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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요 가운데 대다수의 작품들이 사랑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대중가요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이 책은 '사랑을 노래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대중가요에 담긴 서울의 정서와 모습 등을 포착하여, 그 속에 나타난 다양한 형상과 그 의미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서울의 감성 혹은 배경으로 탄생된 다양한 대중가요는 물론 민중가요까지를 아울러, 폭넓은 시각으로 대상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는 직접 들어보지 못한 노래들이 적지 않게 등장하지만, 만약 기회가 닿는다면 그 노래들을 꼭 들어보면서 이 책을 다시 읽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제시하고, 당시 그러한 문화가 지닌 의미에 대해서 논하기도 한다. 몇년 전 개봉되었던 <모던 보이>라는 영화를 끌어다 종로와 서울역의 옛 모습에 대해서 논하기도 하고, 여러 노랫말들을 통해 다시 현재적 시각에서 그 의미를 천착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한강을 넘어 강남이 서울의 중심인 것처럼 인식되기도 하지만, 불과 3~40여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의 중심은 종로와 명동이었다. 때문에 서울을 다룬 대중가요에는 당연히 종로와 명동, 그리고 서울역 등이 주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이제는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을 강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서울의 문화 중심은 분명히 강남으로 옮겨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겨울부터 시작했던 촛불은 광화문에서 거세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저자가 <다시 광화문에서>라는 제목을 붙인 것도, 그 영향이 없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2008년의 초판을 수정하여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하였다 한다. 노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촛불의 바다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었듯이, 대중가요에 나타난 노랫말들을 통해 서울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되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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