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울창하고 사람의 귀같이 생겼다고 해서 송이도(松耳島)!
행정구역 상 영광군 낙월면에 속해 있지만
낙월도에 갈 때에는 향화도 선착장을 이용하고, 송이도는 계마항 선착장에서 안마도 가는 배편을 이용한다.
송이도 가는 시간은 1시간 30분 걸린다.
계마항에서 안마도가는 여객선의 시간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한물 두물 세물 ... 무시 등 밀물과 썰물시간에 맞춰 시간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집사람이 근무하는 보건진료소을 찾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송이도로 찾아 간다.
안마도 가는 여객선의 뱃고동을 대신해서 확성기로 노래소리에 맞춰 계마항을 떠난다.
통통거리는 배 뒤을 많은 갈매기들이 따른다. 전송하려는 듯이...
푸른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은 언제나 말없이 돌아누웠다.
쥐섬을 지나 일산도 이산도 삼산도 사산도 등 일곱 개 섬으로 이루어진 칠산도를 지나
대노인도 소노인도 진면 확성기에서 노래소리가 들린다.
송이도에서 내릴 채비를 해야 한다.
섬에 있는 주민들은 너도나도 모두 나온다. 자기가 부탁했던 물건들을 챙기는 사람, 관광하러 오는 사람,
그저 누구가 오고 누가 나간지 할 일 없이 나온 사람들이다.
마중나온 사람들 중에 제일 반기는 사람은 웃으면서 반겨주는 진료소장이다.
선착장에 내리면 제일 먼저 눈에 띤 것이 있다. 송이도 앞바다를 내려다 보는 동상이다.
이 동상은 이곳에서 태어나 국회의원과 광주대학교, 인성학원을 세우신 고 김ㅇㅇ씨의 동상이다.
떠도는 말에 자살하였다고 하고 살아 있을 때에는 동상을 안 세운다는 말 등이 있다.
어가 호수는 50여호, 인구는 80여명이 살고 있다. 80년도에 섬에서 떨어서 살지 말고 한 군데로 모아
살도록 권고한 정부시책에 호응하여 여객선이 닿는 송이리에 모여 산다고 한다.
이곳은 송이보건진료소를 비롯하여 마을 노인정, 어촌계회관, 교회, 한전송이발전소, 여객선 대합실 등
갖출 것을 다 갖춘 섬이었다.
언덕위에 지어진 진료소는 새 건물로 송이도에서 제법 건물로 겉보기에는 보기가 좋다.
그러나 마당에는 코스모스와 쑥 등많이 자라고 주민들이 진료소까지 오는 길은 오솔길 같은 곳을
헤치고 와야 하는 관리가 엉망인 것 같다.
진료소장들은 섬 근무를 꺼리는 곳이어서 1년만 있다가 가야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진료소에서 내려다보이는 송이도 앞 바다와 해변가로 팽나무 등이 어우러져 경치는 괜찮았다.
송이어촌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펜션, 새로 건축된 현대식 송이페션이 있고 그 앞으로 해변길에
1km쯤 되는 데크 산책길이 있고,
해변을 따라 약 2km쯤 되는 포장된 해변길이 있어 산책과 낚시질 하기에도 좋다.
내가 있을 때에 공사 진행 중이었지만 송이도 일주도로 공사를 하였는데 그 당시 60%정도
진행되었다.
제일 먼저 지어야 할 것은 닭장이었다. 어미닭과 병아리 11마리를 사 가지고 왔었다.
닭장은 바다로 가면 바람과 파도에 밀려와 말뚝과 판자 등이 많이 떠내려 왔다. 바닷가로 나가면 쉽게
주울 수 있다.
닭장을 지어 놓으니 병아리들이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나도 병아리만큼 좋아했다.
날마다 잡초들과 쑥 등을 뽑고 공터에 텃밭을 만들어 놓으니 진료소가 제법 진료소다웠다.
집사람이 참외를 심어 놓아 참외 파티를 하고, 가지들 심어 놓으니 반찻거리 걱정이 없다.
며칠 뒤
태풍진로가 송이도를 지나가는 태풍이 온다고 한다. 섬에 살려면 기상예보에 관심이 가져야 한다.
섬사람들은 바다와 관련된 일기를 잘 알고 있다.
나는 대비를 잘 한다고 하였지만 막상 태풍이 오니 어쩔 줄 몰랐다. 이제껏 태풍이 왔다고 하지만
별로 대수롭기 않게 하였고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방안에서 나울 수는 없었고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
태풍은 맞바람을 타고 진료소 정문으로 불어왔다. 정문은 두꺼운 유리창으로 만들었지만 덜겅덜겅 집이 떠나 갈 듯이
흔들리고 있어 임시로 방안에 있는 장의자와 무게 있는 의자 등으로 정문을 막아 놓고 양손으로 잡고 있었다.
집사람은 방안 유리창으로 새어 들어오는 빗물을 막을려고 안방과 거실, 진료실과 창고 등 왔다갔다하면서 허둥지둥했다.
태풍은 폭풍우로 바닷물과 같이 섬 전체를 뒤덮어 산 위로 각종 나무들이 화재 입을 것처럼 빨갛게 변한다.
큰 피해없이 태풍은 갔지만 어미닭과 병아리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가서 보니 안전하게 삐약삐약 거렸다.
고맙구나 제 새끼인 병아리를 잘 품어 준 어미닭아!
고맙다.
나는 생각을 했다. '집사람만 혼자 놔두고 내가 가면 안 되겠구나.'
당신이 나갈 때까지 이곳에 있겠다고 하니 집사람도 기뻐 했고, 나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곳 동네 아낙들을 굴을 따고, 나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선착장에서 낚시도 하며,
썰물 때는 바닷가로 나아가 반지락도 캐고, 명주고동 딱지고동 방석고동 소라를 잡고,
바다돌을 들춰내면 돌게 등이 있다. 동네 분들은 삽으로 낙지를 잡곤 한다.
송이도에서 각이도까지 썰물때면 넓은 모래밭이 나타난다. 그곳에는 바다물이 빠지면 대맛조개가 많이 산다.
이곳 주민들은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대맛조개를 잡는다. 짭자란 소득이 있다.
경운기로 사람들을 실고 가 적당한 장소에서 내려 주고 나도 동행한다.
대맛조개를 잡으러 가기 전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철사를 화살 모양으로 만든 '맛쇠'를 가지고 간다. 넓은 모래밭을 뒤로 걸어 가면서 진동을 느낀 대맛조개들이 물을
뿜는다. 그곳에 맛쇠를 넣어 잡는다. 맛조개는 구멍이 두군데 이상 구멍을 파놔 어느 곳에 있는지 잘 모른다.
토끼들이 세 군데 굴을 파놔 비상시에 이용한다는 것과 같다.
나는 바닷물이 빠져 간 사이에 약 50개 정도 잡았는데 많이 잡았다고 한다.
주민들은 약 600개 정도 잡는다고 한다.
지금도 그때 잡았던 대맛조개가 있다.
만인의 타향살이 보다 조상 대대로 이곳에 살아 왔다으면 하는 엉뚱 바램이 있기도 하고,
그리고 우리 하하회원들의 도우미가 되고 싶다.
첫댓글 와~ 빡죽님, 지금 송이도에 계세요? 우리 놀러가면 안 되나요? 대맛 조개도 잡고 낙지도 잡고... 생각만 해도 ㅋㅎ
배시간과 노정을 자세히 알려주세요. 언제 불쑥 나타날지 모르니까요.
빽죽님 글을 읽으면서 섬생활이 그려지는듯 합니다. 자연의 힘앞에 듀렵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재미있는 생활일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푸른바다와 저 멀리 보이는 섬들을 보면 낭만이 그려지겠지요? 섬 근무를 하러 오면 모든것을 잊어버리고 낚시나 바닷가로 갯것하러 갑니다. 그래요, 낭만이 있지요. 그렇지만 조수차로 배시간이 일정치 않고 개인당 배삯이 2013년도엔 왕복 16,400원이고, 민박은 없읍니다, 다만 펜션이 있어 하루밤 지낼려면 그 경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조용한 곳이고, 명상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나 조용하고 명상을 좋아하여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여름에나 시간내어 우리 하하님들 이벤트 한번 하면 어떨까요.
하기야 많이 모이면 번거롭겠지요.
섬에 근무하는 것도 참 낭만적입니다.
한번 해보죠. 야외에서 텐트치고 휴식을 하면 좋겠습니다.