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71) ///////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 김재현
손톱 깎는 날 / 김재현
우주는 뒷덜미만이 환하다, 기상청은 흐림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쏟아지는 빛 속에는
태양이 아닌, 몇 억 광년쯤 떨어진 곳의 소식도 있을 것이다
입가에 묻은 크림 자국처럼 구름은 흩어져 있다
기상청은 거짓, 오늘
나는 천 원짜리 손톱깎이 하나를 살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내 손톱은 단단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나의 바깥이었다
어릴 적부터 손톱에 관해선
그것을 잘라내는 법만을 배웠다
화초를 몸처럼 기르는 어머니를 보고 자랐지만
나는 손톱에 물을 주거나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일 따위에 대해선 상상할 수 없었다
결국 그것은 문제아거나 모범생이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과 같았지만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만 모범이었으며 문제였을 뿐
그러므로 손톱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나 또한 그것의 바깥에 불과하다
오늘, 우주의 뒷덜미가 내내 환하다
당신은 매니큐어로 손톱을 덮으려 하고 나는 손톱을 깎는다
우리는 예의를 위해 버리고, 욕망을 위해 남기지만
동시에 손가락 위에 두껍게 자라는 것들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알 수 없다
다만 휴지 속으로 던져둔 손톱들과, 날씨
그리고 나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
버려진 손톱들은 언제나 희미하게 웃고 있다
[당선소감] "아이처럼 엉엉 울었습니다, 자꾸만 새로워지겠습니다"
찌개가 끓고 있는 밥집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텅텅 비어 있던 배 속이 밥알 대신 알 수 없는 감정들로 차올랐습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를 수가 있구나.
우습지만, 당선 연락을 받고 처음 깨달은 게 그것입니다.
연락을 받은 친구들이 달려와 볼에다 마구 뽀뽀를 해댔습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고 금세 두려움이 차올랐습니다.
제가 그동안 무엇을 써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훈
련을 마치고 첫 전장에 나가는 병사의 심정이 이랬을까요.
시인이 된다는 것과 시인이 되고 싶은 것 사이에 이토록 깊은 거리가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간밤의 꿈에서 누군가에게 사과를 했고 그는 받아주지 않고 그냥 돌아섰습니다.
그가 시였을까요. 꿈에서 깨어난 후, 나는 아직 텅 비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은, 시 쓰기에 방점을 찍는다는 생각으로 투고했던 글이었습니다.
그 방점이 새로운 문장을 쓰기 위한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놓으면 온다는 이치를 알 것 같습니다.
이제 이 길을 숙명이라 믿고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제 가능성을 봐주신 심사위원분들께 우선 감사드립니다.
부끄럽지 않게 써나가겠습니다.
끝까지 저를 놓지 않으셨던 박주택 선생님, 김종회 선생님, 서하진 선생님. 평생을 다해도 갚을 수 없는,
너무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처음으로 시의 길을 알려주셨던 정우영 선생님.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격려와 확신을 주었던 이체, 강진, 동운. 주모동의 단테. 문예창작단의 선후배들.
당신들이 제게는 써야 하는 이유들이었습니다.
고향 친구들인 용준, 한상, 지홍, 경록, 정훈. 내일도 오늘처럼 끈끈하게 살아갑시다.
지금은 이름을 부르기 힘든, 하지만 언젠가 나를 용서해주길 바라는 그에게도 하고픈 말이 있습니다.
절망과 방황을, 성장과 배움을 당신을 통해 겪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나 자신보다 아껴주는 금희와 부모님에게 진심을 담은 사랑을 전합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갓 태어난 기분입니다.
집에 돌아가 아이처럼 울었습니다.
자꾸만 새로워지겠습니다.
[심사평] 삶의 구체성을 통한 사유 그것을 언어화하는 능력 돋보여
어느 해보다 많은 응모작을 보며 새롭고 다양한 개성과 시세계에 대한 기대 또한 더욱 높았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시 가운데
이소연의 ‘활과 무사’ 외, 노정균의 ‘우산은 어디서 파나요?’ 외, 김재현의 ‘손톱 깎는 날’ 외로 의견이 좁혀졌다.
이 세 사람의 작품은 우선 언어 장인으로서의 기량과 그것을 삶의 지렛대로 끌고 가려는 진정성이 돋보였다.
최근 한국시에서 자주 지적되는 산문화, 언어 낭비, 소통의 문제도 비교적 잘 극복해 가고 있었다.
이소연은 ‘활과 무사’ ‘늑골이 빛나는 발레 교습’ 등의 작품을 통하여
감각적 투시, 대담한 언어 구사로 산뜻함을 드러내었고,
노정균은 ‘우산은 어디서 파나요?’와 ‘입양’을 통하여
우리말의 어미를 “…다.”로 끝내지 않고 이어지는 각운을 통하여 사유가 리듬을 불러오는
작법의 시도를 보여주었다.
논의를 거듭한 끝에 김재현의 ‘손톱 깎는 날’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삶의 구체성을 통한 사유, 그것을 언어화하는 능력과 밀도를 주목했다.
함께 응모한 다른 작품들 또한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신뢰를 보탰다.
뱀처럼 섬뜩한 이미지의 ‘아야와스키의 시간’,
태어날 것들을 위해 스스로를 앓아 주렁주렁 매달린 ‘몰식자(沒食子)’에서 예사롭지 않은 재능을 보았다.
하지만 미개척지를 향한 탐색과 언어 실험자로서의 패기가 지나쳐서 억지스러운 조어가
이물(異物)처럼 박혀 있는 것이 다소 눈에 거슬렸다.
시란 사물과 사유를 언어로 갈고 닦아 가장 명징하게 본질을 드러내는 생명체이다.
삶의 타성과 시류와 진부에로의 수압을 잘 견뎌내어 부디 좋은 시인으로 훨훨 날아오르기를 바란다.
- 조정권, 문정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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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시인의 시
"손톱 깎는 날"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과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손톱을 깎는 행위가 단순한 일상적 행동이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시 속에서 손톱은 단단하고 외부적인 존재로 묘사되며,
이를 통해 자신과 손톱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또한, 손톱을 깎는 행위와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위를 대비시켜 예의와 욕망,
그리고 버림과 남김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시를 통해 일상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행동들이 사실은 우리의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재현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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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법은
김재현 시인의 "손톱 깎는 날"에서 사용된 수사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유법: 시인은 손톱을 단순한 신체의 일부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바깥에 있는 존재로 비유합니다. 이를 통해 손톱을 깎는 행위가 단순한 신체 관리가 아니라,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는 행위로 묘사됩니다.
대조법: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위와 손톱을 깎는 행위를 대조시켜, 예의와 욕망, 버림과 남김에 대한 생각을 표현합니다.
의인법: 손톱을 의인화하여 "버려진 손톱들은 언제나 희미하게 웃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손톱이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존재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반복법: "오늘, 우주의 뒷덜미가 내내 환하다"와 같은 구절을 반복하여 시의 리듬을 형성하고, 독자의 주의를 끌어냅니다.
이러한 수사법을 통해 시인은 일상적인 행위 속에서 깊은 철학적 의미를 끌어내고,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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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은
김재현 시인의 "손톱 깎는 날"에서 사용된 상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톱: 손톱은 시인의 외부적인 존재로서, 자신과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손톱을 깎는 행위는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는 것으로, 이는 자아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우주의 뒷덜미: 우주의 뒷덜미가 환하다는 표현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빛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이는 시인이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과 의미를 나타냅니다.
매니큐어와 손톱깎이: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위와 손톱을 깎는 행위는 각각 예의와 욕망, 버림과 남김을 상징합니다. 이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행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징들을 통해 시인은 일상적인 행위 속에서 깊은 철학적 의미를 끌어내고,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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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김재현 시인의 "손톱 깎는 날"에서 사용된 주요 단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톱: 시의 중심 소재로, 자아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우주: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빛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매니큐어: 예의와 욕망을 상징하며, 손톱을 깎는 행위와 대비됩니다.
기상청: 일상적인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시 속에서의 거짓과 진실을 대조합니다.
크림 자국: 구름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이 단어들은 시의 주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시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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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법은
김재현 시인의 "손톱 깎는 날"에서 사용된 시작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유법: 시인은 손톱을 단순한 신체의 일부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바깥에 있는 존재로 비유합니다. 이를 통해 손톱을 깎는 행위가 단순한 신체 관리가 아니라,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는 행위로 묘사됩니다.
대조법: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위와 손톱을 깎는 행위를 대조시켜, 예의와 욕망, 버림과 남김에 대한 생각을 표현합니다.
의인법: 손톱을 의인화하여 "버려진 손톱들은 언제나 희미하게 웃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손톱이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존재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반복법: "오늘, 우주의 뒷덜미가 내내 환하다"와 같은 구절을 반복하여 시의 리듬을 형성하고, 독자의 주의를 끌어냅니다.
이러한 시작법을 통해 시인은 일상적인 행위 속에서 깊은 철학적 의미를 끌어내고,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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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부분과 비유부분은
김재현 시인의 "손톱 깎는 날"에서 진술 부분과 비유 부분을 구분해 보겠습니다.
진술 부분
진술 부분은 시인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비유 부분은 시인이 어떤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진술과 비유를 통해 시인은 일상적인 행위 속에서 깊은 철학적 의미를 끌어내고,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과 생각을 통해 자아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위와 손톱을 깎는 행위를 대비시켜 예의와 욕망, 버림과 남김에 대한 생각을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자아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또한,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위와 손톱을 깎는 행위를 대비시켜 예의와 욕망, 버림과 남김에 대한 생각을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과 손톱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김재현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