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변 패랭이꽃 / 김종태 시창고
철로변 패랭이꽃 / 김종태
응봉역 높이 솟은 방음벽 곁에 패랭이꽃 피었다
병들어 사람이 마르면 몸의 아픔도 잦아드는가
갈색 반점 퍼진 줄기에 쌓인 더께를 볼 때마다
작년 말 상경하여 지하철 택배 하는 불알친구
차경복이의 움푹 팬 볼이 떠오르고는 했다
공터의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치면
방음벽 넘어 깃털 공은 국철 쪽으로 날아갔다
거긴 저녁에도 닭이 우는 곳이었다
지금은 고층 아파트 화초들이 물 먹을 시간
마실 나온 애완견이 한쪽 다리 엉거주춤 벽에 대니
패랭이꽃도 오랜만에 따뜻한 세수를 한다
고단한 일과를 마친 몸이 빼곡히 기차에 실려 가니
열차의 창으로 흐르는 불빛에 철로변은 환하다
무표정한 저들 때문에 홍백색 패랭이꽃 피어난다
꽃가루가 암술에 닿은 듯 파르르 떠는 잎사귀
모래 위 온통 뿌리 드러나 봄날의 저녁은 잘도 간다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 떠나온 것들의 밤길 ( 시와 시학사. 2004년 )
[출처] 철로변 패랭이꽃 / 김종태|작성자 마경덕
-------------------------------
김종태 시인의 "철로변 패랭이꽃"은
도시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삶의 애환을 표현한 시입니다.
이 시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패랭이꽃:
시의 중심 이미지로,
도시의 삭막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작은 꽃은 희망과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패랭이꽃은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방음벽과 철로:
도시의 소음과 분주함을 상징하는 방음벽과 철로는 현대인의 고단한 삶을 반영합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피어나는 패랭이꽃은 대조적으로 더욱 돋보입니다.
일상과 고단함:
시인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고단함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작은 기쁨을 묘사합니다.
"고단한 일과를 마친 몸이 빼곡히 기차에 실려 가니"라는 구절은
하루의 피로를 표현하며,
그 속에서도 패랭이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통해 희망을 전달합니다.
자연과 도시의 대조:
시 속에서 자연의 요소인 패랭이꽃과 도시의 요소인 방음벽, 철로 등이
대조적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삭막함을 대비시키며,
그 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아름다움을 강조합니다.
이 시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희망과 생명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통해
독자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