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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 명의 필자들이 1970년대의 문화사를 다양한 주제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10월유신'으로 상징되는 1970년대는 박정희의 종말과 함께 막을 내리기 때문에, 그 시대를 일컬어 '박정희 모더니즘'이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도 어색하지는 않다고 하겠다. '유신에서 선데이서울'까지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그 시절 엄마를 따라 간 미장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었던 잡지가 바로 <선데이 서울>이었다. 울긋불긋한 컬러 사진들과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특종'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던, 요즘의 표현대로 하자면 'B급 문화'를 대표하는 잡지였다고 할 수 있다.
흔히 모더니즘은 사전적으로는 '기존의 도덕, 권위, 전통 등을 부정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문화의 창조를 추구하는 예술상의 경향과 태도'를 일컫는다. 분명 1970년대는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문화가 시작되었고, 물론 그것이 '혁신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릴 수도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박정희 모더니즘'은 박정희 정권의 정책으로 새롭게 펼쳐진 문화를 지칭한 표현으로 이해된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체제에서 제1부는 '유신의 모더니즘'이라는 주제로 대중문화와 영화 그리고 기능올림픽 등에 관해서 사회적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일그러진 영웅'으로서의 박정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제는 그의 후광을 입어 대통령이 되었던 딸 박근혜가 결국 촛불혁명에 의해 권좌에서 쫒겨났지만, 한동안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의 향수에 기대어 과거를 반추하기도 했었다. 이밖에도 이 책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유신시대의 상황을 정리하고, 그 시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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