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이렇게 흩날리는 눈발을 많이 만난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눈이 눈을 보니 즐거운 환호성이 절로 나옵니다.
오늘 달날.
동네한바퀴는 여자만.
올 한해.
동네한바퀴를 함께 했던 한목숨들이 떠오릅니다.
노월마을의 풀들.
상내 너른들의 곡식들.
용산에서 만난 구름과 새들.
와온바다에 불어오는 바람 바람들.
길섶에서 피어나는 꽃들.
앵무산의 나무들.
길위에서 만난 사람들.
사랑어린 눈에 담긴 수많은 생명들.
여자만을 걸으며
'고맙습니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침묵속에서 걷는 발자국소리가
절로 '나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노래하게 합니다.
응달진 길을 걸으며
주머니속 다섯손가락를 꼬옥 쥐며
함께 걸어 온 한해를 생각합니다.
'내일 떠날 사람인듯. 오늘 여기'
제 마음에서 들려 오는 소리에 눈물이 납니다.
여자만을 걷고 배움터로 들어서는데
자꾸만 뒤를 돌아옵니다.
이 허전함이 몇날이나 지나야 제 몸을 떠날까요?
온종일
알수 없는 허전함은 저를 따라 다니고
구랑실가족은 뒷산으로 뭔가를 하러 올라가고
강화천사들도 동물친구들의 집짓기로 분주하고.
저마다 배움터 곳곳에서 한해를 갈무리하는 모습들.
저녁에는 삶을 위한 304인회 두번째모임 간다고
78친구들, 강화천사들, 장흥에서 온 길벗(나라,희주), 배움지기들
모처럼 시내로 나갑니다.
오늘도 이래서 제겐 선물같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