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너무 부리다 보니
사이클 출발을 48분이 지난 12시15분에 하였다.
아마도 선수가 너무 없으니 더 느긋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이클은 영남알프스, 밀양, 낙동강 자전거길을 돈다.
사이클 거리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동안 그보다 더 긴 거리를 많이 했으니...
다만 그 고저도가 문제였다. 영남알프스쪽 도로의 경사도는 만만치 않을 듯했다.
또하나의 문제는 밤새 라이딩을 하며 몰려오는 잠을 참아야 한다는 것.
이건 내게 가장 큰 고통이다.
그렇다고 잠을 충분히 자면서 갈수는 없는 일.
결국 고카페인 음료를 준비했다. 여기에 카페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10배진한 커피에 타우린2,000mg짜리 음료도 첨가했다.
효과가 있어야 할 텐데...
서바이벌이기에 배낭에 인스탄트 죽 2개와 체열을 신속히 회복하기 위한 꿀 그외 고열량 간식을 준비했다.
그러다보니 배낭 무게가 장난아니다.
그래도 내가 감당할 무게이니 메고 가는 수 밖에.
영남알프스 고개길은 거의 밤에 통과하였다.
그덕에 차량통행이 없어 부담은 덜했지만 그만큼 내리막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아주 엄청난 경사도의 고개는 없었다.
대신 아주 긴 고개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듯 했다. 7%정도의 경사도로.
서울 랜도너스 브레벳 400k 코스에 비하면 그 난이도는 오히려 낮았다.
기나닌 내리막 차량이 없기에 코너링을 중앙선을 넘어가며 크게 돌았다.
그러다 조용한 밤하늘을 울릴만큼 큰소리의 펑크소리가 들렸으니...
다행히 뒷 타이어쪽이었다. 벌써 두번째 펑크다.
타이어를 보니 느슨해진 타이어탓인지 타이어가 일부 벗겨져 있었다.
펑크내용이 아찔했다. 더군다나 내리막에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어났으니...
작은 커브각에 강한 힘이 가해지니 타이어가 견디어 내지 못한 모양이다.
라이딩중 자꾸 졸았다.
준비한 코카페인음료도 졸음을 쫒지는 못했다.
하긴 평상시에도 진한커피를 아무리 많이 마셔도 수면에 지장을 받지 않았으니...
어쩔수없이 못견디겠다 싶으면 5~10분정도씩 토막잠을 자면서 갔다.
그러다 아침을 맞이하니 잠이 좀 달아나는 듯 했다.
다리위를 통과하는데 해가 떠올랐다.
갈길이 바빴지만 이런 멋진 광경을 놓치고 싶지않아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잠시 멈추어 주변 경광을 영상으로 잡았다.
이때는 낙동강 자전거길에 접어들었는데 왔던 길이기에 반가웠다.
이미 와본 길이기에 gps를 보지않고 달릴 수 있어 편했다.
이제 큰 언덕은 없다.
런을 위해서 그리고 다음주 랜도너스 천안 브레벳 600k를 위해서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가볍게 타고 왔기에 몸은 비교적 가뿐했다.
생각외로 다리에도 근육통을 느끼지 못하고...
양산에서 부산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고개길. 큰고개는 아니었지만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에 조금 힘이 들었다.
그래도 내리막을 쏘아댈 수 있으니 상쾌하다.
gps를 보니 그동안의 최고속도는 68.5km/h다.
큰 고개가 없어서였나? 생각외로 최고속도가 낮았다.
바꿈터까지의 거리는 얼마 남지 않았으나 이상하게 속도가 나지 않았다.
평지인데도... 몸엔 별 이상이 없다지만 기력이 떨어진 모양이다.
바꿈터 도착하니 11시26분이다.
22시간11분이 소요되었다.
별도의 탈의실이 없어 100여터 떨어진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아마도 공원이라는 점때문에 텐트를 치지못한듯.
또 여기서 굼벵이처럼 느릿느릿... 결국 12시06분에 출발.
첫댓글 마지막 사진은 우리가 지났던 길인거 같네.. 지루했던 그 길을 또 가다니...
저 강변길은 너무 좋아. 나무로 되어있어서 지날때 좌르륵~ 소리가 나는게 넘 기분좋다라구. 의외로 속도도 잘나구. 어쨌든 지난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