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2023. 11. 24 :: 금요묵클럽 17기 세번째 모임 안내

[묵돌]

안녕하세요. 묵돌입니다.

지난 이틀동안 과분한 축하와 관심, 그리고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제 만으로 스물아홉살이 되었고,

법적으로 이십대라고 우길 수 있는 시기도 1년밖에 남지 않았네요. (웃음)

남아있는 시간을 더 가치있게 쓰고 싶지만

저는 어제 술을 밤새도록 마시느라 오후 세시에야 침대에서 일어났습니다.

사실 그걸로도 충분하지만요.

세번째 모임 공지입니다.

---

<마음>, 현암사 판

:: 금주의 묵픽 (Muk's pick) ::

「마음」 (나쓰메 소세키, 일본)

:: Comment ::

국내에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제목의 소설로 잘 알려진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장편소설입니다.

'마음'이라는 짧고 굵은 제목이 대문호로서의 품격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만약 저같은 삼류 작가였다면 완전히 똑같은 글을 썼더라도

출판사의 압박 때문에 '휴양지에서 만난 한 선생님이 NTR 장인이었던 건에 대하여' 같은

문장형 제목으로밖에 낼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아무튼, 저는 이 작품을 라인업 상에서 소개할 때

'순애물의 대가, 나쓰메 소세키의 마스터피스' 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놀랍게도 그것은 사실이며, 그 이유는 읽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리라고 말해두겠습니다.

: TIP ::

- 현암사 기준 총 274페이지. 말하자면 딱 적당한 분량의 장편입니다. 일본소설의 특성상 번역과 문해가 편리하고, 나쓰메 소세키 자체도 글을 잘쓰는 작가다보니 집중하면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꾸준히 읽다보면 이틀 내로 무난하게 완독할 수 있겠지만.

- 문제는 이 소설의 빌드업이 상당히 긴 편이라는 점입니다. <마음>은 상, 중, 하의 총 3부로 나눠져있는데요. 실상 본론이라고 할만한 것은 하편, '선생님의 유서' 부분입니다. 현암사 판으로는 148페이지부터 약 130쪽 정도인데요.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오는 것이 기본적으로는 가장 좋지만... '너무 바빠서 거의 300쪽이나 되는 장편을 다 읽을 자신이 없다'는 분들은 '하'편만 읽고 와도 되겠습니다. 적어도 아무 것도 안 읽고 오는 것이나, '상' 혹은 '중'편 까지만 읽고 오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편의상의 '점핑'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소설 속의 '나'는 혈기왕성한 젊은 학생인데, 한 휴양지에 갔다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중년의 '선생님'을 만납니다. '상'편과 '하'편은 '나'와 '선생님'과의 신비로운 만남을 묘사하는 내용과 짧은 가족얘기 정도 뿐이라서, 다소 늘어지고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저도 절반까지는 읽다가 세 번쯤 잠들었습니다.

- 그랬던 <마음>은 '하'편에 접어들어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됩니다. 선생님이 편지(유서)라는 형태로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털어놓는, 말하자면 서간체 소설로의 변화가 이루어지는데요. 오늘날 일본과 한국에서 이야기 되는, <마음>과 관련해 입에 오르내리는 모든 소재가 이 '하'편에 집중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흥미롭고 아찔하기도 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이런 소설이 1914년에 나왔다는 것이 좀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1912년의 나쓰메 소세키. 만사 귀찮다는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

-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근대소설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작가이지만, 그런 것 치고는 교과서적이기보다 아주 개성적이고 캐주얼한 문체가 돋보이는 편입니다. 다만 <마음>에서는 그만의 재기발랄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데요. 어쨌거나 이 이야기를 아주 진지하고, 심중하게 고민하며 썼다는 느낌이 듭니다.

- 과연 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이고, 몸 어디에 위치해 어떤 기능을 하는 걸까요? 가장 좋은 질문은, 언제나 가장 좋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쑥스러워지는 생일 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모임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카페 <공상온도>

- 홍대입구역 1,2 번 출구 6분 거리

:: 일시 ::

2023년 11월 24일 금요일. 오후 8시 ~ 오후 11시 

* 3시간 진행, 도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에 맞춰 참석해주세요. 늦게 오실 경우 착석이 쉽지 않습니다.

* 카페 <공상온도>의 방침상, 기존 고객 퇴장 및 대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오후 7시 20~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준비물 ::

- 「마음」 (나쓰메 소세키)

(구매 링크 - 예스 24)

:: 기타 ::

• 간단한 다과 반입이 가능하지만, 웬만하면 식사를 하고 오시길 추천 드립니다. 
• 모임 시작전에 말씀드리겠지만, 참여부터 입장과 퇴장 시점까지 모두 자유입니다. 문 닫을 때까지 쭉 참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 주차 공간이 여의치 않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 해당 카페는 편집샵을 겸하고 있는 장소이므로, 내부 인테리어 소품에 손상이 가지 않게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 카페 출입은 7시 20분 부터입니다. 너무 일찍 가서 당황하고 그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