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553) 가치와 육신의 표출 - ② 갈증 채우기와 울타리 만들기/ 시인 이승섭
가치와 육신의 표출
Daum카페/ [가치와 육신의 표출]
② 갈증 채우기와 울타리 만들기
시는 언어가 아니라 가슴으로 쓰는 고백이다.
그렇기에 잡다한 요설과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간명하고 진실한 감수성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응축하는 힘이 들어있는 것이다.
진리란 복잡하지도 않고 명료하기 때문에 함축적인 의미를 내장할 뿐만 아니라
신념의 힘을 가지고 있어 감동을 전달하는 통로를 갖추게 된다.
이런 이치를 확보하기 위해서 시는 독특한 언어의 의장을 갖추는 기교가 필요한 것이다.
즉 산문이나 일기가 팽창적인 특징,
사실성의 집중화를 필요로 한다면 시는 응축에 필요한 언어의 장치를 갖추는 시적 재능이 필요하다.
습작의 시일과 시의 완성도는 비례한다.
물론 시의 특성은 상상의 절대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과
변화를 수용하는 재치가 있어야 함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기에 고급의 예술이면서 고도한 정신의 위치를 확보한 사람에게만 시가 탄생되는 것이다.
적어도 시는 장바닥의 악다구니가 아니라 청산을 건너오는 삽상한 바람이거나
따스한 햇살의 체온을 전달하는 힘을 가진다.
시가 감동의 산물로 남는 이유는 정서의 고급한 확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
김연정의 정서는 포용의 이미지가 가득하고 기독교인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고
시를 일별했을 때 느끼는 감상이었으며,
시에 담는 정서는 천편일률이라는 고정된 생각을 예외로 느끼는 것 같다.
사람이라는 의도에 충실한 인상이 커버하는 점은 머리말에서 포착된다.
삶이 산에 오르는 비유로 시작한 사고는 ‘주고받아야 인생의 살맛’을 감삭할 수 있는 있다는 뜻과
나이가 지긋한 어머니의 고통 어린 노년의 삶에서 수족을 마음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일이
기쁨이고 행복이란 사실,
타인의 보폭을 맞추고 더불어 체온을 나누면서 사는 일생.
아가페적인 강조가 두드러져 보인다.
이같은 소회는 시인의 삶의 뜻이요, 사상의 고정이라는 점에서 시의 특성과 맞물려 가고 있다.
< ‘이승섭 시평집, 문학의 혼을 말하다(이승섭, 마음시회, 2022.)’에서 옮겨 적음. (2024. 6. 6.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553) 가치와 육신의 표출 - ② 갈증 채우기와 울타리 만들기/ 시인 이승섭|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