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고의 하품 / 김선우 시창고
아나고의 하품 / 김선우
언젠가 횟집에서 아나고 한 마리 회 뜨는 걸 보았을 땐
머리 쳐내고 껍질 벗겨내면 그제사 퍼득퍼득, 몸통 전체로 희
디흰 슬픔의 가시 같은 게 되어 자꾸 머리를 찔러대는 걸 보았
을 땐
머리는 점잖게 거의는 고독하게 한번 크게 입 벌려 생애 마지
막 하품을 하고는 영영 입 다물어버리는 것이었는데
한 생명이 몹시도 고적해졌구나, 나는 조금 슬펐더랬다
소록도를 지척에 둔 녹동 앞바다, 경매로 낙찰된 한 바구니의
아나고가 껍질 벗겨져 마흔 개의 머리 차례차례 입 따악 벌려 생
애 마지막 호흡 천천히 행하는 걸 보았을 땐
웬일인지 슬픔이니 고독이니 끼여들 자리도 이미 없고
이상스레 차분한 적멸, 같은 것이 내 마음에 공空으로만 번지는
것이었다
원래 그들이 그러하였듯 돌아가야 할 무슨 연유라도 뜬금없이
생겼나보구나 이렇게만 생각이 들고
아낙의 무심한 칼질과 아나고의 길고 조용한 하품을 그저 지켜
보는 것이었는데
비릿하고 들척지근한 냄새가 좀 흘렀지만 모든 과정은 이를 데
없이 평화로웠다
눈을 들면 지척에 흰 사슴과 문둥이의 섬이 보이고 내 머리에
선 감청빛 뿔이 조금씩 돋아나 꼭 그만큼 손마디가 문드러지는
것이었다
-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피어라 석유!' 에서 -
[출처] 아나고의 하품 / 김선우|작성자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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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의 시 "아나고의 하품"은 삶과 죽음, 고독과 평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아나고(장어)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인간 존재의 고독과 슬픔,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평화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 시인은 횟집에서 아나고가 회로 떠지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아나고의 머리가 쳐내지고 껍질이 벗겨진 후에도 몸통이 퍼득퍼득 움직이는 모습은 생명의 마지막 몸부림을 상징합니다. 아나고의 머리는 마지막 하품을 하고 영영 입을 다물어버리며, 이는 생명의 끝을 의미합니다.
고독과 슬픔: 시인은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보며 고독과 슬픔을 느낍니다. "한 생명이 몹시도 고적해졌구나"라는 구절에서 시인의 감정이 드러납니다. 또한, 소록도를 지척에 둔 녹동 앞바다에서 경매로 낙찰된 아나고들이 차례차례 마지막 호흡을 하는 모습을 보며, 슬픔과 고독이 아닌 차분한 적멸(寂滅)을 느낍니다.
평화와 적멸: 시인은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보며 이상스레 차분한 적멸을 느낍니다. 이는 고통과 슬픔을 넘어선 평화로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아나고의 길고 조용한 하품과 아낙의 무심한 칼질을 통해 모든 과정이 평화롭게 이루어짐을 묘사합니다.
자연과의 연결: 시인은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보며 자연과의 연결을 느낍니다. "눈을 들면 지척에 흰 사슴과 문둥이의 섬이 보이고"라는 구절에서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암시합니다. 또한, 시인의 머리에 감청빛 뿔이 돋아나는 모습은 자연과의 일체감을 나타냅니다.
결론
이 시는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삶과 죽음, 고독과 평화, 그리고 자연과의 연결을 깊이 성찰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아나고의 마지막 하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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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법은
김선우의 시 "아나고의 하품"에서 사용된 수사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유법: 시인은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삶과 죽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머리 쳐내고 껍질 벗겨내면 그제사 퍼득퍼득"이라는 구절에서 아나고의 모습을 통해 생명의 마지막 몸부림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의인법: 아나고를 의인화하여 감정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머리는 점잖게 거의는 고독하게 한번 크게 입 벌려 생애 마지막 하품을 하고는"이라는 구절에서 아나고가 마치 인간처럼 고독과 슬픔을 느끼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반복법: 특정 구절이나 단어를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 벌려 생애 마지막 하품을 하고는"이라는 구절에서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반복적으로 묘사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상징법: 아나고의 하품을 통해 삶과 죽음, 고독과 평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생애 마지막 하품"이라는 구절에서 아나고의 하품이 생명의 끝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사법을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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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와 진술은
김선우의 시 "아나고의 하품"에서 묘사와 진술은 시의 감정과 주제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묘사
묘사는 시에서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시의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머리 쳐내고 껍질 벗겨내면 그제사 퍼득퍼득"이라는 구절은
아나고의 마지막 몸부림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독자가 그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비릿하고 들척지근한 냄새가 좀 흘렀지만 모든 과정은 이를 데 없이 평화로웠다"라는 구절은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느껴지는 평화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진술
진술은 시에서 시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한 생명이 몹시도 고적해졌구나, 나는 조금 슬펐더랬다"라는 구절은
아나고의 마지막 순간을 보며 느낀 시인의 슬픔과 고독을 직접적으로 진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웬일인지 슬픔이니 고독이니 끼여들 자리도 이미 없고"라는 구절은
시인이 느끼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묘사와 진술을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