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이우종
된장국 끓이다가
간을 놓친 지어미를
나직이 불러 보면
열적게 다가오는
꽃에도
상처가 있네
상처 또한 꽃이라네.
사는 게 산다는 게
그렇구 그런 것을
오늘이 있다는 게
그 얼마나 고마운가
그림을
그리다 보면
빈 하늘도 있다네.
이우종 시집 『모국의 노래 』,[신원문화사]에서
세상을 살다보면 간을 맞출 시간을 놓칠 때가 더러 있다 �M히 그 순간을 잘 넘기지 못하고 뒤늦은 마음에 후회를 할 때가 있지만 사람이 그 늦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후회함을 알고 산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것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세상 삶에서는 무수하게 많다 나뭇잎이 지는 것을 보고 헐벗은 나무가 일년 내내 그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느낄 수 있지만 그 나무 밑둥을 보면 그리 많은 변화를 갖어 온 것은 없다 그러나 나무가 나무로 서 있기 위해 지탱해온 삶의 뿌리는 땅 속 깊이 자기 마음의 길이를 뻗어내야 한그루 나무로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우종 시인의 "우리 사이"도 바로 우리 사이가 되기 위해서 소중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마음이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빈 하늘도 있다네"라는 말에서세상을 모두 한 마음으로 �� 채워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빈 하늘이 있기 때문에 넉넉하게 외롭고 고독하고 즐거운 삶의 여백을 찾아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삶의 여백을 더 넓게 만들고 가꾸는 사람 일 수록 오늘을 소중하게 생각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되짚어 주는 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