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각종 수식과 난해한 단어들로 구성된 자연과학의 지식은 아무래도 어렵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자연과학에 관한 글들을 애써 찾아 읽지 않았다고 하겠다. 최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자연과학 분야의 책들이 적지 않게 출간되고 있는데, 이 책 또한 그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진다. 자연과학의 기본적인 개념인 ‘원자’로부터 인간의 존재와 생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일단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물리학자로서 세상을 전부 이해하고 싶었지만 결론은 세상을 이해하려면 물리학을 넘어 다양한 학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도달해 이 책을 기획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인문학적인 관점을 포용하면서 자연과학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이 잘 나타나 있다고 이해된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물리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전제를 제시하면서, 이 책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경계를 넘은 물리학자의 좌충우돌 여행기이자,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한 지도책’임을 강조한다. 적어도 자연과학과 친하지 않은 나에게 어느 정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기획 의도가 충분히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물론 자연과학에 대한 핵심적 내용까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는 점은 독자로서 지닌 내 이해력의 한계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저자도 전제하고 있듯이 점점 정보의 양과 영역이 늘어나고 있기에, ‘엄청난 지식이 쌓여서 작은 학문 분야조차 평생 공부해도 부족할 방대한 양의 지식으로 가득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현대의 학문은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물리학 내에서조차 세부 전공이 다르면 서로 소통하기 힘든 지경’이 되었음을 토로한다.
이것은 비단 저자의 전공인 물리학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고, 다른 학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의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공 안에서의 소통이 아닌, 특히 인문학 전공자들도 읽을 수 있는 체제로 책의 내용은 구성한 것은 그만큼 저자의 역량이 뛰어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윤동주의 시집 제목(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서 책의 제목을 취한 것도 그러한 의도라 여겨지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저자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가득한 책이지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의 경이로움을 담아보려 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제목에서 열거한 대상들이 바로 저자가 전공하는 물리학의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이 책의 출간 역시 우리가 발딛고 있는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임을 밝히고 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전공자들과 소통하려고 했던 ‘필자의 노력이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평가하고자 한다.
저자는 모든 물질의 기본을 이루는 ‘원자는 어떻게 만물이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책의 목차를 시작하고 있다. 지구 역시 우주에 존재하는 별 가운데 하나이기에 ‘별은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항목을 구성하고, 그러한 내용들은 자연스럽게 ‘생명. 우주에서 피어난 경이로운 우리’라는 세 번째 항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지구 밖에 생명이 존재하는가는 확인되지 않지만, 수많은 생명 가운데 하나인 인간(호모 사피엔스)은 진화의 산물이면서 생각하는 존재라는 특징을 지닌다. 그리하여 마지막 장은 ‘느낌을 넘어 상상으로’라는 제목으로, 인간이 사회를 꾸려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탐색을 설명하고 있다. 양자역학을 비롯한 복잡한 자연과학 지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충분히 이해했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적어도 인간과 지구 그리고 우주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는 습득할 수 있는 기회였음을 밝히고자 한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