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각몽’이란 스스로 꿈을 꾼다고 인식하며 꾸는 꿈을 일컫는다. 이론적으로 자각몽을 꾼 사람은 깨어있는 것처럼 느끼면서 꿈속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보다 앞서 심리학에서 프로이트가 꿈을 ‘이루지 못한 욕망의 충족’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 이후, 사람들이 꾸었던 꿈을 해석함으로써 그 사람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 책은 ‘꿈 수행’을 통해서 ‘일상의 자연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의 진정한 중계’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멕시코 마법사 돈 후앙의 지도를 통해, 저자 자신이 겪은 내용을 소개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멕시코 주술사 돈 후앙이 안내하는 마법의 세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자신과 동료들이 행하는 ‘꿈 수행’을 ‘또다른 세계’로 통하는 마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저자의 스승인 돈 후앙의 핵심적인 주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제2주의의 세계’가 존재하고, 그것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꿈 수행의 기술’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저자 자신이 처음 꿈 수행을 통해 ‘제2주의’라고 칭하는 또다른 세계를 접하고, 점차 그 세계를 깊이 체험할 수 있었음을 서술하고 있다. 분명 저자가 주장하는 ‘제2주의의 세계’가 흥미롭고 신가하다는 것을 알겠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저 ‘꿈 수행’을 통해 신기한 체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햇다는 것이 이 책을 읽은 후 느꼈던 솔직한 감상이다. 그것을 마법이라고 믿는 일단의 사람들만이 겪고 이해하는 세상이라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는 어떤 연관을 지닐 수 없는 세계임이 분명하다고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 책과는 크게 연관되지 않지만, 예컨대 영화 <인셉션> 역시 자각몽이라는 주제를 통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자각몽이라는 소재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꿈 수행에 도전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마법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몰두는 사람들의 삶을 뒤흔들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오히려 더 와 닿았다고 여겨졌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