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렇게?
식물이 빨리 자랐다는것은 시간도 그만큼 흘렀다는 소리겠지?
아니! 엊그제 옥수수 씨앗을 심었는데 벌써 싹이 새파랗게 올라 온다.
옥수수가 그렇게 빨리 자라나? 하이브레드 스피드 씨앗이라서 인가?
태풍이 지나간지 이틀. 비를 뿌려주긴 했으나 흡족한 량의 비가 아니기에 옥수수밭에 물 한번 더 주기위해 나가보니
파릇 파릇 새싹이 올라왔다.
물 준다고 하다 잘못하면 새싹 순을 밟을까바 하루나 이틀 뒤에 물주기로하고 철수했다.
태풍이 지나갔어도 하늘에 그름이 끼어있어 물주기가 그리 급한것은 아니다.
일전에 한국을 다녀오며 인삼을 키워 볼까하고
인삼씨앗을 사와 개갑에 들어간지 3개월이 흘렀다.
오늘 인삼씨를 파종하기 위해 개갑중인 인삼씨앗을 꺼냈다.
인삼씨앗을 사와 3개월 정성들여 물을 주며 개갑을 시켰다.
인삼씨앗 겉껍데기가 단단하기는 정말 단단한가 보다.
일부는 개갑이 되여 씨앗이 벌어진 놈도 있고 일부는 벌어질 생각도 안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썩었다.
처음 필리핀에 도착하여 개갑을 할려고 진공 포장된 인삼씨앗 봉투를 여니
쉰네가 폴폴 나는게 이상타 했는데, 그래도 일부가 개갑되여 기쁘기도 하고 흐믓하기도 하다.
물론 개갑이 됐다하여 인삼이 다 자라는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반은 성공한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옥수수는 심은지 3일만에 파릇 파릇 새싹이 돋는데,
세달을 땅에 묻어 정성들여 물을 주곤했는데 씨앗이 얼마나 단단하면 이제사 겉씨앗이 열리나?
인삼이 영물이긴 영물인가 보다. 쉽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것 보면
아마 저런 씨앗에서 새싹이 올라 온다면 나는 까무러치게 기쁘겠지?
내가 인삼 농사에 전문 지식이 있는것도 아니고 인삼씨앗이라곤 생전 처음 본 내가 할줄 아는게 있어야 농사를 짖지?
한국은 대부분 대 단위 인삼 농사를 짓기에 토질 관리부터 인삼씨앗 심는 장비를 가지고 간단하게 하는데
나는 이곳에서 일일이 손으로 장비도 만들고 직접 쪼그리고 앉아 일도 했다.
우리 팜캡틴도 인삼이라고는 처음보니 농사 짓는것도 몰라 나에게 일일이 물어보나 낸들 알겠는가?
둘이서 이렇게 하자, 아니다 저렇게 하자 하며 두고랑의 밭에 인삼씨를 심었다.
한국의 인삼씨앗 심는 장비와 씨앗 심기.
한고랑은 일일이 밭에 구멍을 내서 구명에 인삼씨앗을 넣었고,
한 고랑은 밭 위에 슬슬 뿌렸다.(그것도 일이라고 힘들어서 차선책을 쓴거다.ㅎㅎㅎ)
처음에는 구멍 하나에 씨앗 한개씩, 조금 지나서 부터는 한구멍에 씨앗 두개씩...
보기에는 손바닥 만한 밭이건만 씨앗을 심으면서보니 그것도 넓다.
그 너른밭에 씨앗을 다 심고 물을 두번에 걸쳐 흠뻑 주고 물기 빨리 마르지 말라고 햇빛 가리개를 씌웠다.
밭에 인삼씨앗 심는 구멍내는 장비(?)도 만들고...
이렇게 발로 밟아 밭에 구멍을 내고...
나와 우리 농부(팜 캡틴) 둘이서 열심히 구멍에 인삼씨앗을 심는다.
구멍에 인삼 씨앗 1~2개씩.
한고랑은 전체 구멍을 내서 인삼 씨앗을 심고,
다른 한고랑은 구멍을 내지 않고 그냥 밭 위에 씨앗을 뿌렸다.
과연 어느 고랑의 인삼이 잘 자랄지?
인삼 씨앗을 모두 심고 두 고랑 전부 물도 흠뻑 주었다.
물을 준 후 물기 잘 마르지 말라고 햇빛 가리개도 씌웠다.
잘했든 잘못했든 일단 밭에 인삼씨를 심었으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일주일에 두번 정도 물을 주며 일년을 기다려 보자.
죽이되든, 밥이 되든 뭔가 되겠지...
안될 확율이 90%라 해도 나는 열심히 해볼것이다.
8~9년전 우리나라 충북(충남?)대학교에서 트리니다드에(고냉지 야채 주 생산지) 있는 BSU 대학과 자매 결연을 맺으며
인삼씨앗을 심은적이 있었다. 내가 7년전 처음가서보니 간판도 그럴듯하게 세워 놓고
비닐 하우스도 만들어 놓고 하였었는데 실패를 하여 지금은 간판 조차 없다.
그렇게 대학 자체에서 내노라 하는 학생들과 교수들이 실패를 한 인삼 키우기가
아무 지식이없는 내가 될것인가?
그래도 한다. 못할게 뭐 있겠나? 베트남에서도 인삼 키우기를 성공했다 하는데...
이렇게 나는 이곳에서 나 혼자라도 심심할새없이 바쁘고 행복하다.
뭔가 내가 할수있는 특별한 일을 찾으면 된다.
사람이 혼자있을때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 옆에 누가 있어도 외로움은 탄다.
무언가 푹 빠질수있는 일거리를 찾아 그것에 관심과 애정을 갖는다면 외로움은 느낄새도 없거니와
그 일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거움을 찾을수있고, 새로운 경험을 맛볼수 있는것이다.
이렇게 시골 농촌에서 지내는 나는 뭔가 항상 새로운것을 찾고 그 속에서 물랐던 새로움을 알아간다.
인삼 농사 안되고 좋다. 그러나 만에 하나 성공한다면 필리핀에서의 경제학을 다시 열수있는 계기가 될것이다.
내가 인삼씨앗을 노지에 심은 이유는 다른 쉬운길도 있지만
처음부터 쉬운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가봐야 나중에 쉬운길을 가기가 편해서다.
쉬운길을 먼저가면 나중에 어려운 길은 못간다.
노지에서 20%정도의 가능성만 있다면 쉬운길로 가서 다시 승부를 걸어보려 한다.
이제 간식용으로 즐겨먹던 수박이 떨어지니 집사람이 바나나를 가져다 준다.
일명 몽키 바나나인데 겁나게 달고 맛이 있다.
특히 새파란것을 따서 익힌것이 아니라 바나나 나무에서 직접 익은거라
그맛이 특별난것 같다.
인삼씨앗도 심었으니 앞으로는 옥수수 자라는것을 바라보며 하루 하루 지낼것이다.
ㅋㅋㅋ 우리 팜캡틴 오늘 나보고 밭에 스프링쿨러 언제 할거냐 물어 본다.
대책없는 물음에 그냥 웃고 만다.
2015.01.21.
과연 무엇이 필리핀 농촌에서 살고있는 내 삶의 경제학을 살릴 대책은 무엇인가?
필리핀 미농이 김봉길.
첫댓글 지난주 17일 입국하여 트리니다드에 머물고 있습니다. 다음주엔 민다나오에 있을것이구요.
열심히 사시는 님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그간 쭉 바기오에 계시다가 민다나오는 갑자기 왜 가시는지요?
거주지를 옮기시는것인지요? 아니면 잠시 다니러 가시는것인지요?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인삼을 씨를 뿌려서 재배하는 것이로군요. 인삼밭은 많이 봤어도 그게 씨를 뿌리는 것인지 모종을 하는 것인지 별 생각없이
보고 지나쳤는데, 필리핀에서 심는 모습을 처음으로 자세히 봤습니다. 일단 싹이라도 잘 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저도 처음 접해보는 농사라 그간 인터넷을 통해 많은 공부도 했고
지난번 인삼씨앗을 살때 인삼 농업 협회장님으로부터 많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생각대로 잘 될지는 저도 의문입니다.
되든 안되든 열심히 해봐야지요. 열심히 해서 안되는것 있겠습니까? 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밀어 붙이는데는 뭐가 있으시군요.
그 뜨거운 곳에서 인삼재배를 하실생각을 다 하셨으니..
아뭏든 그 열정 존경하는 바입니다.
석달을 그렇게 정성을 들여도 개갑?이 잘 안되는 이유는 뭔가요?
방법이 잘못된건가요?
아니면 기후와 관련한 건가요?
아뭏든지간에 큰 성공을 거두어 꿈꾸는 필드리머들에게 기운을 팍팍 불어 주시길 바랍니다.
더운나라 베트남에서도 인삼이 나오더군요.
모양이 우리나라 인삼과는 많이 틀리지만...그래서 한번 심어 볼까하여 시도해 봅니다.
인삼씨가 7월경 일년에 한번 밖에 안나오기에 일전에 한국에 있을적 8월 초순경 사다가
냉장고에 2달 정도 보관하여 놓았다가 20여일 걸려서 배편으로 들여오다보니
비닐봉지에 밀폐하여 들여왔더니 개봉하니 쉰내가 폴폴 나더군요.
아마도 그 영향때문에 개갑이 잘 안된것 같습니다.
만약 전문적으로 할려면 한국에서 씨앗을 구입하자마자 바로 가지고 들여와야 할것 같습니다.
일단 칼을 뽑았으니 되든 안되든 한번 해봐야지요.
되면 좋고 안되도 좋은 시도 한번 해 본것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EM을 농사에도 활용하는 것 같은데요, 그 EM도 살펴 보심이 어떨른지요.
EM ??? 저도 작년에 한국에 있을때 방송에서 EM이란 소리를 많이 들어봤습니다.
저는 솔직히 EM이 뭔지도 모르겠고(지금도) EM을 만들수도 없고 필리핀에서 EM을 구할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살 필요있나요? 그냥 있는선에서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픈 생각입니다.
EM을 활용한 친환경 농법? 솔직히 필리핀에서 30년 후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까요?
나에게는 너무 어려워요. EM이.....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김봉길 아하 뭐 농사야 그것으로 짓겠습니까? 그저 편안하게 즐겁게 지으시면 되지요. 다만 그 인삼 씨앗이 그렇게
개갑이 늦었다고 하니까, EM으로 종자처리하면 혹시 좀더 빨리 될라나 해서 말씀드려 본 것 뿐이지요. EM 용액 분말이 18000원인데 1톤 분량 용액을 만든다고 해서 특별한 종자처리를 할 때 사용하시면 어떨까 생각해 본 것 뿐이지요. 만평이나 되는 너른 땅에 무슨 친환경 농법을 생각하겠습니까? 그저 김선생님 말씀대로 즐겁게
행복하게 지으시면 되지요.
@시골 누렁이 인삼씨앗 개갑은 우리나라에서도 3개월 정도 걸립니다.
이곳 필리핀이라서, 또는 제가 할줄 몰라서가 아니라....
제가 편할려면 개갑 처리된 인삼씨앗을 사오면 되나 일부러 한번 해볼려고
개갑 인된 씨앗을 구입하여 왔읍니다.
EM 처리가 좋았다면 우리나라 인삼씨앗 개갑처리하는데 사용했겠지요.
모르면 잘하는 사람들 따라가는것이 최고라 생각하는 인삼 농사의 무지랭이 답변입니다.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정말 밭이 광활?하네요.
그냥 보기만 하는 땅이라면 좁겠지만,
손수 일을 씨앗이나 모종을 심어야 한다면 만만찮은,
거기다 날씨가 덥잖아요. 그래도 뭐 즐거운 비명소리 여기까지 들립니다.
인삼! 빨리 개갑하기를 기원합니다.
엄마가 아이를 품듯, 대지가 인삼씨앗을 품고 있다가
어느날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을까요.
기다림에 기대감에, 이리저리 살맛나네요.
조것도 밭이라고 쪼그리고 앉아 작은 구멍에 일일이 씨앗을 집어넣는것도 일이라고
양쪽 다리에 알이 베겼습니다.
인삼 밭이 집에서 한 5분 거리이니 이제 아침마다 산보 삼아 다닐곳이 한군데 더 늘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소일 삼아 살아가는거죠.
사는게 뭐 있겠습니까?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