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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대중가요를 다룬 책들은 적지 않다. 그러나 대체로 시대적 분위기를 살피면서 애중예술로써 대중가요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논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초판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것을 저자가 개정판을 출간하면서, 해방 이후의 자료들을 모아 새롭게 집필했다고 한다.
'해방에서 군사 정권까지 시대의 희망과 절망을 노래하다'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한국가요사> 제2권은 1945년부터 1980년까지의 대중가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실상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우리 민족은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이념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살아왔다. 대체로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이겠지만, 1950년 이후의 우리 역사는 분단으로 인한 온전한 모습을 갖출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해방 이후를 다룬 2권의 내용은 남쪽의 상황만을 다룰 수밖에 없는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재일동포로서의 저자의 역할이 빛나는 부분은 바로 재일 한국인들의 음악을 다룬 제6부의 내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이산(diaspora) 문화의 한 부분으로 간과할 수 없는 것이라 여겨진다. 최근 재외 한국인들의 문화를 포용하여 다루어야 한다는 학자들의 주장에 제기되고 있는데, 저자의 이러한 노력도 그에 호응하는 노력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읽어내는 과정이 다소 힘들었지만, 완독을 한 이후 대중가요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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