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하장 지킴이들이 열악한 환경과 시민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불편을 겪고 있어, 시스템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집하장 지킴이의 일터에는 각종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다. 지킴이들은 출근하자마자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봉투를 열어, 잘못 버려진 쓰레기를 다시 분리한다. 쓰레기 선별장에서 진행되는 분리 작업을 지킴이들이 1차로 작업하는 셈이다. 버려진 일반 쓰레기봉투를 열면 플라스틱이나 캔이 섞여 있고, 심지어 음식물쓰레기도 함께 들어있다.
지킴이들은 오후 5시 30분에 출근해 9시 30분까지 일하며, 총 4시간을 야외에서 보낸다. 이들이 쉬는 곳은 쓰레기 더미 바로 앞이다. 쉴 때는 직접 가져온 간이의자에 앉아있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길가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때는 쉬는 것마저 고역이다.
춘천 교동의 한 쓰레기 집하장 지킴이 신 모씨(80)는 “겨울이 되면 추워서 일하는 것이 힘들다”며 “춥다고 해서 옷을 두껍게 껴입으면 움직이기 힘들어서 일하기 불편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그는 화장실이 가장 불편하다고 이야기한다. “주위에 마땅히 갈 만한 화장실이 없어서, 근처 상가에 부탁해 겨우 해결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시청에 이런 문제를 여러 번 제기했지만, 매번 알겠다고 한 뒤 별다른 대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집하장 지킴이 A씨는 일하는 환경이 불편하긴 하지만, 쉴 곳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쓰레기만 잘 분리해서 버려도 일이 힘들지 않다”며 “그렇게 되면 쉴 곳이 마련될 필요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A씨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꼬박 정리해도 시간이 모자라다”며 “50리터짜리 봉투 하나를 정리하는 데 1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요새는 배달음식 소비가 늘면서,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이 많이 나온다. A씨는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은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며 “재활용으로 버릴 경우, 깨끗하게 씻어서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10에 7은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 그는 쓰레기를 버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매번 이야기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집하장에 직접 쓴 쓰레기 분리 문구를 붙여두기도 했다.
이에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이 모씨(22)는 “본가와 춘천의 분리수거 방법이 달라서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이 씨는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집하장 지킴이분들이 알려주셨는데, 정확한 분리 방법을 다 알진 못한다”며 “쓰레기 집하장 앞에 쓰레기 분리수거 설명을 제대로 적어두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집하장 앞에는 분리수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있지 않다. 현수막에 간단한 설명이 붙어있지만, 이마저도 오래돼서 글씨가 지워져 있어 알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분리수거 함이 따로 마련돼 있는 아파트와 달리, 자취방이 많은 대학가에서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일일이 구분해서 버려야 한다. 때문에 정확한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의 고지가 필요하다. 집하장 지킴이 A씨는 "지킴이로 일하기 전, 시청에서 분리수거 교육을 받는다"며 "그때 나눠주는 안내문을 시민들에게도 배포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한,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집하장 지킴이의 노동 시간을 1시간 앞당겨 일찍 일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기존에 5시 30분에 출근하던 것을 4시 정도로 바꾸는 것이다. 이에 집하장 지킴이 신 씨는 “1시간만 빨리 나와서 일해도 추운 게 덜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집하장 지킴이 사업은 춘천시의 노인공공일자리정책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며,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과 시 차원의 근무 환경 및 분리수거에 관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 시청 인터뷰는 11월 9일(월)에 답변 오는대로 추가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쓰레기 안내문 사진은 원래 세로로 찍은 거였는데, 올릴 때 자꾸 가로로 돌아가서요ㅠㅠ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