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밤의 공상
최의상
눈이 펑펑 아주대 교정에 내리는 만큼
어둠이 서서히 물들어 가고
검은 하늘에서 설희(雪姬)들이 내려
가로등빛 조명에 소리 없이 춤추네.
말 빚지고 간다는
<무소유>의 절판 소식에
벌떼처럼 몰려와 <유소유>를 부르짖는 군상들
소리 낮은 눈 오는 밤에 서글픔만 커진다.
아무 말도 남기지 말고
산골 빈 방 두셨더라면
인간의 부끄러움은
수면 위로 뜨지 않았을 것을....
삶의 소유
영의 소유
나는 모르오.
지금은 돈의 노예가 되고 싶다.
배고프고 목마른자 긍휼하고
배우겠다는 자 무상으로 가르치고
신용불량자, 파산자, 사기 당한 자, 다 보상해 주고
나도 내 노년을 위한 품위유지비 원하네.
스님 !
<山中日記>에* *<山中日記>
시골장 분위기가 좋아서 일백이십 리나 되는
순천장을 다녀오신다는 기분 나도 그래요.
딴 글에서는 골짜기에서 울려오는 시냇물 소리가* *<맑은 기쁨>
정다운 내 이웃일 수가 있다고 적으셨지요.
나도 횡성 병지방계곡 외딴 폐가에 살며
그들에게서 기쁨과 고마움과 위안을 받았는데...
인심을 곧바로 가리켜(直指人心)* *<直指人心>
사람다운 사람이 쏟아져 나오길 바라는 청한심(淸寒心)
차 한 잔 맛 속에 세상이 있고, 선(禪)이 있음을* *<茶道의 요람>
암울한 80년대에 은은하게 풍기었다
<한 편의 좋은 시(詩)는* *<詩도 좀 읽읍시다.>
우리들 마음에 낀 녹을 닦아내고, 맑은 눈을 열게 한다.>
우리가 그 녹을 닦아낼 좋은 시를 쓰자.
우리가 그 맑은 눈을 열게 할 좋은 시를 쓰자.
보다 가치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신앙을 갖게 된다. 믿음은 확신이요. 신념이다* * <흔들리는 믿음>
(부처님을 성인이라함) * *<正法에 歸依>
사람의 노력으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