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
어느새 202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신년에 계획을 세울지 모르지만 저는 이즈음에 내년의 계획을 세웁니다. 2023년의 정리와 계획이 함께 이루어지는 셈이지요. 무사히 잘 지내온 2023년,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가올 2024년에는 또 새로운 꿈을 꾸어봅니다.
곧 아기 예수가 세상에 오신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셨기에 가장 설득력이 있었던 예수.그런 예수는 우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크리스마스는 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리고 그 날만큼은 이 땅에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누구나 바랍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예수가 가르쳐 준 마음을 품는다면 나도 그도 행복해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서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판 아내와 귀한 시계를 판 남편의 이야기 말입니다.참 아이러니하고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누군가를 위한 애틋한 사랑이 만들어낸 소중한 마음들입니다. 그 사람이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에는 나 아닌 누군가에게 내가 갖는 만족감보다 더 큰 기쁨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곧, 지금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예수의 기적이 아닐까 합니다.
태평성대에는 백성들이 오히려 임금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임금이 있는 듯 없는 듯 잘한다는 소리겠지요. 우리는 가끔 어떤 존재나 자리, 사랑에 대해 과대망상의 환상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알 듯 말 듯 우리 마음 안에 시나브로 들어오는 그런 평범한 존재들이 가장 행복한 상태인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2024년에는 위정자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4년에는 동녘의 하나하나가 시나브로 스며드는 태평성대의 임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올 크리스마스는 마음속에 나 보다 더 간절한 누군가가 한 명쯤은 들어와 애틋해지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2023년 동녘의 총회에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나의 존재가 시나브로 공동체에 스며드는 방법을 알아가는 그런 성장의 기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3년의 지금까지 살아계셔서 기적을 이루시는 나의 사랑,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