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묵돌입니다.
저는 어제 '날밤을 꼴딱 새고'(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표현입니다)
집에 돌아오다가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월드콘을 사먹었습니다.
그런데 아래쪽 꽁지 부분의 초콜릿이 빠지지 않아서
취한 와중에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 모임 공지입니다.
:: 금주의 묵픽 (Muk's pick) ::
「파이트 클럽」 (데이빗 핀처, 미국)
:: Comment ::
<소셜 네트워크>,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나를 찾아줘>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데이빗 핀처 감독의 대표작입니다.
대표작이라고는 해도 앞서 언급했던 작품들에 비하면
<파이트 클럽>의 국내 인지도는 다소 어정쩡하다고 해야할까요?
1999년에 나온 옛날영화라는 점 때문도 없지 않겠지만
한국 관객들이 '영화 컨셉이 직관적이지 않은 영어 제목'에 유독 차갑게 구는 것도 사실 같습니다.
차라리 <마음껏 줘패라> 같은 제목으로 현지화를 했다면
국내관객 유치에는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겠나 싶은데요.
하지만 <파이트 클럽>에는 제목을 <파이트 클럽>으로밖에 지을 수 없는 이유가 있었으니.
그것은 젊은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 그리고 헬레나 본햄 카터와 함께
지금부터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합시다.
: TIP ::
- 러닝타임 139분에 달하는 꽤 긴 영화입니다만, 저는 단 한 번도 이 영화가 길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아바타2>를 보신 분이라면, 같은 체감시간 내에 <파이트 클럽>을 두 번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놀라울 정도로 젊은 모습의 브래드 피트가 등장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중년의 페이스는 온데간데 없고, 대학생 같이 풋풋한 느낌을 주는 피트를 볼 수 있습니다만... 이 영화를 찍을 당시의 피트는 이미 삼십대 중반이었기 때문에, 알고보면 그렇게 젊은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하여튼 할리우드 배우들이란 남들보다 나이를 열다섯살 쯤은 느리게 먹는 것 같네요. 에드워드 노튼의 신들린듯한 연기도 일품입니다.
- 여러가지 의미로 결말 장면이 강렬한 작품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내내 뭔가 벙찐 표정으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입을 반쯤 벌리고, 소파에서 일어나 박수를 짝짝 쳤었죠. 한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의 총량, 그런 걸로 판단기준을 삼는다 치면 <파이트 클럽>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라인업에 이 영화가 떠있는 것을 보고, '너무 폭력적일 것 같아서 무섭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물론 폭력적이기는 합니다. 제목부터가 <파이트 클럽>이니까요. 겁나게 패고 뚜들겨 맞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저도 그런 장면은 웬만해서 못 보는 편이지만요. 어째 이 영화에서의 '폭력'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보게 됩니다. 폭력이 단순한 야만성, 파괴의 표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사실, 우리가 폭력으로부터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그것의 비언어성 때문입니다. 아무 것도 표현하지 못하고, 해소하지 못하며,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키는 막막함 때문입니다. 그런데 <파이트 클럽>에서의 폭력은 정반대입니다. 문답무용의 폭력임에도 그 기저에는 모종의 언어성이 깃들어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어떤 것을 얼마간 해결해주기까지 합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겠지만. 어쨌거나 꽤 새로운 경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 이 영화의 전개를 두고 '은근하게 돌려 만든 빨갱이 영화'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수상할 정도로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가 으레 그렇듯 이 영화도 소설이 원작입니다. 따라서 감독과 영화가 빨갱이인 게 아니라, 작가가 빨갱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 제가 보기에는 전혀 아니지만요. (웃음)
:: 모임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카페 <공상온도>
- 홍대입구역 1,2 번 출구 6분 거리
:: 일시 ::
2023년 11월 17일 금요일. 오후 8시 ~ 오후 11시
* 3시간 진행, 도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에 맞춰 참석해주세요.
* 카페 <공상온도>의 방침상, 기존 고객 퇴장 및 대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오후 7시 20~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숙제 ::
「파이트 클럽」 감상
- 넷플릭스 및 IPTV 서비스 등에서 시청가능
::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