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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습관은 오랜 시간동안 반복적인 행동이 굳어져 형성된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인간의 습관이 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하여, 바람직한 습관의 형성에 관한 방법을 안내하기 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습관은 누군가에겐 바람직한 생활을 이끄는 것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구엔가는 그로 인해 고통을 안겨주기도 하는 것이다. 때문에 바람직한 습관의 형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지만, 이미 형성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또한 자신의 행동 가운데 무엇이 습관이고 아닌지를 따지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이란 부제의 이 책은, 바람직하지 않은 충동을 바람직한 습관으로 이끄는 방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습관의 실체를 고찰하기 위해 심리학과 뇌과학을 동원하여, 다각적인 방법으로 그것의 논리화를 시도하고 있다. 때로는 이미 교육학 등에서 보편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지는 논리를 활용하기도 하고, 뇌과학의 지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들이 대체적인 경향을 따질 수 있을 뿐, 모든 사람들에게 적절한 조건을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저자의 이론이 보편적인 학설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전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전체 3부로 구성된 목차에서, 1부는 모두 5개 항목에 걸쳐 ‘무엇이 우리는 지속하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습관의 정의와 그것이 일상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매번 새해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해의 목표를 설정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목표는 어느새 슬그머니 의미를 잃게 된다. 저자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격언에 덧붙여, ‘시작은 시작일 뿐이다’라고 강조한다. 결심을 했으면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행하는 의지만으로는 애초에 목표한 바를 성취하기가 쉽지 않다고 단언한다. 왜냐하면 긴 시간 동안 ‘비의식적 자아’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형성된 습관이 의지를 좌절시키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성된 습관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기에 새로운 목표를 세웠더라도, 어느새 의지를 이기고 그동안의 습관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내성 착각’과 ‘습관 기억’, 그리고 ‘반복하는 뇌’와 ‘상황제어’라는 표제어를 통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습관 설계 법칙’을 이해하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은 어떻게 일상에 뿌리내리는가’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모두 5개 항목에 걸친 ‘습관 설계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나를 중심으로 상황을 재배열하라’, ‘적절한 곳에 마찰력을 배치하라’, ‘나만의 신호를 발견하라’, ‘행동과 보상을 긴밀히 활용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하라’ 등이다. 이처럼 5단게에 걸친 내용을 제시하는 것은 그만큼 습관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 가운데 한 두 가지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습관이 형성될 때까지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강렬한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즉 이론적으로 그것이 설명 가능할 수 있겠으나, 개인의 일상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여겨진다.
마지막 3부에서는 ‘습관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습관을 긍적적인 방향으로 설게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저자는 ‘습관 단절’이라는 표제를 통해서 ‘잘못된 습관이 삶을 갉아먹고 있’을 수 있기에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을 논하고, 그 예로 ‘중독과 습관의 공통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독도 일종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환경의 변화를 통해서 많은 이들이 중독을 극복한 사례를 설명하기도 한다. 결국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반복을 통해서 자신에게 익숙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며, 때로는 주위의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을 하고 있다.
저자는 바람직한 습관 설계의 사례를 논증하기 위해서, 부록으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라는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최근 길을 가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사례들이 급증하면서, 그것을 일컫는 용어로 ‘스몸비’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써 일상에서 지나친 스마트폰 의존은 마치 사람들이 좀비와 같은 상태로 처해질 수 있다는 경고라 할 것이다. 물론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을 통해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좀처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것 역시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졌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면서 습관의 중요성을 인식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스마트폰 중독을 비롯한 잘못된 습관을 비로소 확인하면서, 그 폐해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자신의 그릇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또한 자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습관 설계’를 위해서는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수반되기에, 이미 형성된 그릇된 습관을 쉽게 고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던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순간이 바로 그릇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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