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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중 사랑가
춘향이 거동 보소.
주효를 차릴 적에, 기명 등물 볼작시면 통영소반 안성유기 당황기며 동래주발 적벽대접 천은술 유리저에, 안주 등 물 볼작시면 대양푼에 가리찜 소양푼에 제육초에 풀풀 뛰는 숭어찜에 포드득 포드득 메추리탕에 꾀꼬요 우는 영계탕에 톰방톰방 오리탕에 곱장곱장 대화찜에 동래 울산 대전복을 맹상군의 눈섭처럼 어슷비슷 올려놓고 염통산적 양볶기며 낄낄 우는 생치다리 석가산 같이 괴어놓고, 술병치레 볼작시면 일본기물 유리병과 벽해수상 산호병과 띠끌없는 백옥병과 쇄금병 천은병과 자라병 황새병과 왜화 당화병을 차례로 놓았는데 갖음도 갖을시고. 술치레 볼작시면 도연명의 국화주와 두초당의 죽엽주와 이적선의 포도주와 안기생의 자하주와 산림처사 송엽주와 천일주를 가지가지 놓았는데, 향기로운 연엽주를 그 중에 골라 내어 주전자에 가득 부어 청동화로 쇠적쇠에 덩그렇게 그려놓고 불한 불열 데워내어 유리배 앵무잔을 그 가운데 데웠으니 옥경연화 피는 꽃이 태을선인 연엽선 뜬듯 둥덩실 띄워놓고, 권주가 한 곡조에 일배 일배 부일배 반취하게 먹은 후에 분벽사창 깊은 방에 둘이 안고도 놀고 업고도 놀고 노니 이게 모두 다 사랑이로구나!
"굽이굽이 깊은 사랑, 시냇가 수양같이 척 처지고 늘어진 사랑, 화우동산 목단화 같이 펑퍼지고 고운 사랑, 포도 다래 같이 휘휘친친 감긴 사랑, 연평바다 그물같이 얼키고 맺힌 사랑아, 은하직녀 직금같이 올올이 이룬 사랑. 청누미녀 침금같이 혼술마다 감친 사랑, 은장 옥장 장식같이 모모이 잠긴 사랑, 남창 북창같이 다물다물 쌓인 사랑 네가 모두 사랑이로구나. 어화둥둥 내 사랑아! 어화 내 간간 내 사랑이로구나!"
"여봐라 춘향아! 저리 가거라! 가는 태도를 보자. 이리 오너라! 오는 태도를 보자. 빵긋빵긋웃어라! 웃는태도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도를 보자서라. 동정 칠백 원무산 같이 높은 사랑, 여천 창해 같이 깊은 사랑, 너와 나와 만난 사랑, 허물 없는 부부 사랑,너는 죽어 무엇 되며 나는 죽어 무엇 되리. 생전 사랑 이러하면 사후 기약 없을소냐. 너 죽어 될 것 있다. 은하수 폭포수 만경창해수 일대장강 다 버리고 칠년대한에 일생진진 처저있는 음양수란 물이 되고 나는 죽어 청학 백학 청조 용조 그런 새는 되려말고 쌍비쌍래 떠날 줄 모르는 원앙새 되어 녹수 원앙격으로 어화 등등 떠놀거든 나인 줄 알려므나. 사랑 사랑 내 간간."
"이제 싫소I 그것 내 아니 될나요."
"그러면 너 죽어 또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종로 인경이 되고, 나는 죽어 인경 마치 되어 새벽이면 삼십삼천 저녁이면 이십팔숙 그저 뎅뎅 치거든 남은 인경 소리로 알고 우리 둘이는 뎅뎅 춘향, 뎅뎅 도련임으로 놀아보자. 사랑 사랑 내 간간 사랑이로구나!"
"싫소! 그것도 아니 될나요."
"그러면 무엇이 되단 말인야? 옳다!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 죽어 해당화가 되고 나는 죽어 나비 되어, 나는 네 꽃송이 물고 너는 내 수염 물고 춘풍 건듯 불면 너울너울 춤을 추고 놀아보자. 사랑 사랑 내 간간 사랑이야!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 사랑. 나 죽어도 너 못 살고 너 죽어도 나 못살제. 사랑이 핍진하여도 갈릴 마음 바이없다.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방아학이 되고 나는 죽어 방아고가 되어 경신년 경신월 경신시 강태공 조작으로 어화 떨구덩 하거든 날인 줄 알려므나."
춘향이,
"싫소! 아무것도 아니 될나요."
"야, 그러하면 어찌 하잔 말인야?"
"품아시를 하여야 하지요."
"옳지. 너 죽어 위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매 윗짝이 되고 나는 죽어 매 밑짝이 되어 사람이 손으로 얼른하면 천방지방으로 휘휘 둘러 돌리거든 날인 줄 알려므나. 사랑 사랑 내 간간 사랑이야!"
춘향이 하는 말이 ,
"아무것도 아니 될나요. 위로 생긴 것이 부아나게 생겼소."
"오냐, 춘향아. 우리 둘의 업움질이나 좀 하여보자."
"애고, 잡성스러워라! 업움질을 어떻게 하잔 말이요."
"너와 나와 활씬 벗고 등도 대고 배도 대면 맛이 한껏 나지야."
"나는 부끄러워 못하겠오."
"어서 벗어라. 어서 벗어라!"
"나는 부끄러워 못벗겠오."
"에라 이 계집아! 안 될 말이로다. 어서 벗어라, 어서 벗어라!"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진 암캐 물어다 놓고 이는 빠져 먹던 못하고 흐르렁 흐르렁 어루는듯, 북해상의 황용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에 넘노는듯, 도련님 급한 마음 와락 달려들어 춘향의 가는 허리를 후리쳐 안고 저고리 풀며 바지 버선 다 벗겨 놓았더니, 춘향이 못 이기여 이마 전에도 구슬땀이 송실송실,
"애고, 잡성스러워라."
"네가 뉘 간장을 녹이려고 이리 곱게 생겼느냐? 여봐라 춘향아. 이리 와 업히여라."
옷을 벗은 계집 아이라 어쩔 줄을 몰라 붓그러워 못 견디는 아희를업고 못 할 소리가 없다.
"애고 춘향아, 네가 내 등에 업혔으니 네 마음이 어떠하냐?"
"한정 없이 좋소."
"여봐라, 내가 너를 업고 좋은 말을 할 터이니 네가 대답을 하려느냐?"
"좋은 말씀 하량이면 대답 못할 것 없소."
"사랑이로구나. 사랑이야. 어화 둥둥 내 사랑이야. 네가 금인냐?"
"금이라니 당치 않소. 옛날 초한적에 진평이가 범아부를 잡으려고 황금 사만을 흩었으니 금이 어이 있으릿가?"
"그러면 네가 무엇인냐? 내 사랑 네가 내 사랑이지. 그러면 네가 옥인야?"
"옥이라니 당치 않소. 만고 영웅 진시황이 영산의 옥을 얻어 이사의 명필로 수명우천기수영창이라 옥새를 만들어서 만세유전을 하였으니 옥이 어이 되오릿가?"
"그러면 네가 무엇이냐? 네가 해당화냐?"
"해당화라니 당치 않소. 명사십리 아니여든 해당화가 되오릿가?"
"에라, 이 계집아이. 안 될 말이다. 내 사랑 내 사랑이제. 그러면 네가 무엇이냐? 네가 반달이냐?"
"반달이라니 당치 않소. 금야 초상이 아니여든 반달이라니 당치 않소."
"네가 무엇이냐? 내 사랑 내 간간아. 네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생률 숙률을 먹으랴느냐?"
"그것도 내 아니 먹을나요."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를 뚝 떼고 강릉 백청을 가득 부어 붉은 점을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내사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돝 잡아 주랴? 개 잡아 주랴? 내 몸 통채로 먹으랴느냐?"
"도련님 내가 사람 잡아 먹는 것 보았오."
"에이 계집아야. 안 될 말이다. 어화 둥둥 내 사랑이제. 이애 무겁다 그만 내리렴. 여봐라 춘향아 백사만사가 다 품아시가 있나니라.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나를 업어야지."
"애고 여보 도련님은 기운 세어서 업었거니와 나는 기운 없어 못 업겠소."
"나도 너를 업고 좋은 말을 하였으니, 너도 나를 업고 좋은 말 하여라."
"그러면 업히시요. 좋은 말 하오리다."
하올 적에,
"둥둥 좋을시고, 진사급제를 업은듯, 동부승지를 업은듯, 팔도감사를 업은듯, 삼정승을 업은듯, 여상이를 업은듯, 부열이를 업은듯, 보국관서를 업은듯, 외삼천내 팔백주석 OOO 내 서방이제. 내 서방. 이리 보와도 내 서방. 저리 보와도 내 서방, 알뜰 간간 내 서방이제."
"사랑 노래 다 버리고 탈 승짜 노래 들어보소. 타고 놀자, 타고 놀자. 헌원씨 시용간과하야 능작태 무찌르고 탁녹야사로 잡어 지남거 빗겨 타고 남원천 구경할 제 이적선 고래 타고, 안기생 나귀 타고 일모장강 어옹들은 일엽선 돋워 타고 만경창파 어기야 어기양 하며 떠나간다. 나는 탈 것 바이없어 춘향배 잡아타고 탈 승짜로만 둥둥둥 놀아보자."
밤낮으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이 지경으로 놀아나니 형용이 온전하리.
춘향전 중 십장가
전라좌도 남원 남문 밖 월매 딸 춘향이가 불쌍하고 가련하다. 하나 맞고 하는 말이
일편 단심(一片丹心) 굳은 마음 일부 종사(一夫從事) 뜻이오니, 일개 형벌 치옵신들 일 년이 다 못가서 일 각인들 변하리까?"
이 때 남원부(南原府) 한량(閑良)이며 남녀 노소 없이 구경할 제, 좌우의 한량들이,
"모질구나 모질구나. 우리 골 원(員)님들이 모질구나. 저런 형벌이 왜 있으며, 저런 매질이 왜 있을까? 집장사령(執杖使令)놈 눈 익혀 두어라. 삼문(三門)밖 나오면 급살(急殺)을 주리라."
보고 듣는 사람이야 누가 아니 낙루(落淚)하랴. 둘째 낱 딱 부치니,
"이부절(二夫節)을 아옵는데, 불경 이부(不更二夫) 이내 마음이 매 맞고 죽어도 이 도령은 못 잊겠소."
셋째 낱을 딱 부치니,
"삼종지례(三從之禮) 지중한 법 삼강오륜(三綱五倫)알았으니, 삼치 형문(三治刑問) 정배(定配)를 갈지라도 삼청동(三淸洞)우리 낭군 이도령은 못 잊겠소."
넷째 낱을 딱 부치니,
"사대부 사또님은 四民公事 살피잖고 威力公事 힘을 쓰니, 사십팔방(四十八坊) 남원 백성 원망한을 모르시오. 사지를 가른대도 사생동거 우리 낭군 사생간에 못있겠소."
다섯 낱째 딱 부치니,
"五倫倫氣 그치잖고 부부유별 五行으로 맺은 연분 올올이 찢어 낸들 오매불망 우리 낭군 온전히 생각나네. 오동추야 밝은 달은 임 계신데 보련마는, 오늘이나 편지 올까 내일이나 기별올까. 무죄한 이내 몸이 오사할 일 없사오니, 오결 죄수(誤決罪囚) 마옵소서. 애고애고 내 신세야."
여섯 낱째 딱 부치니,
"육육(六六)은 삼십육(三十六)으로 낱낱이 고찰(考察)하여,
육만 번 죽인대도 육천 마디 어린 사랑 맺힌 마음 변할 수 전혀 업소."
일곱 낱을 딱 부치니,
"칠거지악 범하였소? 칠거지악 아니여든 칠개 영문 웬일이요.
칠척검(七尺劍) 드는 칼로 동동이 장글러서 이제 바삐 죽여 주오.
치라 하는 저 형방아. 칠 때 고찰 마소. 칠보 홍안(七寶紅顔) 나 죽겠네."
여덟 낱을 딱 부치니,
"팔자 좋은 춘향몸이 팔도 방백 수령 중에 제일 명관 만났구나.
팔도방백 수령님네 치민(治民)하려 내려왔지 악형하려 내려왔소?"
아홉 낱을 딱 부치니,
"구곡간장 굽이 썩어 이내 눈물 구년지수(九年之水) 되겠구나.
구고(九고-깊숙한 곳) 청산 장송 베어 정강선 무엇 타고 한양성중 급히 가서
구중궁궐 나랏님께 구구히 억울한 사정을 여쭈옵고 구정(九庭) 뜰에 물러 나와
삼청동을 찾아가서 굽이굽이 반겨 만나 우리 사랑 맺힌 마음을 마음껏 풀련마는."
열 낱을 딱 부치니,
"십생구사(十生九死)할지라도 팔십년 정한 뜻을 십만 번 죽인대도 가망 없고
무개내지. 십육세 어린 춘향 곤장맞아 원통 한 귀신 되니 가련하고 가련하오."
열 치고 구만 둘 줄 알았더니 열 다섯째 번 매를 치니,
"십오야 밝은 달은 떼구름에 묻혀 있고 서울 계신 우리 낭군 삼청동에 묻혔으니
달아 달아 임 보느냐? 임 계신 곳 나는 어이 못 보는고."
수물(스물)치고 끝날까 하였더니 스물 다섯 매를 치니,
"이십 오현 야탄월에 불승청원 저 기러기, 너 가는데 어디메냐.
가는 길에 한양성 찾아들어 삼청동 우리 님께 내 말 부디 전해다오.
나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 부디부디 잊지 말라."
사랑가 단어
568)주효(酒肴):술과 안주.
569)등물(等物):안주 등등의 것들.
570)괴임새:음식을 그릇 위에 쌓아올리는 모양새.
571)양푼:음식을 담거나 데우는 데 쓰는 놋그릇.
572)가리찜:쇠고기의 갈비를 토막쳐서 삶아 만든 음식.
573)제육찜:돼지고기찜.
574)포도동:날짐승이 별안간 날 때에 나는 소리.
575)대전복:동래, 울산 지방에서 나는 큰 전복.
576)대모 장도:대모로 꾸민 장도.
577)어슷비슷:생김새가 서로 비슷함.
578)염통산적:소의 염통을 넓게 저며 줄거리대로 짜개서 만든 산적.
579)양볶이:소의 밥통고기를 잘게 썰어서 볶은 음식.
580)춘치자명(春雉自鳴):봄철의 꿩이 스스로 운다는 뜻으로 남의 명령이나 요구에 의하지 아니하고 자발적으로 이르는 말.
581)생치(生雉):익히지 않은 꿩.
582)적벽(赤壁) 대접:적벽 지방에서 나는 대접.
583)분원기(分院器):분원사기(分院沙器). 광주군 분원(사기그릇을 만들던 곳)에서 만든 사기.
584)생률(生栗) 숙률(熟栗):날밤과 찐밤.
585)준시:꼬챙이에 꿰지 않고 말린 감.
586)탕기(湯器):탕을 담는 그릇.
587)청술레:껍질색이 푸르며 물기가 많아서 맛이 좋은 배의 한가지.
588)(괴다:음식을 그릇 위에 쌓아 올리다).
589)벽해수상(碧海水上):푸른 바닷물 위의.
590)엽락금정(葉落金井):금정은 중국에 있는 샘의 이름. 금정에 나뭇잎이 떨어진다는 뜻.
591)당화병(唐畵甁):중국의 동양화를 그려넣은 병.
592)쇄금병(쇄金甁):겉에다 금물을 칠한 병.
593)소상동정(瀟湘洞庭) 죽절병(竹節甁):중국 동정호 남쪽의 소상 지방에서 나는 대나무로 만든 병.
594)천은(天銀) 알안자:품질이 좋은 은으로 만든 주전자.
595)적동자(赤銅子):적동으로 만든 주전자.
596)쇄금자(쇄金子):금물을 칠한 주전자.
597)이적선(李謫仙):이백(李白).
598)안기생(安期生):진(秦)나라 때 사람. 해변에서 약을 팔고 공부를 하상장인(河上丈人)에게 하고 장수했기에 천세옹(千歲翁)이라 함.
599)자하주(紫霞酒):신선들이 먹는 술.
600)송엽주(松葉酒):솔잎으로 만든 술.
601)과하주(過夏酒):소주와 약주를 섞어서 빚은 술. 여름에 많이 마심.
602)방문주(方文酒):특별한 방법으로 담근 술.
603)천일주(千日酒) 백일주(百日酒):빚어넣은 지 천일만에 혹은 백일만에 먹는 술.
604)화주(火酒):소주.
605)연엽주(蓮葉酒):연잎으로 만든 술.
606)금잔(金盞):금으로 만든 술잔.
607)앵무배(杯):앵무새의 부리모양으로 만든 술잔.
608)옥경(玉京):옥황상제가 산다고 하는 서울.
609)태을선녀(太乙仙女):태을이라는 별에서 사는 선녀.
610)연엽선(蓮葉船):연잎으로 만든 배.
611)대광보국(大匡輔國):대광보국숭록대부(崇綠大夫). 조선시대 관리의 최고급.
612)권주가(勸酒歌):술권하는 노래.
613)한잔 한잔에 다시 한잔이라는 뜻으로 계속해서 술을 마신다는 뜻.
614)끔슬우지(琴瑟友之):금슬지우(琴瑟之友). 금슬은 거문고와 큰 거문고로 부부의 사이를 말하므로 부부간의 우애.
615)평생동락(平生同樂):평생을 한가지로 즐거워함.
616)죽마고우(竹馬故友):어릴 때부터 같이 놀던 친한 벗.
617)내자(內子):자기의 아내를 남에게 대하여 이르는 말.
618)개구멍 서방:남의 눈을 피해 드나들면서 서방노릇을 한다는 뜻.
619)대례(大禮):혼인을 치르는 큰 예식.
620)일배주(一杯酒):한잔의 술.
621)합환주(合歡酒):혼례 때 신랑 신부가 서로 잔을 바꾸어 마시는 술.
622)대순(大舜):순임금.
623)지중(至重):매우 중요함.
624)월로(月老):월하노인(月下老人). 남녀의 인연을 맺어주는 신(神).
625)삼생가약(三生佳約):전생(前生)과 현생(現生)으로부터 후생(後生)까지 이어질 아름다운 언약.
626)삼태육경(三台六卿):삼태는 자미궁(紫微宮)의 주위에 있는 상태(上台), 중태(中台), 하태(下台)의 각각 두 별씩 도합 여섯 별. 삼공(三公, 가장 높은 세 가지 벼슬)의 뜻으로 쓰임. 육경은 주(周)나라 때의 여섯 장관.
627)달강달강:어린아이의 두손을 붙들고 앞뒤로 자꾸 밀어줄 때에 노래의 맨 끝에 부르는 소리.
628)백세상수(百歲上壽):상수는 나이가 썩 많다는 뜻.
629)선후(先後)없이: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똑 같이.
630)마누라:여기에서는 나이 많은 여자를 뜻함.
631)일희일비(一喜一悲):기쁘고 슬픈 일이 번갈아 일어남.
632)잣베개:모서리를 잣나무 열매 모양으로 장식한 베개.
633)사양(斜陽):저녁 때의 비껴 비치는 햇빛.
634)봉학(鳳鶴):봉새와 학.
635)활개:두 팔.
636)(에굽다:조금 휘우듬하게 굽다).
637)바듯이:겨우.
638)실랑:실랑이질. 남을 못살게 시달리는 짓.
639)(진득하다:태도와 행동이 침착하고 참을성이 있다).
640)(골즙(骨汁)내다:뼈에서 즙을 내다).
641)삼승(三升) 이불:석새삼베로 만든 이불.
642)진진(津津):재미가 좋음.
643)동정칠백(洞庭七百):중국 동정호(湖)의 주위가 칠백리임.
644)목단무변수(目斷無邊水):목단은 시력이 미치지 아니함을, 무변은 끝이 닿은 데가 없음을 뜻함. 즉, 아득하게 끝없이 펼쳐져 있는 물.
645)여천창해(如天滄海):하늘처럼 크고 넓은 바다.
646)옥산전(玉山顚):옥산두(頭). 산이름.
647)추산천봉(秋山千峰) 완월(翫月):가을산 수많은 봉우리에서 달을 구경함.
648)증경학무(曾經學舞):증경은 일찌기라는 뜻. 일찌기 춤을 배움.
649)차문취소(借問吹簫):시험삼아 퉁소를 불어 봄.(?)
650)유유낙일(悠悠落日):느릿느릿 떨어지는 해.
651)월렴간(月簾間):달빛으로 이루어진 주렴 사이.
652)도리화개(桃李花開):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피어남.
653)섬섬초월(纖纖初月):가늘고 고운 초생달.
654)분백(粉白):분처럼 흼.
655)함소함태(含笑含態):미소를 머금고 고운 자태를 지님.
656)화우동산(花雨東山):동산에 내리는 꽃비.
657)직금(織錦):비단을 짜다.
658)청루미녀(靑樓美女):기생집의 미녀.
659)혼솔:홈질한 옷의 솔기.
660수양:수양버들.
661)청처지다:청처짐하다. 꽉 조이지 않고 느슨하다.
662)남창북창(南倉北倉):관청에 딸린 곳간 이름.
663)노적(露積):집 밖에 쌓아둔 곡식.
664)담불:곡식을 쌓은 무더기.
665)은장(銀欌) 옥장(玉欌):은이나 옥으로 장식한 옷장.
666)모모이:이모저모 다.
667)영산홍록(映山紅綠):꽃나무 이름.
668)육관대사(六觀大師), 성진(性眞), 팔선녀(八仙女):김만중의 소설 {구운몽}(九雲夢)에 나오는 노승(老僧), 후에 양소유(楊少游)라는 인물로 인간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남주인공, 여덟 명의 여주인공들을 말함.
669)역발산(力拔山):역발산혜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 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한 웅대한 기력을 형용한 말. 초패왕이 한(漢)나라 고조(高祖)와 결전하여 해하(垓下)에서 패하였을 때의 노래의 일절.
670)당명황(唐明皇):당나라 제 8대의 제(帝).
671)양귀비(楊貴妃):양태진(楊太眞). 당나라 현종(玄宗)의 비(妃). 재색(才色)이 뛰어나 현종의 총애를 오로지하다가 안녹산(安祿山)이 난을 일으키매 현종과 함께 피난하여 마의역(馬의驛)에 이르러 관군(官軍)에게 책망당하고 목매어 죽었음.
672)명사십리(明沙十里):함경남도 원산에 있는 모래톱으로 곱고 부드러운 모래와 해당화로 아름다운 경치를 이룸.
673)연연(娟娟):빛이 곱고 엷음.
674)드문드문, 또는 드문드문 때를 따라.
675)변(邊):한자(漢字)의 왼쪽에 붙은 부분.
676)만경창해수(萬頃滄海水):한없이 넓고 큰 바다.
677)일대장강(一帶長江):한줄기 긴 강.
678)칠년대한(七年大旱):칠년동안의 큰 가뭄.
679)일상(日常):늘. 항상.
680)진진(津津):넉넉함.
681)(추지다:물기가 배어서 눅눅하다).
682)두견조:소쩍새.
683)요지(瑤池):주(周)나라 목(穆)왕이 서왕모(西王母)와 만났다는 선경. 여기에서는 서왕모의 사자(使者)로 알려진 파랑새.
684)대붕조(大鵬鳥):가상의 큰새.
685)인경:옛날 밤에 통행금지를 알리기 위하여 치던 큰 종.
686)장안(長安):서울을 일컬음.
687)길마재:서울 서편에 있는 안현(鞍峴).
688)봉화(烽火):변란이 있을 때에 변경에서부터 서울까지 경보를 알리게 만든 불.
689)확:절구의 아가리로부터 밑바닥까지의 구멍.
690)고:공이.
691)경신년경신월경신일경신시(庚申年庚申月庚申日庚申時) 강태공조작(姜太公造作):옛날 방아를 만들 때 방아에다 지신(地神)의 재앙을 방지하기 위하여 쓴 말. 강태공은 주(周)나라 사람으로 문왕(文王)의 스승.
692)돌매:맷돌.
693)홍안미색(紅顔美色):젊고도 아름다운 여자.
694)천원지방(天圓地方):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짐.
695)부아:분한 마음.
696)화중왕(花中王):꽃 중의 왕.
697)음상동(音相同)하여:소리를 한가지로 하여.
698)담담장강수(澹澹長江水):출렁대는 긴 강물.
699)유유(悠悠):아득함.
700)원객정(遠客情):먼 곳에서 온 나그네의 정.
701)하교불상송(河橋不相送) 강수원함정(江樹遠含情):강의 다리에서 서로 보내지 못하니 다만 강가의 나무가 멀리 정을 머금었도다.
702)송군남포불승정(送君南浦不勝情):임을 남포로 보내며 정을 이기지 못하도다.
703)무인불견송아정(無人不見送我情):보지 못하는 사람이 없네 나를 보내는 정을.
704)한태조(漢太祖):한나라 태조 유방(劉邦).
705)희우정(喜雨亭):소식(蘇軾)의 {희우정기}(喜雨亭記)에서 나온 정자 이름.
706)백관조정(百官朝廷):모든 벼슬아치들이 모여 있는 조정.
707)도량(道場):불도(佛道)를 닦는 곳.
708)청정(淸淨):깨끗하여 더럽고 속됨이 없음.
709)친고통정(親故通情):친구 간에 정을 통함.
710)난세평정(亂世平定):어지러운 세상을 평온하게 진정시킴.
711)월명성희(月明星稀):달은 밝고 별은 드물도다.
712)조화정(造化定):조화롭게 자리가 정해져 있다.
713)소지(所志):하소연하는 글.
714)원정(原情):사연을 하소연함.
715)송정(訟庭):백성끼리의 분쟁을 판결하고 처리하는 곳.
716)관정(官庭):관청의 뜰.
717)내정(內情) 외정(外情):속마음과 겉마음.
718)애송정(愛松亭) 천양정(穿楊亭):둘다 정자 이름.
719)침향정(沈香亭):당나라 때 궁중에 있던 정자 이름.
720)한송정(寒松亭):강릉 동쪽에 있는 정자 이름.
721)기린토월(麒麟吐月):완산팔경(完山八景)의 하나로 전주 동쪽에 있는 기린봉(峰) 위에 솟아오른 달.
722)일정(一定):한번 작정함.
723)실정(實情):진실한 정.
724)논지(論之)하면:논의하면.
725)일편탁정(一片託情):한조각 맡긴 정.
726)파정(破情):정이 틀어짐.
727)복통절정(腹痛絶情):끊어진 정을 마음 아파함.
728)도저(到底):아주 잘 되어서 매우 좋다.
729)안택경(安宅經):무당이 터주를 위로할 때 읽는 경문.
730)개탁궁(開坼宮)좁은 천지가 열리는 궁.
731)삼광(三光):해, 달, 별의 세 빛.
732)엄장(嚴壯):몸을 가지는 태도가 장대함.
733)창합궁(창闔宮):창합은 하늘 위의 문. 창합궁은 하늘에 있는 궁전 이름
734)조림(照臨):군주가 국토와 백성을 다스리는 일.
735)주지객(酒池客):술이 연못을 이룰 만큼 굉장하게 차린 술잔치에 온 손님들.
736)운성(雲盛):구름같이 많이 모여듦.
737)은왕(殷王):은나라 최후의 왕 주(紂)를 말함. 이름은 신(辛).
738)진시황(秦始皇):진나라의 황제. 육국(六國)을 멸하여 천하를 통일하고 봉건제를 고쳐 천하를 군현으로 나누었으며 흉노 및 남월을 쳐서 강토를 확장한 다음 만리장성을 쌓았음.
739)아방궁(阿房宮):진시황이 아방에 세웠던 궁전.
740)문천하득(問天下得):천하를 얻게 된 까닭을 물음.
741)함양궁(咸陽宮):함양에 있던 궁전으로 초패왕이 불을 놓아 삼개월 동안이나 불탔음.
742)장락궁(長樂宮):섬서성(陝西省) 장안현(長安縣) 서북쪽 옛 성중에 있다.
743)장신궁(長信宮):반첩여가 참소당하여 물러가 태후를 모셨다고 하는 궁.
744)이궁(離宮):임금의 유행(遊幸)을 위하여 궁성에서 떨어진 곳에 지은 궁전.
745)별궁(別宮):왕이나 왕세자(王世子)의 가례(嘉禮) 때에 비빈(妃嬪)을 맞아들이는 궁전.
746)수정궁(水晶宮):수정으로 지은 아름다운 궁전.
747)합궁(合宮):부부가 잠자리를 같이 함.
748)양각(兩脚):두 다리.
749)업음질:번갈아 서로 업어주는 짓.
750)(잡상스럽다:난잡하고 상스럽다. 혹은 음탕하다).
751)한성부르게:한 것처럼.
752)채운간(彩雲間):빛이 고운 구름 사이.
753)단산(丹山):수은(水銀)과 유황(硫黃)의 화합물인 단사(丹砂)가 나는 산.
754)죽실(竹實):대나무 열매의 씨.
755)구고(九皐):으슥한 늪지.
756)순금장(純金欌):순금으로 장식한 옷장.
757)복짐:심한 운동으로 얼굴이 상기되고 좀 부어오른 듯이 보이는 모습.
758)팔년풍진초한(八年風塵楚漢) 시절:초나라와 한나라 간에 팔년 동안 벌어졌던 전쟁.
759)육출기계(六出奇計):여섯 번의 기이한 계책.
760)진평(陳平):전한(前漢)의 공신(功臣). 지모(智謀)가 뛰어나 고조(高祖)를 도와 천하를 평정하고 혜제(惠帝) 때 좌승상(左丞相)이 되었으며 여공(呂公)이 죽은 후 주발(周勃)과 함께 여씨 일가를 죽이고 한나라 조정을 편안하게 하였음.
761)범아부(范亞父):범증(范曾). 초나라 항우(項羽)의 모신(謀臣). 아부(亞父)라 불림. 뒤에 항우로부터 의심을 받자 벼슬을 내놓고 물러나 등창을 앓다가 죽었음.
762)이사(李斯):초나라 사람. 진나라의 객경(客卿)이 되어 시황제를 도와 천하를 통일하고 군현제(郡縣制)를 창립함. 이세황제(二世皇帝) 때에 참소를 만나 피살당하였음.
763)수명우천기수영창(受命于天旣壽永昌):명을 하늘로부터 받았으니 오래살것이며 길이 번창하리로다.
764)옥새(玉璽):임금의 도장.
765)만세유전(萬世遺傳):영원히 후손에게 물려줌.
766)금패(錦貝):누르고 투명한 호박(琥珀)의 한가지.
767)팔도방백(八道方伯):팔도의 관찰사.
768)풍잠(風簪):망건의 앞이마에 대는 장식품.
769)지환(指環):가락지.
770)광리왕(廣利王):남해(南海)의 해신(海神).
771)벽공(碧空):푸른 하늘.
772)웃봉자:수박 윗부분에 딸린 꽁지.
773)백청(白淸):희고 품질이 좋은 꿀.
774)반간자:수저의 일종.
775)돝:돼지.
776)백사만사(百事萬事):모든 일.
777)품앗이:힘든 일을 서로 번갈아 가면서 거들어 줌.
778)(돋우다:높게 하다. 끌어 올리다).
779)(자운자운하다:닿을 듯 말 듯 하다).
780)대중:겉으로 볼 때 대강 짐작한 만큼.
781)부열(傅說):은(殷)나라 고종(高宗) 때의 어진 재상. 고종이 어느날 꿈을 깨고 꿈에 본 인상을 그리게 하여 이를 찾았던 바 마침내 부암(傅巖)의 들에서 부열을 찾았다 함.
782)여상(呂尙):태공망(太公望). 주(周)나라 초기의 어진 재상 강태공(姜太公)을 말.
783)흉중대략(胸中大略) 품었으니:심중에 큰 계략(計略)을 품었으니.
784)명만일국(名滿一國):명망이 온 나라에 가득참.
785)사육신(死六臣):단종(端宗)의 복위를 꾀하다가 죽은 여섯 명의 충신. 이개(李塏), 하위지(河緯地), 유성원(柳誠源), 유응부(兪應孚), 성삼문(成三問), 박팽년(朴彭年).
786)생육신(生六臣):단종이 임금의 자리에서 밀려나간 뒤에 세조의 부당한 처사에 불만을 품고서 절개를 지키고 벼슬하지 않은 여섯 명의 충신. 이맹전(李孟專), 조 여(趙 旅), 원 호(元 昊), 김시습(金時習), 성담수(成聃壽), 남효온(南孝溫).
787)고운(孤雲):최치원(崔致遠). 자는 해부(海夫), 호는 고운. 신라 말기의 한학자로 우리나라 한학계의 시조라 함. 12세 때 당나라에 건너가 그 곳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28세에 귀국함. 말년은 지리산, 가야산 등지에서 은거 생활을 함. 저서로 계원필경(桂苑筆耕) 등이 있음.
788)제봉(霽峰):고경명(高敬命)의 호.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금산(錦山)에서 싸우다가 아들 인후(仁厚)와 함께 전사함.
789)요동백(遼東伯):광해군(光海君) 때의 무사(武士) 김응하(金應河). 건주위(建州衛)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 도원수 강홍립(姜弘立)의 부하로 그 정벌에 종군하다 전사하였다. 이에 명(明)나라 황제가 요동백을 봉하고 우리나라 조정에서도 영의정을 추증하였다.
790)정송강(鄭松江):정철(鄭澈)의 호. 선조 때의 명신(名臣). 문인(文人).
791)우암(尤庵):조선 중기의 학자이며 명신(名臣)인 송시열(宋時烈)의 호.
792)퇴계(退溪):조선중기의 대학자인 이황(李滉)의 호.
793)사계(沙溪):조선중기의 학자 김장생(金長生)의 호.
794)명재(明齋):숙종(肅宗)때의 학자 윤 증(尹 拯)의 호.
795)대(臺) 받쳐:토대로 해서. 진사급제를 밑받침대로 해서.
796)직부주서(直赴注書):급제한 후 다른 관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서로 부임함. 주서는 승정원(承政院)의 정칠품(正七品) 벼슬.
797)한림학사(翰林學士):한림원(翰林院)의 전신인 학사원의 벼슬.
798)도승지(都承旨):조선의 관직으로 도승지 이하 여섯 승지의 총칭으로 왕명(王命)의 출납을 맡았는데 도승지 밑에 좌승지(左承旨), 우승지(右承旨), 좌부승지(左副承旨), 우부승지(右副承旨), 동부승지(同副承旨) 등 다섯 명을 두었다. 정삼품관(正三品官).
799)당상(堂上):정삼품 이상의 벼슬아치가 됨.
800)내직(內職):서울 안에 있는 각 관청의 벼슬.
801)각신(閣臣):규장각의 벼슬아치.
802)대교(待敎):규장각의 정칠품으로부터 정구품까지의 벼슬.
803)복상(卜相):정승이 될 사람을 뽑음.
804)대제학(大提學):홍문관(弘文館), 예문관(藝文館)의 으뜸 벼슬.
805)대사성(大司成):성균관(成均館)의 정삼품의 으뜸 벼슬.
806)판서(判書):정이품으로 육조(六曹)의 우두머리 벼슬.
807)좌상(左相) 우상(右相) 영상(領相):각각 좌의정, 우의정, 영의정을 말함.
808)규장각(奎章閣):조선 때의 관청. 1776년에 궐내에 설치하여 역대 국왕의 시문(詩文), 친필(親筆), 서화(書畵), 고명(顧命), 유교(遺敎) 등을 관리하던 곳.
809)내삼천(內三千) 외팔백(外八百):내직이 삼천이고 외직이 팔백이라는 말.
810)농즙(膿汁):고름.
811)(퇴기다:모았던 힘으로 갑자기 탁 놓아 내뻗치다).
812)알심:보기보다 야무진 힘.
813)헌원씨(軒轅氏):황제(黃帝)의 이름. 그가 헌원의 언덕에서 태어났다 하여 그렇게 이름.
814)습용간과(習用干戈):방패와 창 다루는 법을 익힘.
815)능작대무(能作大霧):능히 사방에 안개가 자욱히 끼도록 만듦.
816)치우(蚩尤):고대 제후의 이름. 병란(兵亂)을 좋아하였기 때문에 황제(黃帝)에게 죽임을 당하였음.
817)탁녹야(탁鹿野):현재의 하북성(河北省) 탁록현(縣). 황제(黃帝)가 치우를 죽인 곳.
818)지남거(指南車):수레 위에 신선(神仙)의 목상(木像)이 있어 그 손이 항상 남쪽을 가리키게 만든 수레. 중국 고대의 나침반.
819)하우씨(夏禹氏):하(夏)나라를 개국(開國)한 임금. 순(舜)임금의 자리를 물려받아 천자가 됨.
820)구년지수(九年之水):구년간 계속된 홍수(洪水).
821)유행승거(陸行乘車):육로에서 타는 수레.
822)적송자(赤松子):고대의 신선(神仙) 이름.
823)여동빈(呂洞賓):여암(呂암). 당나라 때의 사람으로 황소(黃巢)의 난에 집을 종남(終南)으로 옮겼는데 거처를 아무도 모름. 팔선(八仙) 중에 한 사람이라고 함.
824)맹호연(孟浩然):성당(盛唐)의 시인. 일찍부터 세상에 뜻이 없어 녹문산(鹿門山)에 은서(隱棲)하다가 나이 사십에 비로소 서울에 나와 왕유(王維) 등과 사귀었음. 불우하고 고독한 생활 속에서 속정(俗情)을 떠난 한적한 자연의 정취를 사랑했는데, 그의 시는 이러한 자연에 친근하여 이를 주관적으로 읊는 경향이 있어 비감하고 처량한 느낌을 줌.
825)태을선인(太乙仙人):가장 귀한 천신(天神). 천제(天帝).
826)대국천자(大國天子):중국의 제왕(帝王).
827)연(輦):손으로 끄는 수레. 특히, 천자(天子)가 타는 수레.
828)평교자(平轎子):의정대신(議政大臣)이 타던 수레로앞뒤로 2인씩4인이 얕게 어깨에 매게되어 있다.
829)초헌(초軒):종이품 이상의 관원이 타던 높은 외바퀴가 달린 수레.
830)독교(獨轎):말 한 마리가 끄는 가마.
831)별연(別輦):제왕이 타는 수레와 다르게 만든 수레.
832)일모장강(日暮長江):해질 무렵의 강에서.
833)도도(滔滔):거칠 것 없이.
834)구종(驅從):벼슬아치를 따라다니던 하인. 특히 말 구종이 되어 말 고삐를 잡고 다니던 하인.
835)반부새:말이 좀 부산하게 닫는 일.
836)화장:화장걸음. 뚜벅뚜벅 걷는 걸음. 건들거리며 걷는 걸음.
837)동부승지(同副承旨):승정원(承政院)의 정삼품 벼슬.
838)교지(敎旨):임금이 관직을 임명하는 뜻을 적어 당자에게 주던 문서.
839)문부사정(文簿査定):문서나 장부상의 일을 조사하고 처리함.
840)내행(內行):부인 등 집안 아낙네들의 여행.
841)배행(陪行):모시고 따라감.
842)승차(陞差):같은 관청에서 웃자리 벼슬로 오름.
843)치행등절(治行等節):행장을 차리는 등의 절차.
844)무론상중하(無論上中下):위아랫 사람을 논할 것 없이.
845)보:보시기. 작은 사발.
846)중복(重複):대공친(大功親) 이상의 경우에 입는 상복(喪服)
847)염탐(廉探):남몰래 사정을 조사함.
848)권구(眷口):한집에 같이 사는 식구.
849)부귀영총(富貴榮寵):부귀를 누리며 임금의 은총을 받는.
850)혼정신성(昏定晨省):조석으로 부모의 안부를 물어서 살핌.
851)외방(外方):외직(外職).
852)신래마마(新來마마):새로 문과에 급제한 사람과 그 첩.
853)하향(遐鄕):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854)화방작첩(花房作妾):기생집에서 첩을 얻음.
855)전정(前程):앞 길.
856)고대:이제 막.
857)발연변색(勃然變色):갑자기 와락 성이 나서 얼굴빛이 변함.
858)요두전목(搖頭轉目):행동이 침착하지 아니함.
859)(간잔지런하다:술이 거나하거나 졸려서 눈이 슬쩍 감기려는 상태).
860)체경(體鏡):각각 맑은 거울과 온몸을 비출 수 있는 거울.
861)산호죽절:산호로 만든 죽절.
862)(괴이다:사랑을 받다).
863)빙자(憑藉):내세워서 핑계함.
864)침침무인(沈沈無人):밤이 깊어 인적이 끊어짐.
865)구맹불여천맹(丘盟不如天盟):언덕을 두고 맹세하는 것은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것만 같지 못함.
866)산맹불여천맹(山盟不如天盟):산을 두고 맹세하는 것은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것만 같지 못함.
867)경경(耿耿):불빛이 깜박깜박함.
868)침침공방(沈沈空房):깊은 밤에 홀로 빈방을 지킴.
869)추야장(秋夜長):기나긴 가을 밤.
870)상사(相思):남녀가 서로 그리워 생각함.
871)첩지박명(妾之薄命):첩의 즉, 자신의 좋지 못한 팔자를 말함.
872)식불감(食不甘):식불감미(食不甘味). 음식을 먹어도 단맛을 모른다는 뜻으로 근심, 걱정이 많아서 입맛을 잃음.
873)침불안(寢不安):침불안석(寢不安席). 잠자리가 편하지 않음.
874)애원(哀怨):슬프고 원망스러움.
875)거천(擧薦):인물을 추천함.
876)자진(自盡):제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 저절로 죽어지게 함.
877)눈 구석:눈의 코 쪽 구석.
878)가래톳:허벅다리의 임파선이 부어 아프게 된 멍울.(가래톳서다)
879)어간 마루:방과 방 사이의 마루.
880)형세(形勢):살림살이의 경제적 형편.
881)지체:대대로 전하여 내려온 지위나 문벌.
882)도고(道高):도덕이 높은 체하여 교만함.
883)노류장화(路柳墻花):누구라도 꺾을 수 있는, 길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 곧 창부(娼婦)를 비유로 이르는 말.
884)칠거지악(七去之惡):아내를 내쫓는 이유로서의 일곱가지 사실. 불순구고(不順舅姑), 무자(無子), 음행, 질투, 악질(惡疾), 구설(口舌), 도절(盜竊).
885)양류천만사(楊柳千萬絲)인들:버들가지가 천만 개인들.
886)화용신(花容身):꽃같이 아름다운 얼굴과 몸.
887)시호시호부재래(時乎時乎不再來):시절이여 시절이여 다시 오지 않는구나.
888)월정명(月正明):달이 맑고 밝음.
889)화계상(花階上):초당 앞의 꽃밭에서.
890)(띵띵하다:무르지 않고 굳다).
891)(거세우다:거세게 굴다).
892)쌍교(雙轎):말 두필을 써서 각기 앞뒤 채를 메고 가는 가마.
893)(좌뜨다:생각하는 것이 남보다 월등하다).
894)사당(祠堂):신주를 모셔놓은 집.
895)창옷:웃옷의 한가지.
896)요여(腰輿):장사 뒤에 혼백과 신주를 모시고 돌아오는 상여 .
897)경경오열(경경嗚咽):슬픔으로 목메어 욺.
898)연근육순(年近六旬):나이 육순에 가까운.
899)작해(作害):해를 입힘.
900)천수만한(千愁萬恨):겹겹이 쌓인 근심과 한.
901)수변행락(水邊行樂):물가에서의 놀이.
902)고절숭상(孤節崇尙):높은 절개를 숭상함.
903)상풍고절(霜風高節):바람과 서리 즉, 어떠한 어려운 곤경에 처해도 굽히지 않는 높은 절개.
904)홍안성(鴻雁聲):기러기 울음소리.
905)부수소관첩재오(夫戍蕭關妾在吳):당나라 왕가(王駕)의 시구. 남편은 소관이라는 곳에서 수자리 살고 첩은 오나라에 있다는 말.
906)정부(征婦):타향에 가 있는 사람의 아내.
907)정객관산로기중(征客關山路幾重):왕발(王勃)의 {채연곡}(採蓮曲)에 나오는 말. 남편이 가 있는 관산은 얼마나 먼 곳에 있는가.
908)정객(征客):여행하는 사람. 타향에 있는 사람.
909)녹수부용(綠水芙蓉):푸른 물과 연꽃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형용하는 말.
910)체연녀(採蓮女):연밥을 따는 여인.
911)평분(平分):고르게 나눔.
912)장진주(將進酒):술을 권함.
913)하방천첩(遐方賤妾):먼 시골에 있는 천한 계집.
914)후배사령(後陪使令):뒤따르는 하인.
915)백마욕거장시(白馬欲去長嘶) 청아석별견의(靑娥惜別牽衣):백마는 떠나자고 길게 우는데 여인은 안타까운 이별에 옷을 이끄는구나.
916)(생때같다:몸이 튼튼하여 통 병이 없다).
917)하량낙일수운기(河梁落日愁雲起):하량은 강에 놓은 다리. 하양에서 해질 무렵 근심어린 구름이 일어나네.
918)소통국(蘇通國):한나라 소무(蘇武)의 아들.
919)오희월녀(吳姬越女):오나라와 월나라의 미인.
920)편삽수유소일인(편揷茱萸少一人):수유는 구월 구일에 높은 산에 올라가서 그 열매를 머리에 꽂으면 사기(邪氣)를 물리친다고 하는 나무. 모두 수유열매를 머리에 꽂았으나 다만 나 한 사람이 없을 뿐이로다.
921)용산(龍山):산이름.
922)서출양관무고인(西出陽關無故人):양관은 서역으로 통하는 관문.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가 없을 것이다.
923)위성(渭城):당나라 사람들이 송별(送別)하던 곳.
924)출신(出身):처음으로 관리가 됨.
925)망두석(望頭石):무덤 앞에 세우는 두 개의 돌기둥.
926)광석(壙石):무덤 속에 묻는 지석(誌石).
927)상사목:두드러진 턱이 있고 그 다음이 잘록하게 된 나무.
928)훼심병(毁心病):마음에 너무 슬퍼하여 생긴 병.
929)행찬(行饌):여행 또는 소풍갈때 집에서 가지고 가는 반찬.
930)찬합(饌盒):반찬이나 술안주 따위를 담는 여러 층으로 된 그릇.
931)(갊다:간직하다의 옛말).
932)숙소참(宿所站):관원이 출장할 때 묵던 집.
933)원함정(遠含情):먼 곳에서 정을 품고 있는 사람.
934)노상행인욕단혼(路上行人欲斷魂):길가는 사람의 애를 태운다.
935)방초무초(芳草茂草):풀이 향기롭고 무성함.
936)천금귀체(千金貴體):천금같이 귀한 몸.
937)시사(時事):부딪치게 되는 모든 일.
938)녹수진경도(綠樹秦京道):푸른 나무가 있는 진나라 서울이라는 뜻으로 한양을 말함.
939)음신(音信):소식.
940)중랑장(中郞將):진한(秦漢) 때부터 두었던 관직. 장군의 버금가는 벼슬.
941)상림원(上林苑):천자의 동산 이름. 진시황이 만들고 한무제가 다시 확장시킴.
942)일척금서(一尺錦書):한자나 되는 비단으로 된 편지.
943)영절(永絶):아주 끊어져 없어짐.
944)조비절(鳥飛絶):새의 나는 자취가 끊어짐.
945)훼절(毁節):절개를 깨뜨림.
946)황애산만풍소삭(黃埃散漫風蕭索) 정기무광일색박(旌旗無光日色薄):누른 티끌이 흩어지니 바람은 쓸쓸하고 깃발에 빛이 없으니 햇빛조차 엷도다.
947)준마가편(駿馬加鞭):잘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함.
948)몽불성(夢不成):꿈을 이루지 못함.
949)상사불견(相思不見):서로 사모하나 만나보지 못함.
950)그린:그리워하는.
951)세사일관(世事一款):세상사 모든 것.
952)옥안운빈(玉顔雲빈):아름다운 얼굴과 구름처럼 탐스러운 머리채.
953)공로한(空老恨):헛되이 늙어가는 한.
954)구곡간장(九曲肝腸):굽이굽이 사무친 마음 속.
955)설심조군(설心조君):조군은 조신 곧, 부엌신을 말함. 마음을 불살라 신에게 빈다는 뜻.
956)현야월(懸夜月):높이 걸려 있는 달빛 아래.
957)두우성(杜宇聲):소쩍새 울음소리.
958)창망(滄茫):아득함.
959)형화(螢火):반딧불.
960)흥진비래(興盡悲來) 고진감래(苦盡甘來):기쁨이 다하면 슬픔이 오고 고생이 다하면 즐거움이 온다는 뜻.
십장가 해석
사또 분이 어찌 났던지 벌벌 떨며 기가 막혀 허푸허푸 하며
"여보아라, 그년에게 다짐[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거나 확인]이 왜 있으리. 묻도[묻지도] 말고 형틀에 올려매고 정치[정강이]를 부수고 물고장[죄인 죽인 것을 보고하는 글]을 올려라."
춘향을 형틀에 올려매고 쇄장[옥사장이, 옥에 갇히어 있는 사람을 지키던 사령]이 거동 봐라. 형장이며 태장[(笞杖) : 원래는 태령 즉, 회초리로 볼기를 치던 형벌과 장형, 즉 곤장으로 볼기를 치는 형벌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태형에서 사용되는 회초리를 말함. 10대에서 50대까지의 등분이 있음]이며 곤장이며 한아름 담쏙 안아다가 형틀 아래 좌르륵 부딪치는 소리 춘향의 정신이 혼미한다. 집장 사령[(使令) : 관아에서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장형을 행하던 사람] 거동 봐라. 이 놈도 잡고 능청능청 등심 좋고 빳빳하고 잘 부러지는 놈['한두 개만 견디소. 어쩔 수가 없네. 요 다리는 요리 틀고 저 다리는 저리 트소'라는 말과 관련이 있음] 골라 잡고 오른 어깨 벗어 메고 형장[(刑杖) : 곤장으로 치는 형벌. 50대에서 100대까지의 등분이 있음] 집고 대상청령[사또의 명령] 기다릴 제[판소리의 소리가락인 리듬이 담긴 표현]
"분부 모셔라. 네 그년을 사정두고(인정을 두고) 허장하여서는[거짓으로 때려서는] 당장에 (너의 목숨)명을 바칠 것이니 각별히 매우 치라[쳐라]."
집장 사령 여쭈오되
"사또 분부[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명령이나 지시를 내림. 또는 그 명령이나 지시] 지엄[지극히 엄한]한데 저만한 년을 무슨 사정[형편, 이유] 두오리까. 이년 다리를 까딱 말라. 만일 요동[흔들리어 움직임. 또는 흔들어 움직임]하다가는 뼈 부러지리라."
호통하고 들어서서 검장 소리 발 맞추어 서면서 가만히 하는 말이
"한두 개만 견디소. 어쩔 수가 없네. 요 다리는 요리 틀고 저 다리는 저리 트소."[부당한 권력행사에 대한 하층 계급의 소극적 저항 태도]
"매우 치라"
"예잇, 때리오."
딱 붙이니 부러진 형장 개비는 푸르르 날이 공중에 빙빙 솟아 상대 대뜰 아래 떨어지고 춘향이는 아무쪼록 아픈 데를 참으려고 이를 복복 갈며 고개만 빙빙 두르면서
"애고 이게 웬일이어."
곤장(棍杖) 태장(笞杖) 치는 데는 사령(使令)이 서서 하나 둘 세건마는 형장(刑杖)부터는 법장[(法杖) : 50대가 넘는 무거운 장형(杖刑)]이라, 형리[(刑吏 : 형방에 속해 있는 아전)]와 통인[(通引) : 관아의 관장(官長) 앞에 딸리어 잔심부름하는 이속(吏屬)]이 닭쌈하는 모양으로 마주 엎뎌서 하나 치면 하나 긋고, 둘 치면 둘 긋고, 무식하고 돈 없는 놈 술집벽에 술값 긋듯 그어 놓니 한일(一)자가 되었구나. 춘향이는 저절로 설움겨워 맞으면서 우는데,
"일편 단심(一片丹心 :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이라는 뜻으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변치 아니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 굳은 마음 일부 종사[일부종사(一夫從事) : 한 남편만 섬김] 뜻이오니, 일개 형벌 치옵신들 일 년이 다 못가서 일 각[촌음, 짧음 시간]인들 변하리까?"
이 때 남원부(南原府) 한량(閑良 : 돈 잘 쓰고 잘 노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백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며 남녀 노소 없이 구경할 제, 좌우의 한량들이,
"모질구나 모질구나. 우리 골 원(員)님들이 모질구나. 저런 형벌이 왜 있으며, 저런 매질이 왜 있을까? 집장 사령[(執杖使令) : 장형(杖刑)을 집행하는 사령]놈 눈 익혀 두어라. 삼문[(三門) : 관아에 딸린 세 개의 문으로 정문, 동협문, 서협문을 이름]밖 나오면 급살[(急殺) : 급히 죽임]을 주리라."
보고 듣는 사람이야 누가 아니 낙루[(落淚) : 눈물을 흘림]하랴.
둘째 낱[個 : 낱 개] 딱 붙이니,
"이부절[(二夫節) : 두 지아비를 섬길 수 없다는 절개[불경이부(不更二夫)]]을 아옵는데, 불경 이부(不更二夫 : 정절을 굳게 지키어, 두 남편을 섬기지 아니함)이내 마음이 매 맞고 죽어도 이 도령은 못 잊겠소."
세째 낱을 딱 붙이니,
"삼종지례[(三從之禮) : 여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 예(禮). 즉 어려서는 아버지를 좇고, 시집 가면 남편을 좇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자식을 따른다는 것] 지중한 법 삼강오륜(三綱五倫)[삼강은 한대(漢代)의 학자 동중서(董仲舒)가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강조하였고 또 그에 의해 확정된 윤리인데,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로 군위신강(君爲臣綱)·부위자강(父爲子綱)·부위부강(夫爲婦綱)을 말한다. 오륜은 '맹자'에 처음 나오는 말로서 오상(五常)·오전(五典)이라고도 하는데, 부자 사이에 친애가 있어야 하고(父子有親), 군신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하며(君臣有義), 부부 사이에 분별이 있어야 하고(夫婦有別), 어른과 어린 사람 사이에 차서가 있어야 하며(長幼有序), 붕우 사이에 신의가 있어야 함(朋友有信)을 이른다. ]알았으니, 삼치 형문[(三治刑問) : 세 차례의 형문. 형문은 정갱이를 형장으로 때리는 형벌] 정배[(定配) : 유배(流配)]를 갈지라도 삼청동(三淸洞)우리 낭군 이도령은 못 잊겠소."
넷째 낱을 딱 붙이니,
"사대부 사또님은 사민 공사[(四民公事) : 온 백성에 관한 공사. 사민은 사.농.공.상(士農工商)] 살피잖고 위력 공사(威力公事)[자기와 같은 힘없는 여성들을 힘으로 탐하는 일] 힘을 쓰니, 사십팔방(四十八坊 : 온 세상) 남원 백성 원망함을 모르시오. 사지(四肢)를 가른대도 사생 동거[(死生同居) : 죽고 삶을 같이 함 / 죽으나 사나 함께 삶] 우리 낭군 사생간에 못잊겠소."
다섯 낱채[낱(個)은 수를 셀 때 쓰는 말이고, 채는 사람을 때리는 나뭇가지] 딱 붙이니,
"오륜 윤기(五倫倫氣 : 다섯 가지 윤리와 기강) 그치잖고 부부유별[(夫婦有別) : 부부는 서로 분별함이 있음] 오행[五行 :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의 다섯 가지 원기(元氣)]으로 맺은 연분(緣分) 올올이[한 가닥 한 가닥] 찢어 낸들 오매불망[(寤寐不忘) : 자나 깨나 잊지 못함] 우리 낭군 온전히 생각나네. 오동추야(梧桐秋夜) 밝은 달[오동추야(梧桐秋夜)가 오동잎 지는 가을밤을 뜻하는 것]은 임 계신데 보련마는, 오늘이나 편지 올까 내일이나 기별올까. 무죄(無罪)한 이내 몸이 오사[(誤死) : 형벌이나 재난을 당하여 비명에 죽음]할 일 없사오니, 오결 죄수[(誤決罪囚) : 죄인을 잘못 처결함] 마옵소서. 애고애고 내 신세야."
여섯 낱채 딱 붙이니,
"육육(六六)은 삼십육(三十六)으로 낱낱이[하나하나 빠짐없이 모두] 고찰[(考察) : 자세히 생각하여 살펴봄]하여, 육만 번 죽인대도 육천 마디 어린 사랑 맺힌 마음 변할 수 전혀 업소[과장을 통한 이도령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다짐함]."
일곱 낱을 딱 붙이니,
"칠거지악[(七去之惡) : 아내가 내쫓기는 일곱 가지 악덕. 불순구고(不順舅姑 : 시부모에게 불손함), 무자(無子), 음행(淫行), 질투(嫉妬), 악질(惡疾), 구설(口舌), 도절(盜竊) 등이다. - 남성중심의 극단적 사고] 범하였소? 칠거지악 아니여든 칠개 형문 웬일이요. 칠척검(七尺劍) 드는 칼로 동동이[아리 동아리. 몸의 각 부분대로 토막을 쳐서, 동강동강] 장글러서[잘라서] 이제 바삐 죽여 주오. 치라 하는 저 형방아. 칠 때 고찰 마소[사정두지 마소]. 칠보 홍안[(七寶紅顔) : 칠보와 같은 젊고 아름다운 얼굴] 나 죽겠네."
여덟 낱을 딱 붙이니,
팔자 좋은 춘향몸이 팔도 방백[(方伯) : 각 도의 관장(官長)] 수령 중에 제일 명관 만났구나[반어법]. 팔도방백 수령님네 치민[(治民) : 백성을 다스림]하려 내려왔지 악형[(惡刑) : 악독한 형벌]하려 내려왔소?
아홉 낱을 딱 붙이니,
구곡간장[(九曲肝腸) : 깊은 마음 속] 구부 셕어(굽이 썩어) 이내 눈물 구년지수[(九年之水) : 중국 요임금 때 9년 동안이나 홍수가 진 일] 되었구나[과장법]. 구고[(九皐) : 으슥한 늪과 못] 청산 장송 베어 청강선 무어 타고['쌓아 올리어'의 옛말. 여기에서는 '청송을 여러 겹 묶어서 배를 만들어'의 뜻] 한양성중 급히 가서 구중궁궐 성상전에(나랏님 앞에) 구구원정[구구원정 : (區區怨情) : 갖가지 바라거나 하소연하는 원통한 마음]을 주달하고[(주달 : 奏達) : 임금에게 아뢰는 일] 구정[(九鼎) : 대궐. '구정(九鼎)'은 중국 하우씨(夏禹氏)가 구주(九州)을 다스리기 위해 만든 솥] 뜰에 물러 나와 (이도령이 있는)삼청동을 찾아가서 굽이굽이 맺힌 마음 저근 듯 풀련마는 반겨 만나 우리 사랑 맺힌 마음을 마음껏 풀련마는.
열째 낱을 딱 붙이니,
십생구사[十生九死 : 구사일생. 꼭 죽을 경우를 당하였다가 살아남]할지라도 팔십년 정한 뜻을 십만 번 죽인대도 가망 없고 무개내지[(無可奈) : 無可奈何지. 처치할 수단이 없지. 어찌할 수가 없음]. 십육세 어린 춘향 곤장맞아 장하원귀[(杖下寃鬼) : 매를 맞아 원통하게 죽은 귀신]되니 가련하오.
열 치고 짐작할 줄 (그만 둘 줄) 알았더니[의외적인 수법을 통해 독자나 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표현] 열 다섯째 번 딱 붙이니,
십오야[음력 보름날 밤으로 달이 크고 가장 밝은 달.] 밝은 달은 띠구름에 묻혀 있고 서울 계신 우리 낭군 삼청동에 묻혔으니 달아 달아 (임) 보느냐? 임 계신 곳 나는 어이 못 보는고?.
스물치고 짐작할까(끝날까) 하였더니 스물 다섯 딱 붙이니,
이십 오현 탄야월[이십오현탄야월(二十五絃彈夜月) : 거문고 25줄을 타는 달밤. 당나라 전기(錢起)의 귀안(歸雁)이란 시에 나오는 시구(詩句)]에 불승청원[(不勝淸怨) : 맑은 원한을 억제하지 못함] 저 기러기, 너 가는데 어드메냐. 가는 길에 한양성 찾아들어 삼청동 우리 님께 내 말 부디 전해다오. 나의 형상(모습) 자세(자세히) 보고 부디부디 잊지 마라.
춘향이네 집 가는 길 같다 : 이 도령이 남의 눈을 피해서 골목길로 춘향이네를 찾아가는 길과 같다는 뜻으로, 길이 꼬불꼬불하고 매우 복잡한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춘향이 집 가리키기 집이 어디냐고 묻는 이 도령의 질문에 춘향이가 대답한 사설이 까다롭고 복잡했다는 데서, 집을 찾아가는 길이 복잡한 경우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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