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퀴리에 소손 메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물에 빠진다.
그 물은 강물일 수도 있고 바닷물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이다.
병이라는 물에 빠지기도 하고, 실패라는 물에 빠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외로움에 빠지고,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속으로 가라앉는다.
인생은 생각보다 깊고, 파도는 생각보다 갑자기 밀려온다.
사람들은 물에 빠진 사람을 보면 먼저 이유를 묻는다.
왜 빠졌을까.
무엇을 잘못했을까.
조심했더라면 괜찮지 않았을까.
그러나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에게는 그런 질문이 들리지 않는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원인을 분석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다.
갈릴리 호수에서 물에 빠진 베드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믿음이 없어서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예수님을 사랑했고, 누구보다 먼저 발을 내디뎠다.
물 위를 걷던 그도 결국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다.
잘 믿는 사람도 무너진다.
많이 웃던 사람도 어느 날 눈물을 흘린다.
늘 강해 보이던 사람도 혼자 있을 때는 조용히 무너진다.
그러므로 물에 빠졌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생의 한 장면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 누구를 향해 손을 내미느냐다.
베드로는 길게 기도하지 않았다.
"주님, 나를 구원하소서."
헬라어로는 단 세 마디였다.
"퀴리에, 소손 메."
"주님, 살려 주십시오."
그 짧은 기도는 하늘을 움직였다.
예수님은 그의 기도를 책망보다 먼저 들으셨고, 설명보다 먼저 손을 내미셨다.
성경은 그 장면을 이렇게 기록한다.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셨다."
'즉시.'
참 따뜻한 단어다.
주님은 우리가 더 깊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신다.
충분히 반성했는지 시험하지도 않으신다.
우리의 손이 힘없이 흔들릴 때 먼저 당신의 손을 내미신다.
우리의 신앙은 우리가 하나님을 붙드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들고 계시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물에 빠질 수는 있어도 버려지지는 않는다.
인생의 파도는 여전히 거세다.
그러나 그 파도보다 더 깊은 곳에는 우리를 놓지 않으시는 한 손이 있다.
오늘도 그 손을 믿는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한다.
"주님, 살려 주십시오."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2026 7 18
푸른숲참기쁨교회 원응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