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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는 21일 '경전의 번역과 유통, 신행활동의 변화'를 주제로 열린논단을 열었다. 오른쪽은 이날 발제를 하고 있는 북칼럼니스트 이미령씨. |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니까야 읽기의 확산 현상에 주목했다. 21일 ‘경전의 번역과 유통, 신행활동의 변화’를 주제로 ‘열린논단’을 열었다. 2008년부터 시작한 열린논단은 뜨거운 주제의 토론장이다. 매월 한 차례 열린다.
이미령씨가 이날의 발제자로 나섰다. 이씨는 7년 동안 니까야 읽기 모임을 이끌었다. 이씨는 ‘경전 번역과 신행의 지형변화’라는 발제문을 통해 니까야 읽기를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가면서 실재한 인물들과의 문답을 통해 붓다라는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니까야는 한문 번역의 대승경전과 달리 생생하기 때문이다. “불자들에게 자신이 살아있는 부처님을 친견하고 그 회상(會上)에 동참했다는 뿌듯함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 참여했던 이들이 니까야를 읽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남다른 경험이다. “예전에는 스님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부처님 가르침을 만났다면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이 이씨의 진단이다. 이씨의 이런 진단은 7년 동안 모임을 이끌었던 남다른 경험과 이 모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말하는 자기변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
어떻게 달라졌다는 것인가. 이씨는 그림으로 설명했다. 그림 1은 동그란 부처님의 가르침이 스님을 거치면서 불자들에게 네모로 전해진다. 필터로 인해 변형이 일어난 것이다. 그 이유는 “부처님 가르침이 온전히 전해지기보다는 전달자의 취향과 근기에 따르기 때문이다.” 그림 2는 붓다의 가르침과 스님과 불자들이 모두 동그랗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팔리어 경전을 직접 한글로 번역되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스님과 불자들의 위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았다. “늘 전문적 수행자(스님)에 비해 한참 낮은 차원의 후원자로서 존재하던 불자들이 이제는 직접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고 합송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니까야에 담긴 다양한 얘기 속에서 현 시대의 난제를 푸는 해법이 있다면서 “다시 붓다에게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글로 번역된 초기경전을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만났을 때 이 시대 난제의 해법을 부처님 가르침에서 끌어올 수도 있다. 초기경전에 입각하여 이론을 세우고 제시한다면,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충분히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면서 니까야 읽기를 권했다.
이씨는 이날 “초기경전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수행법을 익히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면서 “니까야에는 명상의 단계가 조목조목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고, 중간점검을 텍스트에 의거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행의 생활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계간 <불교평론>은 봄호에서 ‘경전의 번역과 유통’을 특집으로 다룬다. 이미령씨의 이날 발제문을 포함해 11편의 논문이 게재된다
첫댓글 지난여름, 선생님말씀(전박사님 율장완역본)을 듣고 조계사앞 서점에 들렸었습니다.
펼쳐든 순간 "웬 법학대사전? 완전 전문가용이네!"
율장이 뭔지도 모르면서 보통의 경전 해설서 등으로 기대했던 전, '내 수준엔 never, ever!!!'
나중에 무량도 보살님께 얘기하니 "마하박가는?" "잊었죠. 논문집에서나 보던, 대법원판례처럼 빽빽한 주석에."
보통의 불자가 읽기 편한 책(우리 교육과정에 제2외국어로도 배우지않는-빨리어 원문, 주석등은 생략하시고)으로 편집되어 나왔으면 어떨까하는 희망사항^^ 위 글은 저도 아주 공감입니다.
좋은 의견입니다. 법과등불 공부시간에 전박사에게 말씀드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