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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50) ///////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 정연희
귀촌 / 정연희
귀가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멀고 가까운 말들도
촌에서는 하나로 연결된 귀가 된다
귀걸이처럼 빛나는 소문들
귀가 제일 빠른 곳은 촌이다
특용작물을 심은 노총각의 이야기, 젊은 며느리와 늙은 시어머니와 다국적 갈등, 파리 한 마리와 한나절을 놀았다는 과부댁, 허리가 점점 늦가을 풀포기처럼 구부러지는 재 너머 노인, 합죽의 입 꼬리에서 뛰어오는 손자들 부러운 마음 감추고 듣는 독거노인들 이야기가 점심 물린 마을회관에 가득하다. 토지수용 소문에 동네가 술렁이고 쇠약한 용돈을 먹고 약장사가 지나가고 나면 촌에는 보일러 공기구멍에 집을 짓는 새와 부엌이 놀이터인 쥐가 퍼트리는 소문이 있다
반상회가 끝난 자정 무렵
민화투 점수로 오고가는
소문의 끄트머리들이
텅 빈 까치집으로 들어간다
폐가는 집 비운 소문으로 흉흉하고
논두렁에는 논두렁 소문이 길게 늘어나고
어쩌다 주춤했던 귀들도
오일장 다녀 온 뒤로 다시 무성해지는
이발관 그림 같은 풍경에 뛰어든 사람들
밤이 빨리 찾아오는 촌 풍경에
바쁜 귀가 몰입해 있다
[당선소감] "시가 쇠약한 농촌에 울림 줄 것"
내 생애 가장 근사한 선물인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우리들의 고향은 비약적이고 시린 곳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도 늘
어미닭이 병아리를 품듯이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해주는 모체다.
점점 쇠약해져가는 농촌의 현실이 마음 아프지만 시란,
그 본질적인 곳에서 울림을 줄 것이라고 믿었다.
되돌아보면 비탈길을 내려와 햇살 쏟아지는 신작로로 떠나 온 그곳.
화려한 도색의 글들이 쌩쌩 지나간 뒤를 바라볼 때마다 나의 글은
갓 도시에 입성한 사람처럼 주눅이 들고 한없이 초라했다.
그런 시를 위로한 것은 바람의 속삭임이었다.
바람은 내 손을 잡고 물결치는 푸른 보리밭을 날다가 꽃가지를 흔들어대며 깔깔거리기도 했다.
그 촌스러움은 한없이 작아지다가 흙과 햇살과 바람과 별빛을 가득 채우는 넓은 가슴이기도 했다.
소박한 시를 쓸 수 있는 환경과 우리들의 고향인 촌에 감사한다.
또한 힘을 실어 주신 유안진, 이동희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두 분의 선택에 누가 되지 않는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다.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딸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한 날이다.
늦게 찾아 온 시가 늦은 것이 아니라 이미 어린 날의 순박한 체득이었음을 고백한다.
우리들의 고향을 위해 언제나 흙냄새 나는 정론을 펼치고 있는 전북일보에 감사드린다.
잊지 않고 글다운 글 열심히 쓰겠다.
[심사평] "사라져가는 우리 것 지키는 시심"
시문학이 지닌 제일의 가치는 문학적 진실에 있다.
문학적 진실은 필연적으로 사유의 깊이와 미학적 감동으로 이루어진다.
시를 읽는 사람의 정신세계에 파열음을 내는 사색적 자극,
물신의 재미에 빠져 사는 사람에게도 격조 높은 심미적 쾌감을 주는 표현의 아름다움이 결합하여
시를 시답게 한다.
그것이 바로 문학적 진실이다.
이런 시문학의 진리를 외면한 채 시류에 편승하거나
소위 ‘신춘문예형’ 시 쓰기로 독자를 현혹하려는 자세를 경계한다.
그런 경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시문학 지망생들이라면 반드시 화자의 체험이 깊이 육화되어 있어야 할 것이며,
그 체험적 진실이 미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우리말을 갈고 다듬는 일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시인의 제1사명이 바로 모국어의 지킴이가 아니겠는가.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여덟 응모자 33편의 작품을 정독했다.
제목이 곧 제재라면 김정숙 씨의 ‘새우가 쓴 고래의 자서전’은
‘새우가 쓴 고래의 전기’여야 마땅할 것이며,
한문수 씨의 ‘폭우를 만나다’에서는
중심 제재인 ‘폭우’를 형상화하려는 진술들에서 폭우의 원관념이 실종되고 말았다.
체험적 진실이 깊이를 이루지 못한 점,
표현의 언어 감각이 의욕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런 작품들을 제외시킬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남은 작품은
김진희 씨의 ‘허공’과
최인순 씨의 ‘불을 자르는 사내’와
정연희 씨의 ‘귀촌’이었다.
세 응모자들이 함께 묶어 응모한 다른 작품들까지 면밀히 검토하면서 ‘허공’은
참신한 발상에도 불구하고 체험의 내면화 정도에서 섬세함이 모자라다 보았으며,
‘불을 자르는 사내’에서는
우리말을 가꾸고 다듬으려는 의장(意匠)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이를테면 “파란 불꽃만 피워 올린 한 그루 불꽃, 정원사가 다듬어 놓은 불은 몇 백 년을 활활 타오를 것이다”
등의 표현의 참신성에서 끝까지 당선작과 겨루었다.
그러나 ‘귀촌’의 장점을 넘어서지 못했음을 아쉽게 여긴다.
당선작 ‘귀촌’의 미덕은 많다.
사소한 듯이 보이는 소재들에서 사라져가는 우리 것의 소중함을 지켜내려는 시심(詩心),
모국어의 지킴이로서 올바른 시인의 사명에 대한 자각,
체험이 육화되어 스스로 우러나온 ‘태어난 시’이지 ‘만들어진 시’가 아니라는 점,
타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몸담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정면으로 맞닥뜨려 이를 형상화해 내는
시안(詩眼)의 참신함 등에서 당선작으로 밀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보았다.
‘귀촌’이 함축하는 세계가 오늘의 농촌-시골마을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열어주는 것은 물론
막연한 ‘소문’으로 피폐화되어 가는 현실에 대한 의장은 뜻있게 보였다.
다른 응모작들 ‘까끄라기’ ‘바람수습’ ‘씀바귀’에서도 고른 밀도를 보여,
이 당선자가 펼쳐 보일 시문학의 장래를 안심할 수 있겠다는 것도 당선작으로 미는데 힘이 되었다.
좋은 시를 만난 느낌이 소중하다.
아깝게 선에 들지 못한 시문학 지망생들의 분투를 빌며,
당선자의 문운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 심사위원 유안진, 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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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정연희 시인의 "귀촌"이라는 작품이네요.
시골 마을의 일상과 소문들이 귀를 통해 어떻게 퍼지고,
마을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골의 소박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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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보낸 사람 Copilot:
정연희 시인의 "귀촌"은
시골 마을의 소문과 일상 속에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얽히고설키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된 주제는 소문과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시골 마을에서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그 소문들이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골의 소박한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시를 통해 시인은 소문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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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 주세요.
보낸 사람 Copilot:
정연희 시인의 "귀촌"은
시골 마을의 일상과 소문들이 어떻게 퍼지고,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의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문의 빠른 전파:
시골 마을에서는 소문이 매우 빠르게 퍼집니다.
예를 들어, 특용작물을 심은 노총각의 이야기나 젊은 며느리와 늙은 시어머니의 갈등 같은 이야기가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사람들의 일상:
시골 마을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그려집니다.
과부댁이 파리 한 마리와 한나절을 놀았다는 이야기나,
허리가 구부러지는 노인의 모습 등이 묘사됩니다.
공동체의 유대감:
마을회관에서 사람들이 모여 점심을 먹으며 소문을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는 공동체의 유대감을 보여줍니다.
소문의 영향력:
토지수용 소문에 동네가 술렁이는 모습이나,
약장사가 지나간 후의 소문 등 소문이 마을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밤의 풍경:
반상회가 끝난 자정 무렵,
소문의 끄트머리들이 텅 빈 까치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이는 소문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시는 소문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의 소박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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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 정연희
귀가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멀고 가까운 말들도 촌에서는 하나로 연결된 귀가 된다 귀걸이처럼 빛나는 소문들 귀가 제일 빠른 곳은 촌이다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시의 도입부로,
시골 마을에서 소문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귀가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는 표현은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는 과정에서 마을이 형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멀고 가까운 말들도 촌에서는 하나로 연결된 귀가 된다"는 구절은
거리와 상관없이 모든 소문이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귀걸이처럼 빛나는 소문들"은
소문이 마치 귀걸이처럼 눈에 띄고 화려하게 퍼진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귀가 제일 빠른 곳은 촌이다"는
시골 마을이 소문이 가장 빠르게 퍼지는 곳임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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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용작물을 심은 노총각의 이야기, 젊은 며느리와 늙은 시어머니와 다국적 갈등, 파리 한 마리와 한나절을 놀았다는 과부댁, 허리가 점점 늦가을 풀포기처럼 구부러지는 재 너머 노인, 합죽의 입 꼬리에서 뛰어오는 손자들 부러운 마음 감추고 듣는 독거노인들 이야기가 점심 물린 마을회관에 가득하다. 토지수용 소문에 동네가 술렁이고 쇠약한 용돈을 먹고 약장사가 지나가고 나면 촌에는 보일러 공기구멍에 집을 짓는 새와 부엌이 놀이터인 쥐가 퍼트리는 소문이 있다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시골 마을의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을 먹으며 나누는 소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용작물을 심은 노총각의 이야기:
마을에서 특용작물을 심은 노총각의 이야기가 소문으로 퍼집니다.
젊은 며느리와 늙은 시어머니의 갈등:
다국적 갈등을 포함한 가족 간의 갈등이 소문으로 전해집니다.
과부댁의 이야기:
과부댁이 파리 한 마리와 한나절을 놀았다는 소소한 이야기도 소문이 됩니다.
늦가을 풀포기처럼 구부러지는 노인:
허리가 구부러지는 노인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독거노인들의 이야기:
손자들을 부러워하며 이야기를 듣는 독거노인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외에도 토지수용 소문에 동네가 술렁이는 모습, 약장사가 지나간 후의 소문 등
다양한 소문들이 마을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시는 소문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의 소박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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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회가 끝난 자정 무렵 민화투 점수로 오고가는 소문의 끄트머리들이 텅 빈 까치집으로 들어간다 폐가는 집 비운 소문으로 흉흉하고 논두렁에는 논두렁 소문이 길게 늘어나고 어쩌다 주춤했던 귀들도 오일장 다녀 온 뒤로 다시 무성해지는 이발관 그림 같은 풍경에 뛰어든 사람들 밤이 빨리 찾아오는 촌 풍경에 바쁜 귀가 몰입해 있다
보낸 사람 Copilot:
이 부분은 시골 마을의 밤 풍경과 소문의 흐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반상회가 끝난 자정 무렵:
반상회가 끝난 늦은 밤, 사람들이 모여 민화투 점수를 주고받으며 소문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소문의 끄트머리들이 텅 빈 까치집으로 들어간다:
소문이 마치 텅 빈 까치집으로 사라지는 듯한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폐가는 집 비운 소문으로 흉흉하고:
사람이 떠난 폐가에는 소문만이 남아 흉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논두렁에는 논두렁 소문이 길게 늘어나고:
논두렁을 따라 소문이 길게 퍼져나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어쩌다 주춤했던 귀들도 오일장 다녀 온 뒤로 다시 무성해지는:
오일장을 다녀온 후, 잠시 주춤했던 소문들이 다시 활발해지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발관 그림 같은 풍경에 뛰어든 사람들:
이발관의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사람들이 소문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밤이 빨리 찾아오는 촌 풍경에 바쁜 귀가 몰입해 있다:
밤이 빨리 찾아오는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의 귀가 소문에 몰입해 있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 부분은 시골 마을의 소문이 어떻게 퍼지고,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시골의 소박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