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rise, Sun set
주 미경
최근 노래교실을 통해 ‘Sun rise, Sun set” 이라는 노래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라는 유명한 영화에 나오는 주제곡이라고 합니다.
You tube 에서 찾아보니 영화의 한 장면과 함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딸의 결혼식장에서 아버지의 얼굴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슬프기도 하고, 대견하기도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부정의 그 아프고 시리고 섭섭한 그 어떤 표정.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노래가사도 언제 이 아이가 이렇게 커서 결혼을 하게 되었나 하면서 세월은 그렇게 계속 우리의 행복과 눈물을 싣고 흘러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주에 하나님의 메시지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의 시간이었습니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늘 흘러가는 자연적인 시간 그것은 크로노스이고, 그러나 그 시간 안에 하나님의주권적인 시간 그것은 카이로스 의 시간이었습니다.
크로노스를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아야 하는 데,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늘 하나님께 집중하며 살아갈 때 우리의 어떤 시간도 주님 안에서 의미 있고 감사한 시간이라는것입니다.
또 카이로스의 시간을 사는 사람들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이 된다는 말씀 이었습니다.
특별히 우리의 힘든 순간들도 하나님 안에서 의미 있게, 감사하게 하나님을 믿고 서로서로 용서하며하루하루 충실히 살아 가다 보면 결국 하나님의 아름다운 열매를 보게 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최근 남편이 사업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힘들게 혼자서 많은 일을 감내하며 잘 해왔었던 남편에게하나님께서 쉼의 시간이 필요한 것을 아시고 잘 정리하게 도와주셨습니다.
정리되자마자 남편은 저와 수경이가 그 동안 너무 수고했다고, 한국을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지금이 좋은 시기가 될 것 같다고 말입니다.
저와 수경이 에게도 휴가를 주시는 하나님이 느껴졌습니다. 또 남편의 그 따뜻한 배려가 너무 고맙게느껴졌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거의 9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 입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계시는 아버지가 때때로 많이 뵙고 싶었었는데, 정말 잘 되었다 싶고, 또 수경이도 아프고 나서 처음 긴 여행이라 준비할것은 많지만, 너무 많이 좋아졌다는 증거 여서 감사 하기만 합니다.
얼른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웬일이냐?” 요새 자주 전화도 못 드려서 인지 아빠의 음성이 별로밝지를 않습니다. “저 이번 달에 수경이랑 한국에 가려 구요?”
“그래!” 이상했습니다. 아빠가 무척 좋아 하실 줄 알았는데, 목소리가 그다지 밝지를 않았습니다. 계면쩍게 전화를 끊고 속이 상하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9년 만에 딸이 아빠 보러 간다는데, 왜 시무룩하시지? 몸이 안 좋으신가? 내가 가는 것이 불편하신가?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오빠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래도 오빠에게 전화를 하신걸 보면 그렇게 아주 마음이 나쁘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많이 드셔서 그런 가 보다. 아니면 다른 걱정이 있으신 가보다.’ 하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큰딸이 제가 없는 동안 잘 챙겨먹고 잘 지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자 집안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띄게 뭐든지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키친 쪽 서랍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안 버리고 쌓아둔 것이 많은지
버리고 정리가 될수록 제 마음이 시원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리를 하다가 어느 서랍에선가 낯익은 코팅된 종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게 뭐지? 아 맞다. 아빠 가 나 에게 결혼 후 시댁에 들어갈 때 먼발치까지 바래다 주시면서 내 손에 쥐어주었던 그 짧지만 사랑이 가득 담긴 편지. 얼른 집어 들고 뒤도 안 돌아보고 시댁으로 들어가는 저를 보면서 아빠는 얼마나 섭섭했을까요?
갑자기 눈물이 와락 쏟아졌습니다. 아빠의 목소리 때문에 서운했던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아빠를 만나러 한국에 가려고 하는 이 시점에,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나오는 Sun rise, Sun set을 배우며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느끼게 된 지금, 아버지의 목소리 때문에 속상해 하고 있었던 바로 이 순간, 저는 저의 아버지가 제가 결혼하자마자 저에게 써주신 그 편지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카이로스의 시간 하나님의 기가 막힌 타이밍을 찬양합니다.
아버지의 편지내용입니다.
“사랑하는 딸 미경 보고 싶구나. 아빠는 한없이 슬슬하고 섭섭하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심정.
부디 몸 건강하기를 아빠는 두 손 모아 빈다.
집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딸 미경 너를 보내놓고 아빠는 매일 저녁마다 눈물로서 기도를 하고 있다.
저녁 예배 때는 우리 딸 미경이하고 같이 찬송가 부르고 기도를 했는데, 이 자리에 없고 본즉 아빠로서는 너무나도 슬슬하다.
우리 딸 미경아 몸 건강히 잘 살아다오. 한 없이…”
빨리 아빠에게로 날아가고 싶습니다.
“아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