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32) ///////
[202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엄마는 외계인 최서정
엄마는 외계인*
분홍장갑을 남겨놓고 지상의 램프를 껐어요
눈 감으면 코끝으로 만져지는 냄새
동생은 털실로 짠 그 속에 열 가닥 노래를 집어넣었죠
온종일 어린겨울과 놀았어요 어느 눈 내리던 날
장롱 위에서 잠든 엄마를 꺼내 한 장 한 장 펼쳤죠 (우리 막내는 왜 이렇게 손이 찰까)
그리우면 손톱이 먼저 마중 나가는
어린, 을 생각하면 자꾸만 버튼이 되는 엄마
눈사람처럼 희고 셀러리보다 싱싱한 이제는 나보다 한참 어린 엄마
소곤소곤 곁에 누워 불 끄고 싶었던 적 있어요
그녀 닮은 막내가, 바닥에서 방울방울 웃어요
놓친 엄마 젖꼭지를 떠올리면 자장가처럼 따뜻해지던 분홍
그녀, 마지막 밤에 파랗게 언 동생 손가락을 털실로 품은 걸까요
반쯤 접힌 엽서를 펼치듯 창문을 활짝 열면
어린 마당에 먼저 돌아와 폭설로 쌓이는 그녀
더는 이승의 달력이 없는, 딸기 맛처럼 차게 식은
별똥별 나의 엄마
꼬리 긴 장갑 속에서 씨앗처럼 동그랗게 잠든 동생의 손이
주머니 속 캥거루처럼 쑥쑥 늙어가요
*엄마는 외계인 - B회사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이름 중 하나
[202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 최서정 씨 수상 소감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 시 창작 모티프”
시 부문 당선자 최서정 씨
전북 문단에 샛별이 탄생했다.
단 한 줄의 문장을 쓰기 위해 숱한 밤을 지새운 최서정, 한경희, 김하진 씨가
‘202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서 시·수필·소설부문에서 우수한 작품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5일 시상식을 통해 기쁨을 나눈 이들은 앞으로의 창작활동에 열정을 쏟아부을 것을 다짐했다.
한국문단의 거목이 되고 싶은 가슴 벅찬 꿈을 안은 새내기 문인들의 당찬 포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전북이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로 나아가겠다는 미래상을 제시한 시점에서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더욱 기뻤습니다.
꾸준히 노력한 내 자신에게 응답을 주는 듯하여 힘이 납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저의 작품을 뽑아주신 배귀선 심사위원님과 전북도민일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시 부문 당선자 최서정(64) 씨는
학창시절에 국어과목을 무척 좋아했다.
특히 시 단원을 공부할 때면 내심 신명이 났다.
‘글 쓰는 할머니’를 꿈꾸며 주저 없이 국어국문학과 국어교육학을 전공했지만,
글밭을 다져가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직장 생활을 했을 때는 수첩에 바로 옮겨 적지 못한 탓에 문득 떠오른 시상을 놓칠 때가 많았는데,
요즘은 시와 자주 밀당하며 연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행복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적 안목이 협소한 건 아닐까?
시 세계가 서정시의 본령에만 갇혀있는 건 아닐까?
이것 말고 뭐 신선한 시어가 또 없을까? 고민하며 밤을 지새운 적이 많았다.
분명한 것은 노력한 만큼 발전할 거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당선작 ‘엄마는 외계인’은
지금은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두고 간 장갑 한 켤레가 창작의 모티프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의 삶과 정신은 그의 인격 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최 씨는 “벌레, 풀, 꽃 등 온갖 작고 여린 미물들을 당신의 자식으로 여긴
그녀의 마음속에 생명 사랑에 착안한 詩性이 가득한 것을 저는 고귀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며
“그녀는 시인이 아니었지만, 큰 시인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작의 힘은 고독이다.
최 씨는 “농촌에서 중농가의 딸로 태어났으나,
혼자 뜨는 달처럼 스스로 저 자신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삶을 살 때가 많아 목표를 향해 걷다가 쉬고,
쉬었다가 걷기를 반복하는 동안 고독은 저에게 밀어내려야 밀어낼 수 없는 가장 친근한 벗이 되었다”면서
“그 고독 때문에 소박하나마 몇 가지 꿈을 이룰 수가 있었다.
절실하게 고독할 때 제 속의 저를 만났고,
그것이 곧 시 창작의 에너지로 연결됐다”고 했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다른 사람이 아직 찾아내지 못한 시적 소재를 발굴해 내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며
“기후변화와 환경생태 문제, 사회적 약자들의 젖은 목소리를 톺으며,
시의 밭이랑을 꾸준히 일궈나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씨는 지금도 혼자 외롭게 시를 쓰고 있는 시인들의 앞길에도
문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나누고자 했다.
“시와 사람이 하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내게 찾아와준 고마운 시에게 덜 미안할 거라 여깁니다.
그 어림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저는 정작 누구보다도 서툴게 살아왔지 싶습니다.
얼굴에 묻은 먼지를 날마다 씻어내듯 이제는 이전보다 더 저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로 살고자 합니다.”
김미진 기자
[202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평 “문맥을 통솔하는 이미지가 신선, 상당한 습작과정 엿보여”
배귀선(시인·문학박사)
2024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는 도내 거주자 및 출신자 대상으로 공모되었다.
이는 지역 문학 발전을 위한 전북도민일보의 관심에서 비롯된 실험적 방안이자
2024년 전라북도특별자치도 선정에 즈음한 지역 작가의 기회 창출을 염두에 둔 과정이라 판단된다.
지역을 한정한 만큼 응모 편수의 저하와 작품 수준의 미흡이 염려되었다.
그러나 시 부문에 상당량의 편수가 응모되었고 무난한 작품 또한 엿보였다.
심사자는 응모작 중 우선 5명의 작품을 본심에 올리고 고민 끝에
김겨울의 「의자」와
최서정의 「엄마는 외계인」을 당선작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의자」는
“오랫동안 말을 다뤄온 언어들”에서 보이는 ‘말[馬]’과 ‘말[言]’처럼 시적 대상과 시적 자아를 동일화하는
동화(同化)적 구성이 돋보였다.
다만, 이러한 감각적 문장들이 확장되어 주제 구현을 감당하지 못하고 미온에 머문 점이 흠이었다.
이는 주관적 관념을 객관화하는 과정에서 독자를 설득할 만한 이미지 제시의 결여로 이러한 현상은
「의자」와 함께 투고한 다른 작품에서도 드러나 있었다.
즉, 시의 중심축이 되는 일련의 서사적 구성이 변환 혹은 전환을 통해 확장되지 못하고
평면적 서술에 그친 점이 그것이다.
「엄마는 외계인」은
정제된 시어와 절제된 문장이 눈길을 끌었고,
문맥을 통솔하는 이미지가 신선했다.
“그리우면 손톱이 먼저 마중 나가는” 시행이 보여주는 것처럼 어휘와 문장이
상보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촘촘한 긴장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주관적 관념을 형상화하는 치밀함도 돋보였다.
아쉬운 것은, 시 전반을 훑는 상실에 관한 암울한 정서의 부유가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선하기에는 미흡했다.
그러나 다행히 ‘~요’체의 경쾌한 어미 작동이 우려의 추(錘)를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었다.
차분하고 조용한 가운데 주제를 밀고 나가는 힘 또한 심사자의 시선을 붙들었다.
이는 시인이 언어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주체가 되도록 한 발 뒤로 물러서 견자의 입장을 취할 때
가능한 것으로, 응모자의 상당한 습작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눈사람처럼 희고 셀러리보다 싱싱한”에서처럼 침윤된 내면의 무게를 서정으로 감량할 수 있는 능력에 더해
나머지 응모작 두 편을 관통하는 직관과 통찰 또한 더 나은 앞날을 기대하게 하여 당선작에 선했다.
당선자는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정진해주길 바라며,
낙선한 응모자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한다.
심사위원 = 배귀선(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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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매우 감성적이고 시적인 표현이 가득하네요.
어머니와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어머니를 별똥별에 비유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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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엄마는 외계인* 분홍장갑을 남겨놓고 지상의 램프를 껐어요 눈 감으면 코끝으로 만져지는 냄새 동생은 털실로 짠 그 속에 열 가닥 노래를 집어넣었죠
Copi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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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어머니와 동생에 대한 따뜻한 기억과 감정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남긴 분홍장갑과 동생이 털실로 짠 노래가 그리움을 자아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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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온종일 어린겨울과 놀았어요 어느 눈 내리던 날 장롱 위에서 잠든 엄마를 꺼내 한 장 한 장 펼쳤죠 (우리 막내는 왜 이렇게 손이 찰까) 그리우면 손톱이 먼저 마중 나가는 어린, 을 생각하면 자꾸만 버튼이 되는 엄마 눈사람처럼 희고 셀러리보다 싱싱한 이제는 나보다 한참 어린 엄마 소곤소곤 곁에 누워 불 끄고 싶었던 적 있어요 그녀 닮은 막내가, 바닥에서 방울방울 웃어요 놓친 엄마 젖꼭지를 떠올리면 자장가처럼 따뜻해지던 분홍 그녀, 마지막 밤에 파랗게 언 동생 손가락을 털실로 품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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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어머니와 동생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애정을 담고 있네요.
특히, 어머니를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꺼내어 펼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동생의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모습도 감동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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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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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접힌 엽서를 펼치듯 창문을 활짝 열면 어린 마당에 먼저 돌아와 폭설로 쌓이는 그녀 더는 이승의 달력이 없는, 딸기 맛처럼 차게 식은 별똥별 나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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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을 매우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네요.
어머니를 별똥별에 비유하며, 이제는 이승에 없는 존재로 묘사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창문을 열면 마치 엽서를 펼치듯 어머니의 기억이 돌아오는 장면이 아름답고도 슬프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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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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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긴 장갑 속에서 씨앗처럼 동그랗게 잠든 동생의 손이 주머니 속 캥거루처럼 쑥쑥 늙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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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동생의 손을 씨앗과 캥거루에 비유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네요. 동생의 손이 주머니 속에서 자라나는 캥거루처럼 늙어간다는 표현이 매우 독특하고 인상적입니다.
이 글의 출처가 궁금한데, 혹시 어디에서 발췌한 것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또는 이 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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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낸 사람 당신:
어머니와 동생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요.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어머니와 동생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감동적이죠.
이 글은 어머니와 동생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사랑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어머니가 남긴 분홍장갑, 동생의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모습,
그리고 어머니를 별똥별에 비유한 부분들이 특히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