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적인 대공황의 여파로 살기가 더욱 어려워 졌으며, 그에 비례해 일제의 탄압 강도가 점점 심해지는 1930년대 전반의 상황들이 5권에서 다뤄지고 있다. 1931년부터 1935년까지의 이 기간을 설명하는 부제는 바로 '만주침공과 새로운 무장투쟁'이다. 일제의 야욕이 한반도를 넘어 동양 전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만주침공’이라는 결과로 나타났고, 그에 대한 저항 운동이 조직적으로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무장 투쟁’이 전개되었던 시기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대공황의 여파로 미국에서는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이 실시되고, 소련에서는 스탈린의 강압통치가 자행되었던 시기이다. 유럽에서는 독일에서 히틀러의 나찌가 성장하기 시작하고,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발호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청나라 왕조가 무너지고, 영화 <마지막 황제>의 배경이 되는 일제의 괴뢰국 인 만주국을 세워 중국으로의 진출을 노골화하였다. 인간 해방이라는 구호를 내건 사회주의 사상이 확산되고 있었지만, 그에 맞서 특정 민족이나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민족주의적인 정치 세력이 성장했던 것도 이 당시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하겠다.
이 시기 일제는 ‘식민지 정책의 변화’를 꾀하면서, 이른바 ‘내선일체’라는 구호로 일본과 조선이 하나라는 것을 내세웠지만, 그 실질은 조선에 대한 차별과 탄압의 강도가 점점 심화시키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사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조선공산당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에 이어, ‘사회주의 계열의 투쟁’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공산당 재건운동과 적색노조운동, 그리고 제주도의 해녀 투쟁 등이 가혹한 노동조건에 맞서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러한 흐름과는 별도로 ‘민족주의 계열의 운동’도 병행되었다. 사회주의자들은 일제에 대한 적극적인 투쟁을 강조했지만, 민족주의자들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운동의 형태로 활동했던 것이 그 특징이다. 민족주의적인 운동 형태의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우리말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조선어학회’라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만주의 무장투쟁’과 ‘중국 본토의 항쟁’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었고, 그동안 역사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투사와 아나키스트’들의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졌던 시기이다. 이 책에서는 윤희순과 남자현을 대표적인 여성 독립투사로 꼽고 있으며, 무정부주의자로 번역될 수 있는 아나키스트로는 신채호와 이회영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시기에 이르면 일제의 침략 본성은 점점 더 노골화되어, 마침내 2차 세계대전으로 치닫는 계기가 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의 엄연한 과거인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접하면서, ‘신친일파’들이 발호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더욱 직시하게 되었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