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 33분 기상, 산행 출발 준비
오전 6시 50분 월평동 출발
오전 7시 15분 관평동 홍철 탑승
오전 7시 30분 송강동 용준형, 건호 탑승, 영동으로 출발
오전 8시 10분 금강휴게소 도착, 찰밥으로 아침식사
오전 9시 20분 물한리주차장 도착, 화장실 등 개인볼일 후 산행준비
오전 9시 31분 출발
오전 11시 55분 각호산
오후 1시 16분 무인대피소
오후 2시 17분 민주지산
오후 3시 42분 석기봉
오후 5시 24분 물한리주차장, 산행 종료
저녁 7시 20분 대전 월평동 도착
원래는 속리산을 가기로 했었는데 낙석으로 등산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국립공원측에서 문장대 공단초소~신선대삼거리 까지 입산금지를 하여 부득이 코스를 수정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문장대-관음봉-북가치-민판동으로 코스를 정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설주의보로 등산로를 전면통제 한다는 공지를 확인하게 되어 큰 실망감을 안고 산행지를 변경하게 되었다. 그것도 금요일밤에.
남덕유산을 갈까 민주지산을 갈까 구미의 금오산을 갈까 각각으로 코스를 짜놓고 알클 단톡방에 의견을 물었는데 큰형님께서 민주지산을 가고 싶어하는 의중을 확인하여 마음은 남덕유산으로 쏠려 있었지만, 민주지산을 가기로 하고 24일 토요일 아침 송강동에서 멤버 5명이 모이게 되었다.
간만에 완전체가 되어 24년 첫 산행을 한다. 계룡산 때는 건호가 없었고 금병산 용바위고개는 홍철이 없었던 것이다.
금산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오늘 아침 지어놓은 오곡밥을 보온밥통에 싸왔기에 김이랑 김치랑 시금치무침에 대충 먹기로 한 것이다. 특히 건호가 잘 먹는다. 누구 하나라도 맛나게 먹어주니 고마운 마음이고 먹는 것만 봐도 흐믓하다.
물한리주차장 9시 20분 도착. 살짝 썰렁하지만 추운 기온은 아니다. 오를 때 땀날 것을 생각해서 얇은 우모패딩과 윈드쟈켓은 모두 배낭에 넣어버리고 가볍게 출발한다. 약간 쓸쓸한데 걷다보면 곧 더워질 것이다.
완만한 계곡 골짜기를 따라 열심히 걷는다. 눈이 쌓인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고 축축한 습기를 머금고 있다. 한참 걷다보니 산죽이 나타나는데 하얀 눈과 짙은 초록이 잘 어울린다.
계곡에서는 한여름 같은 수량의 물이 힘차게 흐른다. 마치 한여름의 계곡산행 느낌마저 들 정도로 수량이 대단하다. 선녀탕 같은 조그마한 탕도 있어서 여름철 산행이었다면 뛰어들었을 만큼 딱 안성맞춤 사이즈의 탕도 볼 수 있었다. 겨울산행인지 여름철 계곡산행인지 헷갈릴 정도네...
숨을 헥헥 거리고 한참을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두 명쯤 앉아서 쉴 수 있을 정도의 평평한 곳에서 뭘 좀 먹고 가기로 한다. 용준형이 과일이 금값인 요즘 샤인머스켓을 싸갖고 오셨다. 집에서는 못먹는 과일이니만큼 탱글탱글 큼지막한 포도를 한 알 넣어주고 홍철이가 갖고온 제주감귤 젤리도 하나씩 나눠먹고 내가 가져간 찹쌀떡과 인절미 등 에너지를 채운다.
나무에서 뻗어나간 가지들이 어지러이 다시 여러 방면으로 뻗어있는데 상고대가 쌓여 있어서 포근한 느낌을 준다. 멋진 풍광이다.
이제 곧 능선과 만나면 바람이 많이 불 것 같아 쟈켓을 입어주고 다시 출발.
경사도가 세진다. 아직 아이젠 착용할 시점은 아닌 것 같아 나만 등산화 차림으로 걷고 있는데 그랬더니 다리 힘을 더 쓰게 되는건지 심박수가 엄청 올라가는 것 같다. 힘이 왜 이렇게 들지? 게다가 오르는 폭도 높아서 용을 쓰게 된다.
그래도 아직은 아이젠을 차지 않을꺼야.
출발해서 1시간 가량은 2.5km 정도를 걸을 정도로 속도가 났었는데 걸어도 걸어도 각호산이 안나온다. 경사만 급해지고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각호산 가는 길이 꽤 힘들다. 지도상 각호산 700M 전부터가 경사도 쎄고 굉장히 힘들었다. 결국엔 아이젠을 신는 게 좋겠다 싶어 차고 간다. 아이젠을 차니 걷는 건 좀 나아졌다. 경사가 너무 센 곳은 스틱에 힘을 주어 뒤에서 밀면서 체중을 앞으로 보냈더니 팔이 아프다.
드디어 각호산 도착. 엄밀히 말하면 각호산 도착은 아니고 한 100M 더 가야 하지만, 민주지산으로 바로 연결해서 진행하기로 한다. 정말 꽤 힘든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