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나이에 사는 랜선지인들에 의하면
운전기사들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차를 빌려달라고 하거나 뭐 그럴때가 종종 있다고 했다.
나는 그동안 내 기사들이 그런적이 한번도 없었으므로 뭐 그런일이 다 있나 남일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되는 순간 나도 내 지인들처럼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때는 지난 일요일.
우리는 인도 내 국내선을 타고 2박3일 여행을 다녀왔다.
일요일에 기사가 우리를 픽업해서 집에 드랍 해 주고 잘 갔다.
그때까지는 아무말도 없었다.
그날 저녁 8시경.
와츠앱으로 메시지가 한 통 왔다.
20K를 빌려달라는 문자. 엄마가 ICU에 가야한다고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매달 2500씩 월급에서 까세요.
전화도 아니고 메신저앱으로 메세지하나 띡 보내서 한달 월급 수준의 금액을 한달의 절반밖에 일을 하지 않은 시점에서 내 놓으라 하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얘는 이제 3번 월급 받은 우리집 신입기사인데 뭘 믿고 우리가 돈을 가불해주나?
남편은 답장으로 내일 얼굴 보고 이야기 하자고 답장을 보냈고.
다시 돌아온 답변은 몇시간 후였는데
엄마가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라는 답.
대충 읽어보면 니네가 돈 안 빌려줘서 ICU(중환자실) 못 가서 다른 병원 옮겼다는 말 같다.
그냥 우리는 답을 하지 않았다.
남편은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참나.. 돈 맡겨놨어?라고 했다.
나는 돈을 줄 수 없는 이유 등등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줄거면 주고 안줄거면 안된다 하면 되지 무슨 이유를 찾냐고 했다.
나는 혹시라도 그 기사 어머니가 잘못 되었을 경우에 우리가 돈 안 빌려줘서 니네때문이다라고 우리탓을 하며 뭔가 해코지라고 할까봐 그것이 많이 걱정이 되었다.
그동안 이 기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두 달동안 끊임 없이 아버지 핑계를 대며 또 아픈 엄마때문에 임시기사를 여러번 보내고 우리를 힘들게 했다. 이것도 사실 어찌보면 충분한 해고 사유가 되지만 우리가 이 기사를 계속 데리고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어머니까지 잘못되고 일자리까지 잃으면 얘 진짜 무너질것 같아서 계속봐주고 있는 참이었다.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순간 아 이제 그만 보내줘야하나 생각이 들었는데
결정타를 날리네.
밤12시가 다 되어
엄마가 위독하시고 의사가 엄마 옆에 있으라고 한다고
우리더러 임시기사 구하라고 내일 못 간다 라는 내용의 메세지.
우리는 자고 있었고.
월요일 아침 당장 큰애 학교,남편 출퇴근,작은애 유치원. 다 어쩌라고..!??
큰애를 학교에 드랍하고 다시 우리 아파드로 와서 옆집아버님을 픽업해 회사로 같이 출근하던 내 남편은 너무나 죄송하고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옆집 차로 애를 등교 시키고 돌아와서 회사에 동반 지각을 하게 되었다.
내 남편은 특별히 시간약속을 엄청 중요시 생각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크게 스트레스 받는 타입인데 아침부터 씩씩거리며 쌍욕을 하는 모습이 보기 힘들 정도였다. 어쩌겠어 일이 이렇게 된 걸,,,
그리고 우리집 꼬맹이는 유치원에 데려다 줄 차가 없는 덕분에 엄마랑 아침에 줌바에서 한시간 춤추고 엄마랑 이웃 집 이모들이랑 같이 점심먹고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남편과 나는 사방에 이 소식을 알린 뒤 기사전화번호들을 수집했다.
거의 한 8명이상 컨택을 하였는데 별의 별놈들이 다 있었다.
지금 현재 우리동네 기사 월급시세는 20000에서 21000정도이고 우리도 S기사에게 21000을 주고 있었다.
어떤 기사는 35000을 달라고 했다.
이런 미취인?
연락처 받은 친구에게 35000달란다 하니
여기 떠난 그 기사를 썼던 친구에게 물어봤단다. 원래 30000까지 주고 썼던 기사라고..
너는 패스~
우리 위층 여자가 소개해준 기사는
월 25000을 요구 했고
본인은 당뇨병이 있으니 식사를 제때 해야 한다고.
어머 상전 모시고 살 일 있니 너도 아웃트!
대부분 높은 금액을 먼저 제시하는 듯 했다
25000을 우습게 불렀다.
영어를 너무 잘하는 기사는 말이 너무 많아 내 남편의 말을 막고 자꾸 지 이야기를 해서 패스!
어떤애는 곧죽어도 23000은 받아야겠다하고
어떤 기사는 영어소통이 잘 안 되고
등등.....
남편은 회사 일도 많은데 이 기사 하나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는지 엄청 예민해져 있었다.
결국 우리는 지인의 기사의 친구를 소개 받았다.
영국집에서 7년 가까이 일을 한 기사인데
22000달라는걸 21000으로 깎았다.
영어도 제법 하고 말도 별로 없으며 인상도 깔끔하고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집이랑 아주 가까운 곳에 살아서 마음에 든다.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 6살이라고 하고 나이는 31살.
기사가 나이가 많으면 나를 가르치려들고 꼰대질을 한다.
반면에 너무 어린 20대 기사들은 술을 마시는 아이들이 많다 한다.
30,40대 자녀가 있어서 책임질 가족이 있는 사람 술을 안 먹는 자 경험은 어느정도 있되 너무 많은 커리어로 높은 금액을 요구하지 않는 자. 집이 가까울것 등등 여러가지 조건을 봐야 한다.
여러가지로 얘는 적당한 기사인 듯.
아 이제 기사 구했으니 됐다! 했는데! 했는데!!!!
이 S기사가 연락이 왔다.
돈을 계속 빌려달라한다. 없어 임마!
우린 여행도 다녀왔고 디왈리에 떠날 여행예약도 했고
인도 루피를 싹싹 긁어 써서 솔직히 진짜로 주고싶어도 은행에 인도돈이 없음.
남편이 지난 일요일까지 일 한걸 정산해 딱 그 돈만 보내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새 기사를 구했다고 알렸더니
월요일부터 출근할거래!
미취인? 니맘대로 안 나오고 니맘대로 나오시겠다?
누구맘대로?
웃긴놈이다...
남편은 매정하게 자르면 이색희가 객기부릴것 같아서 지금 하는 애가 문제 있으면 너한테 연락을 하겠다고 답을 보냈다.
일자리 돌려내라 할 놈인것 같아 많이 걱정이 된다 진짜로...
톡까놓고 얘를 다시 쓴다 치자.
얘네 엄마가 이러다 돌아가시면 또 몇주 안 나오고
제사 지낸다 뭐다 한다고 계속 되도 않는 임시기사들 보낼거고 우리가 내 아이들이 왜 그걸 다 감당해야 하는건가..?
매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건 그사람 사정. 우리가 직원 개인사정을 일일이 봐 줘야할 의무는 없다.
돈 얼마 안 되는 것 빌려줘도 되지만 한번이 두번 두번이 세번 되는것이 인도이고
한두번 잘 해 주면 머리꼭대기 앉아 있는 애들이 여기 애들이라 우리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일한지 1년 이상 되어 신용을 쌓았다면 그건 다른 문제이다.
우리가 도와주고 싶어 도와주는 것과 돈 내놔라하는 것은 다른 거니까.
암튼 우리는 새 기사를 찾았고
월요일에 S가 우리집에 찾아와 일자리 돌려내라 드러눕고 난리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다시 기사 이야기 쓰기 싫다... 진짜로..
첫댓글 낯선 땅에서 생판모르는 인도사람과
같이 일하면서
도유엄마
사람다루는 노하우를 잘 하는것 같아요
참 신통해요
우여 곡절끝에 새 기사를 찾아서 다행이에요
그래도 인도는 기사를 구하니까
후보자가 8명이나 되는걸 보면
일하는 사람 구하기가 우리동네 보다 쉬운것 같아요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인도생활한것이
다음에 인도를 떠난다음 뒤돌아 보면
참 좋은 경험이었다.. 할것 같아요
화이팅!!
인구가 넘치자나요 우리집 일 할애 하나 없겠나 싶었는데 참 구하기 어렵네요. 괜찮은 애를 구해야 의리있게 오래오래 일을 할건데 안 하더라고요. 저희집 2주동안 기사없이 살고 있어요 ㅎ
나는 인도엔 가본적이 없고
앞으로도 갈 기회가 없을것 같은데
이렇게 냠냠님을 통해 인도이야기를 들으니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기사이야기가 몇편으로 끝이 날 줄 알았는데 안되더라구요? 죽죽 더 있오요 ㅋㅋㅋ 뒷목 잡을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ㅋ
어쩜 이리 글을 맛깔나게 잘쓰시는지요?
그 운전기사 해고입니다.
운전기사가 운전이나 잘하면 되었지,
다른 이유로 못하는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을 채용해야지요.
인도사람들을 뉴져지에서 몇사람 알고 지냈는데
몇사람은 좋았는데 몇사람은 차고가 3개인 저택에 사는,
저희보다 부자인데도 거지근성이 있어서
제게 화초를 달라고 해서 주었더니
더 달라고,또 더 달라고....대나무도 달라고....
보는 것마다 달라고....
나증에는 자기 친구들 인도시람들까지 저희 집에 데려와서
화초달라고 해서 나중에 귀찮아서 혼났어요.
그동안 동네 산책길에서 저희집 정원을 보고 ,
언제 주인을 만나면 화초를 달라고 해야지 별렀던것 같아요.
인도사람에 대해 다아는 것은 아니지만
계산이 분명하지 않는 인도사람같아요.
남에게 달라고 했으면 자기도 줄수 있어야지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거지근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고를 했는데 허허 또 다음이야기가 있답니다 ㅋㅋ
거지근성 대단합니다. 인도잖아 뭘바래 말이 늘 마지막에 나오게 되더라구여ㅠ
한번해주면 계속 이야기 하는 애들이 인도애들이에요ㅜ
엄마 아프다는건 수작같네요
아으 읽는내내 내가 다 스트레스받는데,도유아빠는 오죽할까
친구가 자기 고등때 뭄바이로 아빠가 발령받아 가서 살았는데,자기 친정아빠가 한달만에 스트레스 너무 받아 8키로나 빠졌다더라구요.인도 사람 상대로 일하기 너무 어렵다고 들었어요
당연히 수작이죠. 이미 다른 집 일 구해놓고 찔러보고 돈 주면 앗싸하고 받고 튀는거고 안주면 에라이 하는거고요. 그 기사가 기름도 엄청 해 먹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