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기업 포모사 그룹 왕 융칭 회장 1931년 대만. 한 소년이 길을 나섰다.
소년은 밀가루 부대를 잘라 만든 바지와 걸레를 기운 듯한 윗도리를 걸치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열다섯 살의 이 소년은 작은 동네 쌀집에서 일을 하기 위해 부모를 떠나 타지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슬프기는커녕 오히려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었다. 집을 떠나는 아쉬움보다 이제 굶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이 컸기 때문이다. 이 소년은 훗날 30개 계열사에 10만 명의 임직원을 두고 2011년 기준 연 매출 747억 달러를 기록하는 대만의 화학기업 '포모사 그룹'을 창업한다. 그의 이름은 바로 대만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왕융칭이다. 왕융칭 회장은 1917년 타이베이 현 신디엔의 즈탄이란 작은 마을에서 찻잎을 재배하는 아주 가난한 농가의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병으로 몸져눕는 바람에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매일 새벽에 일어나 찻잎을 따서 팔았지만 벌이는 시원치 않았다. 그나마 찻잎을 수확할 수 기간도 봄에서 여름까지만 이었다. 식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가을이 되면 나무를 베어 목탄을 만들어 팔아야 했을 정도로 집안 살림은 어려웠다. 이토록 가난했던 소년 가장이 어떻게 9조 원의 재산을 가진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
1931년 15세의 나이에 고향을 떠나 쌀가게에 취직한 소년은 쌀을 들이는 법, 쌀값 계산법, 좋은 쌀을 고르는 법 등을 성실하게 배운다. 그리고 1년 후에는 작은 쌀가게를 열게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기존에 가던 쌀가게만 찾을 뿐, 굳이 거래처를 바꾸려 하지 않았다. 쌀가게는 차별화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윤이 매우 적어서 가격을 낮춰 고객을 빼앗기도 힘들었다. 고민에 빠져 있던 그는 한 가지 작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당시 대만의 쌀가게들은 쌀에 섞여 있는 돌을 골라내지 않은 채 그대로 판매했다. 남들은 사소하게 여겼던 이 점에 소년은 주목했다. "돌 없는 쌀 판매"라고 크게 써 붙여놓고 돌을 깨끗하게 골라낸 쌀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손님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자 그는 다시 한번 작은 변화를 시도한다. 고객이 집으로 쌀을 들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당시로서는 처음으로 '배달제'를 실시한 것이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객 가정의 식구 수와 식사량 등을 파악해 쌀이 떨어지기 2~3일 전에 알아서 쌀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저 작은 변화를 줬을 뿐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충실하게 접근한 이 혁신적인 판매 방식으로 그는 성공의 밑거름을 다질 수 있었다. 사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왕 회장의 성공 비결은 나무나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이라 적용에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은 언제나 유효한 법.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아주 디테일한 서비스 하나가 기업의 운명을 바꾸는 사례는 지금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인터넷으로 양말을 파는 스위스의 블랙삭스닷컴은 1999년에 창업하여 아직 15년도 안 된 기업이지만 현재 75개국에 진출해 있을 정도로 성업 중이다. 이 기업의 성공 비결은 매우 단순하다.
양말을 신문이나 우유처럼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것이다. 1930년대에 왕 회장이 고객의 식구 수와 식사량 등을 파악해, 때가 되면 배달해 주었듯이 블랙삭스닷컴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양말을 배달하고 있다. 1930년대 쌀에서 돌을 걸러내고, 무거운 쌀을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한 것이나 21세기 고객의 집으로 양말을 배달하는 것 모두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였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기본으로 돌아가서 변화를 추구할 때 성공이 시작된다는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임을 증명한 셈이다.
오늘의 명언 "자연에서 살아남은 것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고 가장 영리한 종도 아니다. 단지 변화에 가장 잘 반응한 종이다. 변화는 즉 생존이다."
~ 다윈, 종의 기원 중에서 ~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
~ 레프 톨스토이 ~ "만약 당신이 늘 하던 대로 살아간다면, 당신은 기존에 얻었던 것만 얻을 것이다."
~ 헨리 포드 ~ = 톡으로 받은 글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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