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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 齊家] 2. 上和下睦 夫唱婦隨 (상화하목 부창부수) (백우)
2. 上和下睦 夫唱婦隨 (상화하목 부창부수)
【本文】
上和下睦 夫唱婦隨 상화하목 부창부수
윗사람이 온화하면 아랫사람 화목하고
지아비가 창도(唱導)하면 지어미가 따르도다.
【훈음(訓音)】
上 윗 상 和 화할 화 下 아래 하 睦 화목할 목
夫 지아비 부 唱 부를 창 婦 지어미 부 隨 따를 수
【해설(解說)】
이번 장에서는 가정의 화목과 부부의 도리에 대해서 노래한 구절입니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순조롭고 부부가 합치되어야 가정 또한 원만함을 이르고 있습니다.
上和下睦(상화하목) 윗사람이 온화하면 아랫사람 화목하고
우선 글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글자는 아주 쉬운 글자로 이루어져 있어 어려운 글자가 없습니다.
상(上)은 지사자(指事字)로 가로 획인 '一'은 일정한 위치를 나타내고, 세로 획인 '丨'은 그 위치보다 높은 장소임을 나타냅니다.
상(上)은 상고야(上高也)라 했으니, '높다'는 뜻입니다. 높은 것은 '위'라는 뜻이니 '하늘' '임금'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고, '오르다'의 뜻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윗사람'이란 뜻입니다.
화(和)는 구(口)와 화(禾)의 형성자(形聲字)로 본뜻은 '상응하다'의 뜻입니다. 이것이 '화하다', '온화하다' '화목하다'의 뜻으로 되었습니다.
하(下)는 지사자(指事字)로 가로 획인 '一'은 일정한 위치를 나타내고, 세로 획인 '丨'은 그 위치보다 낮은 장소임을 나타냅니다.
하(下)는 낮다는 뜻이므로 '아래' '천하다' '낮추다' '아랫사람' '내리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아랫사람을 뜻하고 있습니다.
목(睦)은 목(目)과 륙(坴)의 형성자(形聲字)로 눈(目)이 집들을 짓고 사는 언덕(坴)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정다워 한다는 뜻에서 '화목하다'의미를 나타냅니다.
목(睦)은 목순야(目順也)라 했으니 '눈매가 온순하다'는 뜻입니다. 또한 경화(敬和 공손하다)의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睦)은 '화목하다' '공손하다' '도탑다' 등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穆)과 통용되고 있습니다. 상화하목(上和下睦)은 윗사람이 온화하면 아랫사람이 화목하다는 말입니다.
在上者愛而有敎曰和(재상자애이유교왈화)요
在下者恭而盡禮曰睦(재하자공이진례왈목)이니
父慈子孝兄愛弟敬之類是也(부자자효형애제경지류시야)라 했습니다.
"위에 있는 자가 사랑하여 가르쳐 줌을 화(和)라 하고,
아래에 있는 자가 공손하여 예(禮)를 다함을 목(睦)이라 하니, 아버지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하며, 형은 우애롭고 아우는 공경하는 따위가 이것이다" 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위에 있는 사람이 사랑을 베풀면, 아래에 있는 사람은 공손히 예를 다하면 화목해지는 것이지요. 만약 부부가 화하지 않고 다투면 자식들은 불안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화목한 가정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부가 온화해야 합니다. 화목(和睦이란 뜻이 맞고 정다움을 말합니다. 뜻이 맞지 않으면 화합을 이룰 수 없습니다.
아버지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하고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충성하고 형은 우애롭고 아우는 공경하고 남편은 미덥고 아내는 반듯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상하가 화목할 것입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하지 않습니까? 가정이 화목해야 만사가 이루어집니다. 가정 뿐이겠습니까? 사회, 직장, 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윗사람이 잘하면 아랫사람도 공경하고 따르게 마련입니다. 공경하고 따를 때 화합이 잘 되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입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 지아비가 창도(唱導)하면 지어미가 따르도다
부창부수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을 것입니다. 부부가 꿍짝이 잘 맞는다 할 때 이 말을 잘 쓰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남편이 노래하면 아내가 박수친다는 의미지요. 우선 글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부(夫)는 일(一)과 대(大)의 회의자(會意字)로, '일'은 관(冠)이 벗어지지 않도록 갓끈에 매어 머리에 꽂던 비녀를 뜻하고, '대(大)'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날에는 남자 나이 스물에 관례(冠禮)를 지냈는데, 사람이 관례를 올리고 머리에 관을 썼음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남자 중에서도 어른이 된 남자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지아비'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남편'이라 하지요. 부(夫)는 종종 발어적 부사로 '대저' '무릇' '아는 바와 같이' 등으로도 쓰이고 대명사로 사물을 지칭할 때에는 '그것'이나 '저것'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사람을 가리킬 때는 3인칭 대명사로 쓰이기도 합니다.
창(唱)은 구(口)와 창(昌)의 형성자(形聲字)로, 입(口)을 창성하게(唱)하여 '부르다(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 뜻은 '선도(先導)하여 노래하다'입니다. 창(唱)은 노래를 말합니다. 특히 판소리나 민요을 '창(唱)'이라 부르지만, 혼자 부르면 독창(獨唱)이라 하고 여럿이 함께 부르면 합창(合唱)이라 부르고 모두 함께 부르면 제창(齊唱)이라 합니다. 이밖에도 창은 '선도(先導)하다'의 의미로도 쓰입니다.
부(婦)는 여(女)와 추(帚)의 형성자(形聲字)로 '여자(女)가 비(帚)를 가지고 청소하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여자가 남편에게 복종하다'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신전(神殿)의 청결을 지키는 여제사장'을 뜻하는 글자였는데, 후대에 와서는 '집안의 청결을 지키는 시집온 여자'를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내' '며느리'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수(隨)는 착(辵)과 수(隋)의 형성자(形聲字)로, 수종야(隨從也)라 했으니 '좇는다' '따른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는 지아비가 창도(唱導)하면 지어미가 따른다는 뜻입니다. 이는 남편이 주장하면 아내가 남편의 뜻을 따름을 뜻합니다. 부창부수를 어떻게 보면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짙다고 할 수 있는데 요즘에도 흔히 쓰이는 말입니다. 부부가 죽이 잘 맞는다 할 때 "역시 부창수수야." 하고 말하지요. 쉽게 이야기 하면 '남편이 노래하면 아내는 박수친다'는 의미지요. 이렇게 부부가 의기투합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남편이 주장하면 아내가 고이 따르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을 것입니다.
옛날에는 부창부수라고 해서 남편이 주장하면 두 말하지 않고 따르는 것이 부덕(婦德)이라 했을 터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무조건성은 없겠지요? 그러나 왕왕 있기도 합니다. ^^ 당치도 않는데 무조건 따르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힘의 남용이겠지요. 그것은 남존여비의 잔재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뜻이 맞아 의기투합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이는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위해서도 좋지요. 부부가 화락하면 자식들도 화목하게 마련입니다.
부부간에 의가 좋은 것을 금슬상화(琴瑟相和)라 합니다. 금(琴)은 거문고를 말하고 슬(瑟)은 비파를 말합니다. 이 두 악기가 내는 소리는 화음(和音)이 잘 어울어져 조화롭습니다. 그래서 부부간에 의가 좋은 것을 금슬(琴瑟)이 어울리는 것과 같다하여 금슬상화(琴瑟相和)라 합니다. 부부간의 금슬이 좋으면 가정이 화목하게 됩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는 남편이 올바른 길을 갈 때 따른다는 뜻이지 잘못된 길을 따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가정사에 무슨 현안이나 일이 생겼을 때 지금은 부부가 논의해서 행하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로 논의 해서 하는 일은 설사 잘못 되어도 원망이 없습니다. 원망은 일방적일 때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옛날 후한(後漢) 장제(章帝 75~88) 때의 은자(隱者) 양홍(梁鴻)이란 사람은 도덕심이 있었고 은자(隱者)로서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는 일찍이 맹씨(孟氏)의 여인을 맞았은데 그 이름이 광(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홍이 한 해가 지나도록 아내에게 말을 하지 않으므로 맹광(孟光)이 말했습니다.
"첩에게 무슨 옳지 않은 일이 있어 말을 나누려 않으십니까?"
그러자 양홍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지금 몸에 비단옷을 입고 붉은 연지와 분을 발랐으니
그게 어찌 내가 좋아하는 바이겠오."
하였습니다. 그러자 아내 광(光)이 말했습니다.
"첩이 군자(君子)의 마음을 시험삼았을 따름입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비단옷을 벗고 화장을 씻고 나서 가시나무비녀를 꽂고 베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니 양홍이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이야말로 나의 아내로다."
이와 같은 것이 부창부수(夫唱婦隨)인 것입니다.
끝으로 부부의 도리에 대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부처님께서 《선생경(善生經)》에서 남편의 도리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되 다섯 가지에 힘써야 하느니라.
첫째는 출입할 때에 예절로써 대하라.
둘째는 위엄을 지켜 딴 여자를 사랑하지 말라.
셋재는 의식주의 걱정이 없게 하라.
넷째는 때를 맞추어 장신구를 사 주어라.
다섯째는 집안 살림을 믿고 맡겨라."
또한 《육방예경(六方禮經)》에서 아내의 도리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섬김에 있어서 다섯 가지 일을 행해야 한다.
첫째는 남편이 밖으로부터 돌아오거든 일어나서 맞이함이요,
둘째는 남편이 외출해 집에 없거든 밥을 짓고 집을 치워서 기다림이요,
셋째는 남의 남편에게 음탕한 마음을 지니지 않음이요,
넷째는 남편의 가르침대로 행하여 집에 있는 가재도구를 숨기지 않음이요, 다섯째는 남편이 잠들고 나서 눕는 일이다."
이상과 같이 부부가 서로 사랑하면 가정은 화목하고 자녀들은 이를 본받아 길이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부부의 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가정의 평화는 부부의 도에서 나옵니다. 부부가 서로 아끼고 사랑할 때 가정의 화목은 절로 오는 것이요, 부부가 서로 티격태격 자기 주장을 앞세우면 불화의 원인이 됩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잘 새겨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시기를 합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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