심사위원 : 김영(시인, 전북문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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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함종대 시인의 "가장 낮은 곳의 말言"입니다.
시인은 발과 발가락을 통해 삶의 고단함과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발이 겪는 고통과 피로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위로받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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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발톱은 발의 말이다 발은 한순간도 표현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나는 낮은 곳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짓눌리거나 압박받는 곳에서 나오는 언어는 어감이 딱딱하다 그렇다고 낮은 곳 아우성이 다 각질은 아니어서 옥죈 것을 벗겨 어루만지면 이내 호응한다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에서는
발톱을 통해 발이 겪는 고통과 피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발은 항상 우리 몸의 가장 낮은 곳에서 많은 것을 견디고 있지만,
우리는 종종 그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네요.
짓눌리거나 압박받는 곳에서 나오는 언어는 딱딱하고 거칠지만,
그 고통을 어루만지면 이내 호응한다는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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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늦은 퇴근 후 양말을 벗으면 탈진하여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발가락들이 하는 말을 더럽다고 외면한 날이 많았다 안으로 삼킨 말이 발등으로 통통 부어오른 날도 있었다 어둠 속에서 나에게 내미는 말을 나는 야멸차게 잘라내며 살았구나 오늘은 발을 개울에 데려간다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에서는
시인이 늦은 퇴근 후 피로에 지친 발가락들을 묘사하며,
그동안 자신이 발의 고통을 외면해왔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발가락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은 피로와 고통을 상징하며,
그동안 무시해왔던 발의 언어를 이제는 받아들이고 위로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에 발을 개울에 데려가는 장면은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치유받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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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물은 지금 머무는 곳이 가장 높은 곳이라 말하지 않아도 속내를 아는 양 같은 족을 만난 듯 온몸으로 감싸 안는다 발이 내어놓는 울음인지 물의 손길인지 분간할 수 없는 감정이 봄나무에 물오르듯 올라온다 머리를 낮게 숙여 두 손으로 발을 잡아본다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는지 볼까지 흠뻑 젖었다 개울이 발의 울음소리까지 보듬는 걸 보면 오래전부터 산의 발등이나 나무들의 발가락을 어루만져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에서는
시인이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깊은 위로를 받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물이 발을 감싸 안으며 위로하는 장면은 마치 같은 족을 만난 듯한 느낌을 주며,
발의 울음과 물의 손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머리를 낮게 숙여 발을 잡으며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고,
개울이 발의 울음소리까지 보듬는 모습을 통해 자연의 치유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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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그런 개울도 울컥거릴 때가 있어 강에 발을 담근다 바다는 말 안 해도 다 안다는 듯 하구를 보듬는다 장사가 어려워 가게를 폐업하던 날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뭍의 등을 철썩철썩 쓸어내린다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에서는
시인이 개울과 강, 바다를 통해 자연의 위로와 치유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개울이 울컥거릴 때 강에 발을 담그고,
바다는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하구를 보듬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장사가 어려워 가게를 폐업하던 날,
엄마가 뭍의 등을 쓸어내리던 장면을 떠올리며 자연의 위로를 받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이 구절이 주는 감동이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