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아저씨♧
푸르슴한 만두소
오장육부 얼키설키
칡넝쿨처럼 엉켜
아랫배 쿵쿵쿵
정겨운 치간 앉아
골약근 열꽃 놓는데
흙진주 같은 보물
스르르 퐁당퐁당
날듯한 심신 품고
다달한 커피향 취해
테스형 청한다
뒷문 또옥똑
두꺼비 아저씨는
목숨보다 중한 물건
품속 안기네요.
소보르빵 같이
향기로운 마음씨
정수리 숲속 깊이
별빛 반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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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2쯤 텔레비를 시청하다가 갑자기 배가 쪼르륵거려 냉장고를
여니 야채만두가 가득해 맥주를 곁들여 포식한 후 꿈나라 갔다.
1교시가 끝나자 뱃속이 쿵쿵 요동쳐 화장실로 달 려 시원하게 쏱아
내고 교무실에 앉아 유튜뷰 동영상을 틀어 테스형을 감상했다.
한창 노래에 빠져있는데 어저씨가 뒷문을 두드리 며 들어와 나에게
혹시 지갑 잊어버리지 않았냐고 물어 호주머니를 만지니 텅 비어있
어 당황했다. 빙그레 웃으며 화장실 변기에서 지갑을 건져 말려놨으
니 챙겨 가라고 했다. 화장실에 이르니 세멘다이 옆에 검은 지갑이 언
져 있었다. 곰곰이 헤아리니 칠칠맞은 내 자신이 부끄러우면 서 아저
씨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지갑에 있는 카드와 돈 그리고 잡다한 것들을 깨끗하게 말리고
닦아 호주머니에 다시 넣고나니 아저씨에게 뭔가 답례해야겠다는 생
각이 들었다.
마침 어제 정문을 지나는데 아저씨 모습이 들어와 국어과 회식 대신
빠리바케트에서 빵으로 가져가라는 조경숙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
지그마한 성의를 하겠노라 말씀드렸더니 극구 사양했지만 가게에서
소보르빵과 곰보빵을 사와 수위실에 놓고나왔다.
나의 삶의 일부인 보물과 같은 지갑이 없어졌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이라 생각하니 아찔해진다.
이 자리를 빌어 아저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