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역사의 화살 <개요> 농업혁명 이후 인간 집단이 믿는 신화들은 좀 더 사람들의 생활에 깊이 파고들며 이른바 ‘문화’가 됐다.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 문화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거대한 ‘메가문화’들이 번성하고 있다. 화폐, 제국주의, 종교가 그것이다. 특히 화폐의 힘이 가장 강하다. 미국 문화를 증오하던 빈 라덴도 미국의 화폐인 달러만큼은 매우 좋아했다. ---------------------
농업혁명 이래 인간사회는 더욱 규모가 크고 복잡해졌다. "문화" 란 이 '복잡한 인간사회 구성원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적 본능의 네트워크'이다. 물리법칙과는 달리 인간이 만든 질서는 내적모순을 지닐 수 밖에 없으므로 이 모순을 해결하려는 과정이 변화에 불을 지핀다.
중세문화가 기사도(너의 명예를 의심하는 자가 있다면 그 수치는 피로써 지킨다)와 기독교(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민다)를 조화시키는데 실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세계는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는데 실패하고 있다.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부자의 자유를 제한해야만 하고, 자유를 강조하여 모든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보장한다면 필연적으로 평등은 사라진다. 민주당지지자들은 좀 더 공평한 사회를 원한다. 그것은 세금을 올려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맘대로 쓸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문화에서 필연적인 모순(인지부조화)이야 말로 사실 우리 종의 창의성과 활력의 근원이며 문화의 엔진이다. 인간의 문화는 끈임없이 변화하며 통일을 지향하고 있고, 분열은 일시적인 반전에 지나지 않는다. 기독교의 분화와 몽골제국 붕괴는 역사라는 고속도로에서 과속방지턱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기원전 첫 밀레니엄동안 보편적 질서가 될 세 가지가 출현했다. 이것들을 믿는 사람들은 인류전체를 '하나의 법 체계로 통치되는 하나의 단위'로 상상할 수 있었다. 최초로 등장한 것은 화폐, 두번째는 정치(제국), 세번째는 종교질서였다. 돈은 역사상 최대의 정복자로서 극도의 관용과 융통성을 지녔다. 같은 종교나 같은 제국안에 있지 않더라도 기꺼이 같은 돈을 사용한다.
10.돈의 향기 <개요> 화폐(돈)은 교역과 부의 저장을 편리하게 해준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내미는 돈은 신뢰할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이 돈을 신뢰할수록 그 돈의 힘은 더욱 강해진다. 신뢰가 돈을 만들고 돈이 신뢰를 만든다. 물론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의 경계는 상황에 따라 흔들리기도 한다. ---------------------------------------
금속이 아닌 다른 물건 즉 조가비, 가축,소금, 곡식, 구슬, 천 ,약속어음은 아프리카 남아시아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전역에서 약 4천년간 화폐로 쓰였다. 사실 오늘날에도 유통되는 지폐나 주화등 실물 화폐 총액은 약 6조 달러 미만으로 전체 돈액수의 10%에 불과하다. 우리계좌상의 50조 달러 이상의 액수는 컴퓨터 서버에만 존재하는 물질적 실체가 아닌 심리적인 숫자이다.
역사상 최초의 화폐로 알려진 수메르인의 보리화폐에서 시작해 저장과 운반이 쉬운 화폐개념의 은으로 된 세겔이 메소포타미아에서 나왔지만 이것은 은화가 아닌 은 8.33그람이었다. 역사상 최초의 주화는 기원전 640년경 리디아의 주화다
근대 말에 이르러 전 세계는 단일화폐 권역이 되었고 처음에는 금과 은을 기반으로 하다 나중에는 영국 파운드나 미국달러처럼 신뢰받는 몇몇 소수 통화를 기반으로 하게 되었다.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는 단일 화폐권역의 등장은 아프로아시아의 통일을 위한 기초가 됬고 결국 지구전체를 단일 경제정치권역으로 통합하는 기초가 되었다
돈을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매도하지만 인간이 창조한 신뢰시스템 중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매울 수 있는 것이 돈이다. 종교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믿으라고 요구하는 반면, 돈은 다른 사람들이 뭔가를 믿는다는 사실을 믿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못하는 사람들이 효율적인 협력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돈은 지역전통 친밀한 관계 인간의 가치를 부식시키고 이를 수요와 공급의 냉정한 법칙으로 대체해 간다 사람에게서 주화가 떨어지면 신뢰도 사라진다.
11.제국의 비전 <개요> 대부분의 세계인은 제국인이다. 중국의 한(漢)족과 로마제국도 주변 민족을 통합하며 흡수하는 과정에서 동화시키며 확장했다. 근대 제국주의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비록 독립했을지언정 유럽식 사회제도와 사고방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구 전체가 제도와 사상을 공유하는 단일 글로벌 제국이 되고 있다.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글로벌 엘리트들과 사업가, 학자, 엔지니어들은 서로 뭉친다. ---------------------------------------------- 역사에 정의란 없다 21세기를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은 어디에 속했든 제국의 후예들이다. 파괴와 착취의 사악한 엔진인 제국이 지난 2500년간 세계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정치조직이었다. 제국을 건설하고 유지하려면 수많은 사람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억압해야 한다. 지금 남아있는 인류의 문화적 성취는 피정복민을 착취한 덕분에 생겨날 수 있었다. 타지마할은 무국제국이 인도신민을 착취해서 축적한 부로 건설되었다.
지금 분명한 정보가 있는 최초의 제국은 사르곤대제(기원전2250년경)의 아카드제국이다. 키루스와 페르시아에서 시작된 새로운 제국관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로 그리고 다시 고대 그리스의 왕, 로마 황제, 무슬림 칼리프,인도의 세습군주 그리고 마침내 소련의 지도자와 미국 대통령에게로 이어졌다. 제국은 수많은 작은 문화를 융합해 몇개의 큰 문화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제국 공통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전파한 이유는 자신들의 정통성을 얻기 위해서였다. 키루스와 진시황의 시대 이래 자기네 문화는 정복자보다 피정복자에게 더 큰 이익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제국의 새 시민들은 제국 문화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였고 그 제국이 붕괴된지 수백수천년이 지난 후에도 그 제국의 언어를 계속 사용했다.그 문화는 계속 유지되고 발전했다. 이와같은 현상은 아랍인들이 팔리프가 다스리는 제국을 건설해 이집트,이란,베르베르 인들에게 무슬림 문화가 전파되는 과정과 유럽 제국주의가 인도,중국,아프리카로 전파되어 민족주의,사회주의,인권 등 서구적 가치가 발전되는 과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원전 200년경 이래로 인간은 대부분 어느 제국엔가 속해 살았고 미래에도 대부분 어느 제국인가 속해 살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세계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조각나 있으면서 국가들은 빠른 속도로 독립성을 잃어가고 있다. 매우 강력한 자본,노동, 정보의 흐름이 세계를 바꾸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인류전체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구 환경문제 극복을 위해서 지구제국의 색은 아마도 녹색이 될 것이다.
12.종교의 법칙 <개요> 인류 역사엔 유일신교나 다신교처럼 신을 믿는 종교도 있고 불교나 도교처럼 사람의 수양을 중시하는 종교도 있다. 이들의 경계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에게는 모순을 믿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한편 현대에는 사람을 숭배하는 종교, 즉 인본주의가 새로운 종교로 떠올랐다. --------------------------------------------- 1)전통종교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키는 매개체다. 모든 사회질서와 위계는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취약하기 마련인데 종교는 이 취약한 구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러므로 종교는 보편적인 진리와 초인적인 질서를 설파해야 하고 이 믿음을 모든 사람에게 전파하라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종교는 이슬람교나 불교처럼 보편적이고 선교적이어서 인류의 통일에 크게 기여했다.
다신교에서 세상을 지배하는 최고의 권력은 인간의 평범한 욕망이나 근심에 개의치 않는다. 특정 왕국의 승패나 특정인의 생몰에 관심없는 이 권력에게 전쟁의 승리나 건강을 요청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신교에서 우주 최고 권력에게 다가가는 유일한 이유는 모든 욕망을 버리고 패배 가난 질병 죽음까지 끌어안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신교 신자들, 예를 들면 힌두교도들은 세속에 관심이 많기에 세속과 관련된 부분적 힘을 가진 여러 신을 섬긴다. 지혜는 가네샤, 행운은 락슈미 여신에게 도움을 받는다. 다신교는 종교적 관용성을 갖고 있으므로 이교도를 처형하는 일은 드물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지 삼백년만에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개종할 때까지 다신교를 믿는 로마황제가 기독교인을 박해한 사건은 네차례를 넘지않았고, 이와 대조적으로 기독교인은 사랑과 관용에 대해 조금 다른 해석을 하는 다른 기독교인 수백만명을 학살하였다. 일신교는 다신교에서 나와서 유일신을 믿지만 다신교적인 기독교 성인들을 발달시키는 등 상황에 맞는 각각의 수호성인에게 기도하여 세속적인 도움을 받는다.
이런 일신교나 다신교와는 다르게 인도의 불교, 중국의 도교와 유교, 지중해의 스토아철학, 에피쿠로스주의와 같은 신생종교들의 특징은 신을 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초인적인 질서는 신의 의지와 변덕이 아니라 자연법칙의 소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연법칙 종교인 불교는 열반에 이르면 모든 고통에서 해방된다고 한다. 일신론적 종교의 제일 원리는 "신은 존재한다. 그분은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가?" 인 반면 불교의 제일 원리는 "번뇌는 존재한다. 나는 거기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이다. 번뇌는 집착에서 생기므로 집착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실재를 있는 그대로 경험하도록 마음을 훈련시키는데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불교도 부처와 보살로 구성된 만신을 숭배하면서 열반과 세속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구하고 있다.
2)인간숭배(인본주의)
지난 3백년 인류의 역사는 종교가 점차 중요성을 잃어가고 대신에 인간성을 숭배하는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민족주의, 국가사회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가 그것이다.만일 종교를 '초자연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면, 이들 이데올로기는 조금도 손색없는 종교다.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인본주의엔 세 종류가 있다. (ㄱ)자유주의적 인본주의: 인권(개인의 자유)을 추구. (ㄴ)사회주의적 인본주의: 사회주의자들은 인류공존(평등)을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는다. (ㄷ)진화론적 인본주의자: 인간이 더 우수한 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 히틀러의 나치즘)
세가지 모두 호모사피엔스는 다른 모든 존재나 현상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유일무이하고 신성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유일한 공통점이다.
13. 성공의 비결 <개요> 왜 어떤 국가와 어떤 종교는 번성하고 다른 것들은 소멸하는가. 이런 질문에 정답은 없다. 기독교가 번성한 건 우연일 수도 있고, 과학 혁명이 서구에서 시작된 것도 우연일 수 있다. 역사는 반드시 인류의 이익을 위해 발전하는 것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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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카오스적이어서 결정론으로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상황은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역사가 하는 선택을 설명할 수 없지만 인류를 위해서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사실이다.
문화란 우연히 출현해서 자신이 감염시킨 모든 사람을 이용하는 정신의 기생충에 가깝다. 성공적인 문화란 그 숙주인 인간의 희생이나 혜택과 무관하게 스스로 밈을 증식시키는데 뛰어나다. 기독교의 천국이나 공산주의의 지상낙원에 대한 믿음 같은 문화적 아이디어는 인간으로 하여금 그것의 전파를 위해서 목숨까지 버리게 한다. 해당 인간은 죽지만 아이디어는 퍼져나간다. 진화와 마찬가지로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
1500년경 역사는 가장 중대한 선택을 했다.이는 인류의 운명뿐 아니라 아마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운명까지도 바꿀 선택이었다. 그것을 "과학혁명"이라고 부른다.
첫댓글참으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대체할 대중성있는 빅히스토리 교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더라구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 저자 나름의 방식으로 각 학문의 필요부분을 취해 해답을 제시하다보니 그야말로 지식의 나열-잡화점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끊임없이 (그리고 대책없이) 그것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는가?라고 질문하는 생뚱맞음? 혹은 정면돌파?에는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구요ㅋ
첫댓글 참으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대체할 대중성있는 빅히스토리 교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더라구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 저자 나름의 방식으로 각 학문의 필요부분을 취해 해답을 제시하다보니 그야말로 지식의 나열-잡화점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끊임없이 (그리고 대책없이) 그것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는가?라고 질문하는 생뚱맞음? 혹은 정면돌파?에는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구요ㅋ
마지막까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라는 질문에 방점을 찍는 저자에게서 '행복'을 향한 강한 의지가 느껴지네요~
우와∼∼∼^^
유경님! 수고 많으셨어요. *^^*
어찌나 더운지 책 한 줄 읽을 의욕도 안 생기네요.
아무 생각 못 하게 만드는 이 더위를 이기고 발제문을 올리셨네요. ^^
감사감사 ∼∼∼^^
겨우겨우 했어여ㅡㅡ;;
무더위에 다들 힘드실 듯 해서 요약발제문이라도 미리 올려드림 좀 도움되실 듯 해서....
여기저기 자료삽질해다 잘 꿰메서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