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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콜왓트 방문일기(2/2-10)
2월2일 (월)
김목사의 선교센터 강의실에서 오전 9시 부터 11시 까지 <성서적 시각으로 본 앙콜왓트>란 제목으로 강의를 하다. 캄보디아에 있을 때 프놈펜 대학 도서관에서 틈틈히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앙콜왓트와 힌두교>라는 강의안을 선교사님들께 나누어 드렸다. 앙콜왓트는 사원으로 지은 것이지만 사면 약 800미터의 벽면은 돋을새김 조각(陽刻,relief)으로 채워져 있다. 8섹터로 나누어지며 각 섹터마다 주제가 있다. 서측 남면 약50m "벽면엔 쿠르쿠쒜트라(kurkshetra)들판의 전투"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 부조는 힌두교 경전인 바가바드기타(Bhagabadgita) 제1장의 "아르주나의 고민"을 조각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이 부조가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대장금식당(한식)에서 친교를 나누다. 선교사님들에게서 앙콜왓트를 더 알고싶은 동기유발이 되었다는 말을 듣다. 선교사는 피선교지의 문화를 알아야하고,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나라의 종교를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앙코르 사원은 관광지가 되어있지만 회랑 1.2,3층에 새겨진 모든 부조물은 힌두교의 신화, 서사시, 경전에서 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침식사는 쌀밥에다 돼지고기 조각 몇 개 얹어놓은 <바이사치루>를 먹다. 진한 커피가 구미를 당긴다. 의료신학교 학생은 15명이었다. 1교시(08:00-09:00)강의는 <달리>양의 통역으로 앙코르 왓트 사원에 대해서 말하다. 학생들 대부분이 아직 앙코르 왓트를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서툰 영어로 앙코르의 역사, 힌두경전이야기를 하자니 힘이 들었다. 미국인이 한국 학생들에게 경복궁 강의를 하는 격이었다. 제2교시는 "나는 어떻게 크리스챤이 되었는가"를 간증하다. 사울의 회심전, 회심과정, 회심후(행9:1-19)의 변화를 말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말하다. 김목사님과 교제를 나누는 중에,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노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선교지는 외로운 싸움터이다. 우리의 무기는 말씀 뿐이다.
2월5일 (목)
내 건강이 버텨준다면 선교사님들을 돕는사역을 하고 싶었다. 단테의 <신곡(神曲)> 같은 고전 독서회, 앙코르 유적 연구모임, 사역자들을 위한 듣기 상담 같은 것 등...오늘은 김선교사님 내외분을 모시고, 우리 학생들과 함께, 앙콜왓트 견학을가다. 제1회랑 복도가 관광객들로 만원이고, 벽면 부조(浮彫,relief)가 희미해서 대충,대충 해설을 했다. 그럼에도 "쿠루"들판(西側南面)의 전투장면(길이53m)은 생생했다. 수리아 바르만 2세(앙코르 창건왕,AD1111-1150)를 중심으로 한 "역사 행진(길이 100m)" 장면은 왕의 권위를 시각화 한 것이었다. 그 다음 "천국과 지옥"장면은 "죄의 삯은 사망(롬6:23)"을 생생하게 느끼게 했다. 지옥사자가 망자 5명의 코를 줄로 꿰어 매질하는 장면은 끔직했다.그 다음 동측남면(東側南面)의 " 우유바다 휘젖기(乳海攪拌,churning of ocean of milk)"의 장면은 천지창조의 신화에서 온 것이라 했다. 불멸(不滅)의 영약(靈藥)인 "아므리타"(amrita)를 얻기 위한 치열한 싸움 장면이 퍽 인상적이었다. 예수께서 이 영약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물을 마시는 자 마다 다시 목이 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여원히 목마르지 아니 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한4:13-14)". 이외의 다섯 가지 부조는 크리슈나가 아수라신들을 격퇴하는 장면들과 라마왕자와 시타공주의 영웅적사랑 이야기였다(라마야나). 제1회랑 벽면의 8가지 공통된 주제는 악에 대한 선의 싸움의 승리이었다. 나는 이 8백미터의 긴 회랑을 돌면서 그 조각들이 던져주는 메시지를 로마서 7장, 8:1-6절과 비교하여 생각해 보았다. 어제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귀를 향해서 하던 말을 오늘은 눈과 귀를 통해서 전했다. 시청각 교육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뵈옵나이다(욥기42:5)"라는 말씀을 생각하면서...
꾸이띠유(캄보디아) 국수 한 그릇과 진한 커피(몬돌기리) 한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다. 첫시간은 복음을 다시 정리해서 전하다. "낙원을 잃게 된 것은 죄 때문이었다. 하나님과 사람의 분리, 사람과 사람사이의 분리, 자연및 생태계파괴가 죄이다. 예수의 십자가는 죄의 용서, 하나님과의 화해의 기쁜 소식이다. 이 사랑의 소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다. 둘째 시간은 믿음의 성장을 위한 4가지 요소 즉 말씀의 흡수, 기도의 호흡, 성도의 교제, 복음을 증거함에 대하여 강의하다. 어눌하던 혀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2월7일 (토)
정든 곳 수도 프놈펜을 뒤에 두고 버스는 일본교를 지나간다(10:30). 무사 도착을 기도하다. 나는 운전석 바로 뒤에 있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 한대가 버스 앞에서 나가 떨어지고, 도로 한 가운데에 한사람이 일직선으로 쭉 뻗는다. 어떤 여인이 밖에서 차창을 두들기며 소리 소리 지른다. 죽은 자의 아내인 듯 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고 도로는 삽시간에 수라장이 되었다(15:30). 기사는 꼼짝 않고 멍하니 앞만 보고 앉아 있더니 조용히 밖으로 나간다. 나는 끔직한 이 장면을 목격했다. 승객들이 다 내리고 말없이 서로 바라보고 있다. 30분 후에 대형 완행 버스를 다시 탓다. 김선교사 내외와 저녁식사를 하며 교통사고 목격담을 나누었다. 도중의 오토 운전자는 부주의로 자기 집 앞 도로에서 참사를 당했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오후에 목격한 일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편히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지만 참사자의 가족과 이웃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가? 죽음은 예고가 없다. 어떻게 살지를 다시 한번 다짐하다. 아아 <깜뽕쟘>교통사고여!
2월8일 (주일)
아침 일찍 센터에서 20분 떨어진 씨엠립 외곽도로에 있는 끄로바이리엘교회에 가다. 대형차로 150대 분량의 흙을 메꾸어서 지었다고 한다. 400평의 대지의 작은 교회당엔 150여명의 어린이들의 힘찬 찬양이 울려 퍼졌다. 한국과 대조적이다. 캄보디아의 희망을 보는듯 했다. 한국교회는 늙었단 말인가? 서선교사의 통역으로 사마리아 여인(요한4:1-14)에 대하여 설교하다. 앙콜왓트 벽면에도 불노불사의 영액(아므리타,靈液)을 차지하려 선신과 악신의 치열한 싸움의 조각이 그려져 있다. 예수님은 여자에게 영생수를 약속하신다. 그 물을 마시려먼 네 남편을 데려 오라고 했다. 여섯남자는 여인이 방황하며 저지른 과거의 죄들이 아니었을까? 캄보디아의 아므리타(Amrita)는 치열한 싸움 끝에 승자만이 얻는 것 이지만, 복음의 생수는 회개하는 자 누구에게나 값없이 주는 것이다. 오후 재래시장을 둘러보다가 베트남 산 원두커피 몇봉지를 사다. 한봉지 값이 서울 커피 한잔 값 보다 싸다.
2015. 2월 23일 과천강남교회 홍 응 표 목사 씀
첫댓글 경주같다고 하신 그곳에 가보고 싶습니다 건강히 다녀 오신것 환영하고 좋은일 하고 오신 방문기
잘읽고 공부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