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공부를 처음 접하는 분께 드리는 제언
같이 공부하는 유생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면, 이외로 주역 공부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미 주역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고, 주역을 공부하고 싶은 관심은 있는데 주역이라는 책 자체가 어렵고 난해하여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분도 간혹 있다.
이 글을 쓰는 나 자신도 한때 이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주역 동영상 강의를 몇 차례 들은 적은 있지만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아주 미미하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할 때 그 공부를 하면서 얻은 것도 많다. 예(例)를 들면 주위의 사물이나 자연의 변화를 읽는 시선이 달라졌다.
사물이나 사건을 볼 때 나도 모르게 하늘, 땅, 사람의 관계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어떻게 변화하리라는 예측을 해 보는 경향이 생겼다.
내가 주역 공부했던 무모한 도전 과정을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개념을 쉽게 정리할 수 있는지를 소개함으로써 후에 공부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쓴다.
나의 책꽂이에 과거 월부로 구입한 사서삼경이 꽂혀 있다. 향교에서 사서(四書)나 고전 강의중에 교수님들께서 주역을 인용한 이야기를 하면, 집에 돌아와서 주역 번역서에서 그 내용을 찾아 읽어 보아도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전북교육영상'에 박완식 교수(전주대학교, 한국고전번역원(전)전주분원장)께서 주역강의 159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탑재해 놓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 강의 전부를 두 번 들었다.
해박하신 교수님의 강의는 문외한이 들어도 개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조직하여 강의하셨다. 강의 교재는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교수님께서 준비한 자료로 충분했다.
박완식 교수님께서는 장자도 강의 하셨는데 나는 장자 강의 100강을 듣고 이렇게 소감을 쓴 적이 있다.
‘아마 돌아가신 장자가 환생하여 자신의 책을 강(講)해도 박완식 교수의 강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주역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초심자에게 그 강의 159강을 먼저 듣고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그 강의를 접할 수 있는 프로차트를 여기에 소개한다.
먼저 컴퓨터 검색창에 ‘전북교육영상’을 입력하고 ‘엔터’키를 친다. 그러면 전북교육영상 홈페이지에 접속된다. 홈페이지 위쪽 배너를 살펴보면 세부 항목에 ‘전북교육영상’이 있다. 그것을 클릭하면 아래쪽 ‘하위 메뉴’에 ‘인문교육’이 있다. 그것을 다시 클릭하면 ‘사서삼경’이 나타난다. 그것을 다시 클릭하면 화면 왼쪽편에 주역(인문)이 나타난다. 그곳에서 주역 강의 159강을 1강부터 차례로 시청할 수 있다. 이 강의를 적어도 두 번 정도 듣고 본격적으로 공부하면 쉽게 이해가 되리라 생각된다.
내 카페에는 박교수님의 주역 강의 204강이 탑재되어 있는데 이 강의는 159강을 보완하여 강의한 내용을 유튜브에서 일일이 찾아 링크를 걸어 둔 영상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교수님의 강의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전 공부를 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주역(周易)에서 ‘易’글자는 해(日)와 달(月)이 합쳐진 회의문자다. ‘易’에는 즉, 해와 달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 시킨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易’에는 또 '쉽다'는 의미도 있다. 그것은 변화를 시키되 아주 쉽게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에는 ‘쉬울 이’로 읽는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주체는 하늘이다. 하늘에 조화에 의해서 땅의 모든 변화가 종속적으로 일어나고, 하늘과 땅의 조화 속에서 인간이 살아간다. 이는 곧 天, 地, 人이 불가분의 관계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이 세상의 변화 기저에는 凹(요)와 凸(철)이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그래서 그 상징인 음효와 양효를 가지고 상황을 설명한다. 음과 양은 절대적이기보다는 상대적임도 간과 해서는 안 된다.
주역(周易)은 음(陰)과 양(陽)의 상호작용에 의해 우주 만물과 인간사가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조짐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던 점서(占書)가 출발점이었다. 후에 우주론과 인간의 처세 철학을 天, 地, 人 과 관련시켜 체계화함으로서 유교 철학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괘(卦)를 익힐 때 의미 없이 공부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의미를 붙인 이론으로 접근하면 이해가 빠르다.
이를테면 효(爻)의 경우 양효(─)의 모양은 숫컷의 성기 모양을 본뜬 것으로 여기고, 음효(--)의 모양은 암컷의 성기 모양을 본 뜬 것으로 간주하면 이해가 쉽게 된다.
사상과 괘의 원리도 나는 이렇게 체계를 세워 보았다.
아주 먼 옛날에는 사람의 성격을 달리 구분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남(─)과 여(--)로만 구분했다가 좀 더 사회가 복잡해 짐에 따라, 사람의 인성을 사상 즉 태양(太陽), 소음(少陰), 소양(少陽), 태음(太陰)으로 구분했다. 예(例)를 들면 이런 가설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남자로 태어나 남자의 성격을 가진 사람(⚌), 남자로 태어나 여자의 성격을 가진 사람(⚍),
여자로 태어나 남자의 성격을 가진 사람(⚎), 여자로 태어나 여자의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규정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팔괘도 그런 형식으로 규정지어 공부하면 효과적이다. 예(例)를 들면
남자로 태어나 남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남자답게 행동하는 사람(☰),
남자로 태어나 남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여자답게 행동하는 사람(☱),
남자로 태어나 여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남자답게 행동하는 사람(☲),
남자로 태어나 여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여자답게 행동하는 사람(☳),
여자로 태어나 남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남자답게 행동하는 사람(☴),
여자로 태어나 남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여자답게 행동하는 사람(☵),
여자로 태어나 여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남자답게 행동하는 사람(☶),
여자로 태어나 여자다운 성격을 지니고 여자답게 행동하는 사람(☷)을 자연에 비유하여 각각 하늘, 연못, 불, 우레, 바람, 물, 산, 땅과 관련지어 논리성을 부여하면 구태여 외울 필요가 없게 된다.
그래도 구태여 외우려는 분은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공부하면 비교적 쉽게 기억할 수 있다.
☰ : 乾(天)과 ☷ : 坤(地)은 한번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 : 兌(澤)는 兌上絶로, ☲ : 離(火)는 離虛中으로, ☳ : 震(雷)은 震下連 으로, ☴ : 巽(風)은 巽下絶로,
☵ : 坎(水)은 坎中連으로, ☶ : 艮(山)은 艮上連으로 숙어처럼 외우면 쉽게 외울 수 있다.
이런 과정을 책에서는 괘(卦)가 만들어진 주역 원리를 (태극 → 음양 → 사상 → 팔괘 → 64괘)로 설명한다.
주역을 공부할 때는 팔괘(八卦)의 개념을 미리 익혀 두면 공부 시간에 이해가 쉽다.
1. 건괘(乾卦) — 하늘과 아버지
형상 : 3개 모두 양효(☰)로 강건한 에너지를 나타냄.
상징 : 하늘, 창조, 굳셈, 리더십
연관 : 아버지, 머리, 단단한 금속, 옥, 큰 말, 중앙, 높은 곳
지혜 : 리더십이 강하나, 강한 힘으로 인해 독단에 빠지지 않도록 겸손함 유지가 필요함
2. 태괘(兌卦) — 연못과 막내딸
형상 : 맨 위만 음효, 아래 둘은 양효(☱).
상징 : 연못, 기쁨, 즐거움, 화합, 말(입)
연관 : 막내딸(소녀), 입, 서쪽, 가을, 양(동물)
지혜 : 밝고 사교적이나 쾌락과 유혹에 빠지기 쉬우므로 내면의 단단함을 다져야 함
3. 리괘(離卦) — 불과 차녀
형상 : 바깥은 양효, 가운데는 음효(☲)로 불꽃의 모양.
상징 : 불, 밝음, 지혜, 아름다움, 명확함
연관 : 차녀(둘째 딸), 눈(인체), 태양, 번개, 남쪽, 꿩
지혜 : 정열적이고 총명하나 감정 기복이 크거나 겉모습에 치중할 수 있어 내면 성찰이 필요함
4. 진괘(震卦) — 우레와 장남
형상 : 맨 아래만 양효, 위 둘은 음효(☳).
상징 : 우레(벼락), 시작, 움직임, 진동
연관 : 장남, 발(인체), 동쪽, 새싹, 대나무, 용, 지진
지혜 : 용감하고 행동력이 뛰어나지만 성급할 수 있으므로 신중함과 꾸준함을 키워야 함
5. 손괘(巽卦) — 바람과 장녀
형상 : 맨 아래만 음효, 위 둘은 양효(☴).
상징 : 바람, 유순함, 들어감(스며듦), 순응
연관 : 장녀(첫째 딸), 넓적다리, 동남쪽, 나무 뿌리, 사업/이익
지혜 : 겸손하고 설득력이 높으나 주관이 흔들려 우유부단해질 수 있으니 중심을 지켜야 함.
6. 감괘(坎卦) — 물과 차남
형상 : 위아래는 음효, 가운데만 양효(☵).
상징 : 물, 험난함, 구덩이, 고난 속의 지혜
연관 : 차남(둘째 아들), 귀, 신장, 북쪽, 강, 바다, 달, 눈
지혜 : 위기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지혜가 있지만, 고독이나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타인과 소통해야 함
7. 간괘(艮卦) — 산과 막내아들
형상 : 맨 위만 양효, 아래 둘은 음효(☶).
상징 : 산, 멈춤, 안정, 경계
연관 : 막내아들, 손, 허리, 동북쪽, 언덕, 건물, 문
지혜 : 신중하고 믿음직스럽지만 고집이 세거나 보수적일 수 있어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함.
8. 곤괘(坤卦) — 땅과 어머니
형상 : 3개 모두 음효(☷).
상징 : 땅, 포용, 순응, 어머니
연관 : 어머니, 배(인체), 소, 서북쪽, 늦여름, 들판, 흙
지혜 : 포용력과 성실성이 뛰어나나 수동적이거나 결단력이 부족해질 수 있어 명확한 목표 설정이 요구됨
어떻게 보면 오늘날 주역 운운하는 것이 난센스 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주역을 점치는 상수학 기능에 중점을 두고 접근한 입장이리라 본다. 그러나 의리학의 측면에서 보면 소홀히 취급할 사상이 아닌 것 또한 분명하다.
세상의 변화를 읽고 행동의 기준을 제시하는 삶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은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 좋은 일을 만났거나,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처신은 언제나 겸손하고 신중해야 길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