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여성이 집안에서 하는 일을 “가사노동”이라고 한다.
집안을 청소하고 가족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먹이고
빨래 빨고 장보러 가고,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표도 나지 않는
정말 지겹고 힘든 일이다.
생각해보니 노동중의 노동이다.
그런데도 별로 알아주지도 않는다. 에이 때려치워 버릴까?
그러면 남편은 부엌에서 라면 하나 끓여서 후르르 마시고
직장으로 나갈 것이고 아이들은 때가 꼬작꼬작 묻은 옷을 입고
학교로 갈 것이고 집안 구석구석에는 쓰레기가 쌓이고 먼지투성이가 될 것이다.
직장에서 돌아오는 남편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 ,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그렇게 될까? 온 몸이 좀이 쑤씨고 눈치가 보이고 손이 근질근질하고
때 묻고 찌들어서 동네아이들하고 어울리지도 못하고 저 한쪽구석에서
흙장난이나 하고 있는 자식이 떠오르니 속이 상한다.
노동에서 벗어나 이제 나도 편해져보려 했는데 , 이게 뭔가?
도통 편하질 않다.
남편과 자식을 번듯하게 차려 입혀서 남들 앞에 내놓고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가족들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해 했던가.
집안 곳곳이 반들반들 윤기가 나고 가족들 간엔 웃음과 사랑이 가득한
깨가 쏟아지던 가정이 아니었던가.
누군가가 그것을 노동이라고 하였고 내가 그 말에 동조하면서부터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 흐뭇함이 분노로 변했고 베푸는 즐거움이 짜증으로 변했으며
댓가 없는 사랑은 자기 인생의 손실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물질문명이 만드는 우리의 불행이다.
나로 인해 남이 즐거워하고 나로 인해 남이 더욱 더 좋아지고 나로 인해 남들이
고통에서 벗어난다면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하물며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 그들이 나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고 즐거워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여기까진 혹 순간적으로 잘못 생각하였더라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 올수 있다.
사랑하는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내가하는 일의 가치를
되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나를 돌아설 때 모든 것이 회복할 수없이 무너져버리는 것이다.
사랑하던 남편은 자기를 버리고 딴 여자와 놀아나고 기대했던 자식은
가치 있고 뜻있는 일에는 꼬딱지 만큼의 관심도 없이 자기들 코앞의
일에만 허겁지겁하는 세상에 별 쓸모없는 조무래기 인간으로 전락해 버렸고
부모의 생애나 부모의 일에는 외면하고 오히려 부모를 비판하는 불효자식이
되어버렸을 때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허망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때에 정이란 것이 무엇인가. 자식이 무엇인가. 사랑이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되고 부질없는 정들을 정돈하게 되는 것이다.
즉 사랑이 부질없는 것이 아니고 그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흐뭇해했던 것이 의미 없는
것이 아니고 배신하는 그들이 가치 있는 모든 것들을 의미 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모든 것을 의미 없게 만드는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계속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애착이며 바보짓이다.
세상을 가치 없게 만들고 사랑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며
자기를 위해 애써준 자를 배신한 그들 ,그들을 이제는 마음에서 지워야한다.
“가사노동” 그것은 노동이 아니었고 사랑이었으며 그 사랑은 배신자들에 의해
이 세상의 모든 애착이 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 공부와 수행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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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명상좋은글
가사노동에 대하여.............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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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2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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