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번째 운전수인지..
임시기사들까지 다 하면 아마도...10번째?
일년하고 몇달 더 됐는데 ㅎㅎ
아마도 렌트카 기사 포함이라서 그렇다치고.
그래도 너무 잦은 뉴페이스는 내 일상을 참 지치게 한다.
운전기사는 아이들 등하교 뿐 아니라 내 두발과 같은 존재이므로 인도라이프에서는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사가 못 나오는 날에는 이웃에게 굽신굽신 부탁을 해야한다.
이런짓도 하루이틀이지 정말 질려버림.
자! 살만하면 찾아오는 골때리는 인도라이프.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ㅎ
.....
그동안 조용하게 일을 잘 해 오는 줄 알았다.
특별히 이슈도 별로 없이 정말 조용히..
반년 조금 넘게 아주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날 하필이면 내 눈에 띈 내 차...
내 차가 아파트 엑시트로 나가고 있네?
나는 집에 있는데?
픽업 시간도 아닌데?
심부름을 내가 시켰던가?
아.닌.데...!?
전화를 바로 걸었다.
어디야?
아.. 저 바로 여기 있는데요?
여기가 어딘데?
아파트요!
내가 너 방금 엑시트로 내차와 함께 나가는 걸 봤는데? 거짓말쟁이네,너?
아니오. 여기 아파트 입구로 왔어요.
왜! 내가 말한적도 없는데?
드링크 티..(drink tea 🍵)
내 귀를 의심했다.
드링크 티?? 뭐? 너 방금 뭐라고 했니?
드링크 티,마담.
(후에 알아보니, 기사들이 차 하나를 몰아타고 밥먹으러 가거나 티를 마시러 가는 일이 흔하다고 함,그건안될일아님? 어쩐지 차에 가끔 역겨운냄새가 났었네!)
드링크 티이이이이???
짜이는 걸어서 가서 마셔!
아파트 입구가 1km니?
아니면 니 바이크를 타던지!
이런 일은 용납할 수 없다!
오케이,마담.
그동안 계속 이랬니?
퍼스트타임,마담.
나보고 그걸 믿으라고?
남편이 마침 쉬는 날이라 옆에 있었다.
내가 화내는 소리를 듣고 전화를 빼앗았다.
무슨일이야!? 티를 마시던 뭘 하던 니 개인적인 일에 왜 내 차를 써? 앞으로 이런일 없도록해라. 걸어가던지 니 바이크 타라.
그렇게 전화를 끊고.
아파트 단톡방에 마이게이트(아파트 출입관련 앱)자동차 출입시 메세지 오냐 물어보니. 2륜구동 즉, 기사들의 바이크만 체크 한다고 했다.
뭐라 의견을 내보려는 찰나 한 똑부러지는 이웃님이 나타났다.
자동차도 메세지 오게 해라 내차를 기사들이 가지고 나갈 수도 있고 여행가거나 했을때도 보안상 필요하지 않겠냐. 등등
또 다른 반대 의견자는 계속 알림 받고 싶니?
하루종일 차가 들락일텐데? (앗!)
그때 남푠이 나타났다.
알림을 끌수 있지 않나요?
그렇게 아파트 관리팀에 의견이 접수 되었다.
우리집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문가인가..허허
수영장도 애 발 다치고 수리하게 되고..참..
아무일도 없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에휴.
그 후
둘째 픽업 직전에 게이트 앞 문지기 시큐리티들에게 갔다.
내 차가 내 허락없이 나갔다.
내 차 나갈때 마이게이트 알람오게 해 달라.
내 차 번호는 이거고, 플랫넘버는 몇호이다.
수퍼바이저까지 불러 이야기를 다 끝냈다.
기사가 시키지도 않은 대기를 하던 중이라.
내가 그러는 걸 다 봤음.
그동안 저지른 죄가 많아서 거짓말한게 들통나서였을까..
둘째 픽업하는 내내 어쩔줄 몰라했고.
나는 그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오후 6시까지 대기했다가 차 키를 반납하고 그는 퇴근했다.
그리고
밤.
9시.
그에게 와츠앱 메세지가 왔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해 보겠다.
Sir tomorrow I'm not coming because my grandmother death I'm going to Chennai
선생님, 내일 저는 못 옵니다. 왜냐면요. 내 할머니가 죽었어요. 저는 첸나이에 가요.
차암 영어도 이따위로 써야되냐
가끔 질려 이런 메세지..
미안하다는 말도 못 써?
그리고 니가 못오면 임시기사를 보내야지
뭐하는 짓이냐?
사람죽었다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모질고 나쁜년이다 생각이 들겠지만.
내가 이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인도 사람들은 그렇게 사람 목숨가지고 거짓말을 잘 한다.
예를들어,
할머니가 위독하십니다. 돈빌려주세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내일 못 나옵니다.
엄마가 위독하십니다. 병원에 모셔다 드려야해서 내일 일 못 갑니다.
동생이 죽었어요.
누나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어요.
와이프가 임신중인데 아기가 위험해요,돈좀.
누가봐도 절묘한 순간에 이런 일들이 참 잘도 일어난다.
정말로 누군가 돌아가셔도 진짜일까 의심부터 드는 내가 싫다.
정말로 누가 죽으면 메신저 프로필사진이 영정사진으로 바뀐다. 그리고 장남인경우 삭발을 하고 나타나는 풍습이 있으니 참고.
이야기로 돌아가서,
우리기사가 첸나이에 가족이 없다는 것은 전에 장보러 가는 길에 우리 메이드와 수다중에 알게 된 사실.
그러니 얘는 분명히 그으으으짓말을 하고 있음.
그리고 와츠앱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셀피로 바꿨네 다음날 아침에? 바보야? 최소한의 거짓말 노력을 좀 하라구...!!휴...
그래..
애도를 표합니다.
알겠다.
그런데 월요일은 올 수 있니?
라고 침착하게 대응.
예스썰!
월요일에 올거에요.
그래 그럼 월요일에 보자.
그리고 토요일에 온 메시지
복사 붙여넣기 해보겠다.
Sir I'm not coming Wednesday I'm coming to Bangalore
슨생, 난 안와. 수요일에 올게 방갈로르로.
영어 못 해도 쏘리는 알지 않니?
메세지 이따위로 쓸거야?
자 그럼 월요일화요일은 누가 일해
여러말 하기 싫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남푠이 ㅎ
너 이제 더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
한 30초 지났나?
ok sir.
이수ㅐㄱ희 이거 기다렸네?
얼마전에 두시간 애 병원간다더니
면접 봤나?
다음날 애 병원에 있어서 못 온다더니
다른 집 일했나?
모두 다 가능한 이야기다.
인도니까. ㅎ
그동안 하도 많은 놈들을 겪어서 크게 상처도 안 받음.
또 어제부터 새로 기사를 찾는 중..
기사 후보하나가 연락이 왔다.
이름이 익숙해서 이집저집 물어본다.
얘 알아? 그집에서 짤린 애 아니야?
그때 키 들고 튄놈 이름이 이거 아니야?
워낙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애들이 많다.
한국집 일했던 애라고 하니 여기 저기 물어보았다.
다행히 아직은 악평에 걸리진 않았다.
총각인지부터 물어본 나 ㅎㅎ
애가 없는게 조금 걸리지만
적어도 애 아프다고 튈 일은 없을테니.
일단 만나보려한다.
제발 괜찮은 기사이길...제에에에에바아으으아알!
그냥 인도는 이런곳이다.....하고 생각 하자. 고. 내 자신을 다독이는 중.
도닦는 나라 맞고요!?
나는 아직 좀 멀었구요. 허허.
무뎌지고 있다!
첫댓글 힘드시겠네요
자가운전이 불가능한가부죠?
사람때문에 속 끓이는거 정말 힘들텐데 답답하겠어요.
새사람은 제발 괜찮은 사람이길 빕나다
아이구~~~ 속터지는 스토리가 계속 되는군요.
저 같으면 제가 운전하겠어요.차라리.
그런데 아마도 곡예사가 운전하는것 같은
인도의 차도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의 수준은 그 나라 차도에도
미루어 짐작을 할수가 있으니까요.
그 아슬 아슬한 차도를 운전하디보면
그 스트레스가 엄청날것 같아요.
아마도 그래서 운전기사를 두시는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저는 내것 남의 것이 분명해서
제 차를 누군가 허락없이 몰고 나간다면
엄청 엄청 화가 날것 같아요.
어쩌지요? 테권도를 배우셔서 운전기사를
태권도로 제압을 하면 말을 잘들으려나요?
인도에는 기독교인이 없겠지요?
그래도 기독교인들은 남의 것 내것은 구별하지 않을까요?
인도에서 운전기사들...
정말 골치를 썩히는군요
내가 간병인들 땜에 골치를 앓다못해
요즈음은....
아무도 오지 않는데..
힘은 들어도 마음이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