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Channahon에서
난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우리 이웃인 린다가
이곳 감리교회에
코리안 목사님이 오셨다고 알려주었다.
한인이 없는 이곳에
한인 목사님이라니 반갑긴 했지만,
나와 우리 가족은 17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온 이후
미션 바이블 교회에 다니고 있기도 하고,
내가 무늬만 크리스천인 나일론이기도 하고,
또 자격지심이겠지만
남편이 한국사람도 아니고 미국인인데다
우린 너무도 평범한 사람이라
목사님을 찾아뵙고 인사하는 게 뭐해서
궁금하긴 했지만, 찾아뵙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에
데이비드 동기생 엄마로 나와 친분이 있는 미셜이
우리 시 감리교회 교인이었던지
자기 목사님 부부가 한국에서 오신 분이라며
내 연락처를 드렸으니 전화하실 거라며
목사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여전히 내가 먼저 전화드리기가 뭣해서 그냥 있었는데,
일주일 전 금요일에 사모님이 전화를 주셨다.
미셜로부터 이곳에 한국사람 있다는 소식 듣고 반가웠다고.
교회에서 사택을 제공해 교회 근처에 사신다면서
금요일에 점심 식사에 초대를 하셨다.
난 이곳이 조금 시골이라
목사님께서 다른 곳에 사시면서
교회로 출. 퇴근하시나 했었다.
미셜로부터 나에 대해 들어셨겠지만,
(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좋은 말만 해주기에 100% 믿으면 안 된다)
아직 만나지도 않았고,
처음 전화로 인사만 하고서
집으로 식사 초대를 해 주셨다.
그 주말엔 내가 손님을 두 팀이나 초대해 시간이 없었다.
난 여태껏 살면서 항상 내가 먼저 초대를 했기에
먼저 초대받기는 난생처음이었고,
특히나 목사님 사모님께서 댁으로 초대해 주셔서
영광스럽고, 황송하기까지 했고,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선입간이 없는 좋은 분이신 것 같았다.
사모님의 휴대폰이 고장 나 내가 오전에 보낸 문자와 전화를 못 받아,
약속시간보다 내가 늦게 도착해 만두가 불었다.ㅎㅎ
부모님께서 이북출신이라
겨울에 항상 김치만두를 직접 만들어 먹곤 해
사모님도 만두를 만들어서 드신다며
직접 만든 손만두로 떡만둣국에 탕수육까지.
음식도 잘하시고, 엄청 알뜰하셨다.
목사님께서 신방을 가실 때도
직접 만든 만두로 튀김을 해서 신도들에게 드린다고.
일주일 뒤 우리집에서 저녁 식사 마치시고 도 목사님 부부와 함께
평소에 말없는 남편이 목사님과 이야기를 너무 잘해 분위기가 좋았다.
목사님이 이곳에 친구가 없으시니 한번씩 부부 동반으로 만나도록 해야겠다.
도 목사님께선 미국에서 공부 마치시고,
계속 미국인들 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다고.
미국 감리교는 교단에서 교회를 관리하며
목사님들이 평균 5년마다 파송하시기에
시골의 작은 감리 교회에서도 목회를 하셨고,
이곳으로 오시기 전엔
세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시카고 근교에 있는 지역 감리 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다고.
막내아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교단에 말씀드렸더니
이곳으로 파송을 받으셨다고.
만난 적도 없는 날 집으로 초대한 사모님은
주방에서 바쁘셨는데,
정말 밝고, 귀엽기(^^)까지 하셨다.
전화했을 때 간단하게 떡만두국 해주겠다고 해
그럴 경우 난 떡만두국에 김치하나인데,
정갈한 상차림에
탕수육까지 만들어 한상 가득해 놀랬고,
만두도 직접 만든 거라고 해 또 놀랬다.
(집에 올 땐 우리 식구들용으로 싸 주시기까지).
내가 누구 집에 먼저 초대받기는 처음이라고 했더니
사모님이 나랑 같은 과였다.
사모님도 본인이 늘 댁으로 초대하신다고.
목사님은 상당한 애처가셨고,
1녀 2남인 자녀들은
위로 둘은 대학졸업하고 취직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고,
막내는 대학에 가 기숙사 생활하고 있어
집에 두 분만 사신다고.
자녀들이 지난 12월 초에 집으로 와서
근 한 달 지내다 돌아가 내게 연락이 늦었다고.
더 일찍 알았으면 아이들까지 모두 우리 집으로 초대했을 텐데.
목사님들이 박봉이신지
우리교회 원로 목사님 사모님이
거라지 세일을 많이 다니신다며
본인을 그라지 세일의 여왕이라시더니
도 목사님 사모님도 얼마나 알뜰하신지
아이셋 키울때 새옷 사준적이 거의 없으시고,
집에 있는 가구들도 중고품이라고.
가시는 곳마다 텃밭에서 고추, 오이, 상추와
깨잎등을 직접 농사를 짓는다며
우리도 텃밭을 하고 있다니 관심을 가져셨다.
8년전엔 사시던 지역에서
상당히 넓은 커뮤니티 가든을 주어서
고추를 100포기 심었는데,
너무 매운 고추라 먹을수가 없었다고.
그래도 농사지은거니 아까와서 버릴수도 없고해,
그 많은 고추를 모두 장아찌를 담아서
수제비 다대기로 사용하기도 하며
여지껏 드시고 계신다고.
해마다 소스를 끓이고 식혀서 보관했더니
아직까지 괜찮다고.
세상에 살림의 여왕이셨다.
그동안은 아이들 키우느라 바빴는데,
이젠 아이들도 다 독립했는 데다
이곳은 시골이라 여가 생활할게 별로 없으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시다고.
목사님께서도 사모님께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단
어떤 일이든 몇 시간씩 일을 하게 되면 활력도 되니
찾아보라고 하셨다.
사모님은 결혼 전에 한국에서 대학 졸업후
좋은 직장에 다녔지만,
미국으로 와서 아이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를 했기에
경력이 없었어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돈보단 소일거리로 몇 시간 일을 하는 거라
집 근처에 있는 달러 스토어에 캐시어 모집하면
지원해 볼까 하셨다.
목사님 사모님께서 그런 일을 하시겠다고 해
속으로 놀랬다.
정말 마인드가 오픈되신 분인 듯.
처음 만났는데 이야기가 끝이 없었고,
나랑 비스한 점이 많았다.
우린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창밖을 보니 어두워져 시계를 확인하니
세상에 5시가 다 되었다.
첫 만남에 그렇게까지 오래 있었어 실례를 했다.
목사님은 그렉과 잘 맞을 것 같았다.ㅎㅎ
다음 토요일 저녁에 우리 집으로 오시라고 초대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에 좋은 한국 친구가 생겼다니.
땡큐 갓!
이곳에서 함께 하는 동안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면.
그리고 주님께서 도 목사님께서 목회 활동 잘하시도록
많은 축복과 은혜 주셔서
Channahon 감리교회가 다시 부흥하게 되길 기원드리며,
4년 뒤 도 목사님과 사모님이 이곳에서의 5년이
좋은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드린다.
앤드류 엄마 경란
첫댓글 사모님이 아주 앳되보이시네요
음식도 잘하시고 텃밭에 농사도 잘 지으신다니...
손이빠르고 부지런하신가봐요
앤드류네서 참 좋은 친구를 만났네요
더구나 그렉도 목사님과 잘 맞을것 같고...
요즈음 미국교회가 잘 안되는지
문닫는 교회가 많다고 들었어요.
이동네 한 미국감리교회에 가 봤는데 사람들이 적더라구요
그래도 미국 감리교는 재단이 있어서
재정이 적은 교회의 목사는 재단에서 봉급도 주는것 같고
또 은퇴하면 재단에서 연금도 받는것 같더라구요.
사모가 저보다 2살 적은데, 얼굴은 10살쯤 젊은듯.ㅎㅎ
엄청 살림꾼이시더군요. 집안 가구와 목사님과 본인옷뿐만 아니라
아이들 고등학교 다닐때까지 비영리 단체에서 판매하는 헌가구와 헌옷을
사 입었다고. 이곳도 감리교회가 계속 쇠락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감리교는 재단이 있었어 교인이 적어 재정이 열악한 교회는
재단에서 목사님 급여를 주는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교회에서 목사님 급여를 지불하기에 전임가실때 급여가 깎여서 가시기도 한다고.
그리고 목사님들 급여가 생각보다 많이 적어서 놀랬습니다.
사모님이 목사님 목회 뒷바라지를 정말 너무 잘해주시네요. 미국교회는 어떤지 몰라도,한국교회는 특히 중소형교회들은 목사님 보다 더 힘든게 사모님이거든요.교인들 비위 맞춰줘야 하니.미국에 살때에 한인교회 다녀보면,아무래도 재정이 튼튼한 대형교회들이 아니다보니,목사님&사모님 내외분들이 직업이 있어서 그거로 생계를 꾸리시더라구요.
저 목사님은 미국인교회 목사님이신거로 이해하고 있는데 (글내용상) 설교를 영어로 하시고,미국인 교인들과 소통하시는건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이상,말씀 전달하는 느낌이 다를텐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기도를 하셨을까 싶고,앤드류아빠랑 잘 맞으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러게요, 말씀 들어보니까 한인교회 목사님과 사모님들이 고충이 많으시더군요.
그분은 미국 교회에서 사역을 하시니 미국 교인들은 목사님 사생활을 존중해 주기에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으시다고 하시더군요.
한국에서 목회를 하시다 미국으로 유학오셔서 대학원을 마치시고,
그후 계속 미국 감리교회 소속으로 목회를 하신다고.
미국 감리교회엔 백인 목사가 점점 감소하고 있어 한인 목사님들이 꽤 많으시더군요.
좋은 목사님이시네요.
먼저 목사님댁에 식사초대 받는 일은 요즘 드믈거든요.
처음 그리크지 않은 작은 교회나가기 시작했는데,
거의 1년 다 지나 가도록 심방와 주시는 목사님도 드믈어요.
그런데 식사초대도 해주시고,또 앤드류님댁에도 초대받으셔서 오셨군요.
목사님내외분 인상도 좋으셔서 저도 가까우면 그교회에 나가고 싶어요.
저는 버지니아로 이사와서 백인 침례교회에 나가고 있어요.
뉴져지에서는 한국교회에 나갔었지요.
처음 얼마간은 친정어머니 다니시는 한인 교회에 나갔었는데,
거리가 1시간정도 멀어서, 왕복 2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라 ...
지금은 운전해서 10분거리에 있는 백인교회에 나가고있어요.
교회가 가까우니 좋아서 다니고는 있지만,
한인교회에 나갈까 생각도 하고 있어요.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깝고 좋은 교회 찾기가 쉽지 않네요.
앤드류맘님 좋은 목사님 만나신것 부럽네요.
저도 목사님댁 식사 초대는 처음이었습니다.
저희는 미국 교회에 다니고 있는데, 미국 교회는 목사님께서 심방을 가시지 않더군요.
교인이 입원하면 페밀리 목사님이 병문안 가시더군요.
미국 교회는 자원봉사도 하고,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해야 교인들과 친구가 되지
교회를 20년이상 다녀도 예배만 참석하면 그 교회에 예배 참석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이라 마찮가지인듯.
가까이 좋은 교회있는것도 큰 축복인듯.
푸른하늘님께서 가깝고 좋은 교회 만나게 되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