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574) 구성과 리듬 - ① 시의 구성/ 문학박사, 동아대 명예교수 신진
구성과 리듬
네이버블로그/ 시의 구성요소
① 시의 구성
어떤 저작물이 특정의 맥락을 갖는다는 사실은 그 내면에 특정의 질서를 가진다는 말에 다름이 아니다.
저작물인 이상 그것에는 어떤 규칙성이 내재하기 마련이고
그 규칙성은 해당 저작물의 생산과 해석과 평가에 중요한 계기가 되고 단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글이라는 저작물의 구성에는 먼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전개되는 시간적 구성,
사물의 모습이나 장소의 변화에 따라 전개되는 공간적 구성을 들 수 있다.
순서를 역행하기도 하고, 순행, 역행이 뒤섞여 입체적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들은 흔히 말하는 단계적 구성과 포괄적 구성에 의해 편성된다.
단계적 구성―이는 서론·본론·결론이나 기·승·전·결의 순서로 글을 전개하는 방법으로는 주로 논리적인 글에 많이 사용된다.
포괄적 구성―이는 글의 핵심이 글의 앞에 오느냐 뒤에 오느냐 아니면 앞뒤에 다 놓이느냐 등 포괄의 위치에 따라 두괄식, 미괄식, 양괄식으로 구분된다.
시의 구성도 이러한 글쓰기의 일반적 구성에서 영 동떨어지지는 않는다.
표층적으로 심층적으로 이런 구성법에 포용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라는 언술의 특징적인 규칙, 양식적 특성 또한 뚜렷하다 할 수 있다.
시도 여타 언술들과 마찬가지로, 음운, 음절, 단어, 구와 절, 문(文) 문장(文章) 그리고 의미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단위가 의미와 미감(美感)을 나타내는 데 이바지하긴 하지만 시라는 양식상의 특징이 있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가, 시적 언술의 특성이 되는 핵심 요소로는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
소설의 3요소라면 주제, 구성, 문제를 들고, 소설 구성의 3요소라면 인물, 사건, 배경을 든다.
시의 3요소도 소설과 마찬가지로, 주제, 구성, 문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자 또는 화자의 중심 사상인 주제와, 이를 표현하는 언어 양식인 문체,
그리고 그 구성 양태는 시를 포함하는 모든 문학의 3대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를 ‘구성’하는 요소, 즉 시 구성의 3요소를 든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
여기에서 시의 양식적 특성이 뚜렷해진다.
인물, 사건, 배경을 드는 소설과는 다르게
주제와 리듬과 이미지, 이 셋을 시 구성의 3요소로 들 수 있지 않은가 한다.
인물, 사건, 배경이 서사(敍事) 구성의 요소라면
시에서는 서정(抒情)의 주체인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 주제 그리고, 구체화 대중화 하는 리듬과 이미지,
이 셋을 시 구성의 3요소로 들 수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시 구성의 3요소―주제, 리듬, 이미지 등이 구현되는 방식도 특별하다.
행(行)과 연(聯)이라는 특유의 형태적 질료들을 우선 들 수 있다.
행은 단어, 구(句), 절(節) 또는 그들의 연합으로 이루어지고
연은 그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산문시에는 행과 연의 구분이 없다 하지만,
전체가 한 단락을 이루거나 의미나 분위기 전환을 위한 복수의 단락으로 구성된다.
< ‘차이 나는 시 쓰기, 차유의 시론(신진, 시문학사, 2019.)’에서 옮겨 적음. (2024. 8.12.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574) 구성과 리듬 - ① 시의 구성/ 문학박사, 동아대 명예교수 신진|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